'상장 GO!' 쏘카, 결국 공모가 낮췄다…몸값 1.1조→9163억 '뚝'

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2022.08.0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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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카, 공모가 2만8000원 확정…희망가 하단보다 17% 낮아

박재욱 쏘카 대표/사진=쏘카박재욱 쏘카 대표/사진=쏘카


모빌리티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쏘카 비상장 (44,000원 0.00%)가 장고 끝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한다. 기관 수요예측이 부진하자 공모가를 기존 희망가격보다 낮은 2만8000원으로 확정했다. 공모물량도 약 20% 줄인다. 공모 후 발행주식수에서 CB(전환사채)를 제외한 상장예정주식수 기준 쏘카 시가총액은 1조1436억원에서 9163억원으로 주저앉는다. 당장의 시총보단 미래 기업가치 확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9일 쏘카는 공모가를 2만8000원으로 확정하고 오는 10·11일 일반 청약에 나선다. 기관 수요예측 부진으로 공모가를 당초 희망가(3만4000~4만5000원) 최하단보다 17% 낮은 수준으로 재조정했다. 공모물량도 455만주에서 364만주로 20% 줄였다. 전량 신주발행으로 총 1019억2000만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상장 예정일은 오는 22일이다.



쏘카는 지난 4·5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00대 1 이하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요예측 흥행 시 경쟁률이 통상 1000대 1을 넘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상당수 기관이 3만원 이하의 가격을 써내면서 공모가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IMM프라이빗에쿼티(지분율 8.33%) 등 재무적투자자(FI)도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1년 제주에서 차량 100대로 시작한 쏘카는 지난 2020년 SG프라이빗에쿼티·송현인베스트먼트로부터 총 600억원을 투자받으며 1조원 이상의 몸값을 인정받았다. 올 초 롯데렌탈 투자 유치 당시에도 1조3000억원을 인정받았으나, 최근 공모주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기업가치가 뒷걸음질 치게 됐다.



쏘카는 투심이 회복되길 기다리기보단 자금조달을 택했다. 급변하는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려면 선제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절박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흑자전환이 임박한 만큼 상장 후 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반영됐다. 박재욱 대표는 이날 이사회 전 사내에 "미래성장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더 좋은 평가를 받게 하겠다"고 공지했다.

올해를 슈퍼앱 도약 원년으로 삼은 쏘카는 공모자금의 60%를 M&A(인수·합병)에 투자한다. △전기자전거 공유 플랫폼 '일레클' △온라인 주차 플랫폼 '모두의주차장'처럼 쏘카와 시너지를 낼 기업을 적극 발굴·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또 차량관제시스템(FMS)을 SaaS(서비스형소프트웨어)로 전환해 B2B로 제공하는 신사업과 신기술 투자에 각각 20%를 투입한다.

박 대표는 "투자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반영하여 최대한 투자자 친화적으로 공모구조를 결정했다"며 "쏘카 상장에 많은 관심을 가져준 기관 투자자분들께 감사드리며 10일부터 시작되는 공모주 청약에서도 일반투자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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