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한국투자증권 서울 여의도 본사 5층에서 빗물이 누수되고 있다/사진출처=온라인 커뮤니티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8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시간당 100mm에 달하는 폭우에 6층 정원으로부터 대규모 누수가 발생하며 5층 사무실이 물바다가 됐다. 천장에서 쏟아진 빗물에 5층에 위치한 대체투자 1,2,3부 등이 물에 잠겼다.
한국투자증권 건물 전체 전력을 관리하는 중앙감시실 등이 위치한 지하층에서도 외벽 누수가 발생했다. 한투 본사 사옥은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기 전에도 비가 오는 날이면 지하 외벽 누수가 발생하곤 했다.
업계에 따르면 전산기계실 전원에 합선(쇼트)가 발생하면서 서버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원이 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예비전력이 즉시 가동되지만 이날은 예비전력 발전기마저 합선되며 비상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 전력과 예비전력이 모두 마비된 경우 최후의 보루인 UPS(Uninterrupted Power Supply, 무정전 전원 공급)가 작동한다. 그러나 UPS는 최후의 비상전력으로 구동시간이 길어야 몇 시간에 불과해 빠른 복구를 진행해야 한다.
9일 새벽 한국투자증권 총무실 직원들이 중앙감시실로 거대한 케이블을 연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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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폭우로 서버에 누전이 발생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고 전력 문제는 폭우와 무관하다. 합선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스템 긴급점검 관련 발생한 재산상의 피해는 관련 규정에 의거, 신속히 처리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폭우로 인해 사옥이 침수된 한국투자증권 직원들은 9일 새벽까지 회사에 남아 복구작업에 투입됐다. 총무팀 직원들은 지하 1층에 위치한 중앙감시실에 대규모 케이블을 동원하며 전력 공급 복구에 총력을 다했다. 아울러 밤새 침수된 사무실 물바다를 해결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했다.
9일 새벽 한국투자증권 지하 3층 주차장 깨진 외벽에 기계장치가 드러나있다. 누수된 빗물을 닦기 위한 걸레가 널려있다. 전일 한국투자증권은 본사 시스템 전원장치 합선으로 MTS, HTS 홈페이지 등이 마비됐다./사진=오정은 기자
다급해진 한투증권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긴급 공지'를 올렸다. 한투 측은 유튜브를 통해 "전원공급 문제로 시스템 접속이 불가한 상태"라며 "8일 미국 정규시장 주문 수탁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음을 안내드린다"고 했다.
전일 오후 4시부터 먹통이 됐던 한국투자증권 홈페이지와 MTS 등은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접속이 가능해진 상태다.
한편 한국투자증권 본사 건물은 원래 호텔 용도로 지어진 건물로 1993년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인 한국투자신탁이 입주하면서 본사 사옥이 됐다. 1993년 사용승인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