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꾸미]"우리 한화가 달라졌어요~" 주가 '불꽃상승' 비밀은?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방진주 PD 2022.08.09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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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화가 달라졌어요."

최근 시장에서 나오는 한화 (26,100원 ▼150 -0.57%)에 대한 평가다. 1년 영업이익 보다 못한 시가총액으로 만년 저평가 취급을 받던 한화가 달라졌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으로 주요 계열사들의 가치가 올라가고 한화 자체로도 신성장 동력을 갖췄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한화가 보유하고 있는 상장 자회사들의 가치가 올라가고 이에 따라 한화 주가도 오르고 있다"며 "후속 이벤트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주가가 더 오를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 /그래픽=신선용 디자인기자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 /그래픽=신선용 디자인기자


Q. 최근 한화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발표된 이후 한화그룹주 주가가 전반적으로 많이 올랐는데요.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어떤 내용인가요?
▶김동양 연구원 : 한화는 한국화약그룹이 모태로 화약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죠. 건설, 방산, 화학 등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다가 2002년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을 인수하면서 금융업까지 갖추게 됐습니다. 부가적으로 갤러리아 백화점, 호텔, 리조트 등 사업도 영위하고 있고요.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큰 틀에서 보면 한화그룹의 방위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34,000원 ▲8,000 +3.54%)로 일원화하겠다는 겁니다.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는 기존에 방산, 기계, 소재 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이 방산 사업을 물적분할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넘깁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정밀 기계 사업을 한화에 넘기고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그룹에 흩어져 있던 모든 방산 사업을 다 가져오게 되고요. 한화는 한화건설을 흡수합병하면서 자체 사업을 건설, 기계, 소재로 재편합니다.

한화 기준으로 보자면 안정적으로 돈을 버는 방산을 떼 주지만 흡수합병되는 건설에서는 이익이 많이 날 겁니다. 건설은 지난 2년 동안 코로나 여파로 이라크 주택 사업이 중단되면서 타격이 컸는데, 최근 대규모 개발 수주를 많이 하면서 2분기부터는 실적이 올라오는 상황입니다.


한화는 건설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소재나 기계, 친환경, 고부가 IT 사업쪽으로 투자를 집중한다는 계획입니다. 2030년까지 총 3조원을 투자해 연평균 19%의 성장을 이룬다는 계획이죠.

Q. 이번 지배구조 개편이 주가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요?
▶투자 포인트는 세가지 입니다. 우선 한화가 보유하고 있는 상장 자회사들의 기업 가치가 오르면서 한화의 주가도 오를 수 있다는 건데요.

핵심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입니다. 한화그룹의 모든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몰아주면서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인데요. 올해 재계의 구조조정 트렌드는 효율화, 일원화입니다. 한화도 마찬가지로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일원화하면서 비용 절감이나 규모의 경제 효과, 인력 재배치를 통한 효율성 제고 등을 노릴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한화의 자체사업인데요. 건설 부문에서 나오는 잉여현금을 친환경, IT 소재 등 신성장 사업에 투자하면서 실적 모멘텀(주가 상승 재료)을 기대할 수 있고요. 한화그룹 전체적으로는 소재나 화학 부문에서 수소 관련 밸류체인을 선점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분야 투자도 늘려갈 겁니다.

세번째로는 기존에 100% 자회사로 보유하던 한화건설이 상장 이슈가 있었는데요. 이번에 건설을 흡수합병하면서 자회사 상장으로 인한 지분가치 희석 우려를 덜어낼 수 있게 된 거죠.

Q. 일각에서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이 지주사 지정 회피나 승계를 위한 사전작업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요.
▶우선 지주사에 대해 설명하자면요.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보유한 자회사 주식가액 합이 자산총액의 50% 이상이어야 합니다. 이 지주비율이 50%를 넘으면 강제로 지주사로 지정되면서 금산분리 등 여러 규제를 받는데요.

한화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한화는 지주사 역할은 하지만 지주비율이 50%를 넘지 않기 때문에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아닙니다. 그런데 내년부터 변화가 생기는데요. 보험업 회계기준이 IFRS(국제회계기준)9에서 IFRS17로 바뀌면서 보험사의 부채에 대한 평가가 바뀌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한화생명의 자본가치가 더 올라가는데요. 이렇게 되면 한화생명 1대주주인 한화건설의 지주비율이 50%를 넘으면서 한화건설이 금융지주사로 지정될 수 있는 상황이죠.

한화와 한화건설을 합병하면 이런 문제가 해소됩니다. 하지만 지주사 회피는 지배구조 개편의 부수적 효과이지 이게 주 목적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승계 문제는 좀 더 명확한데요. 한화의 지분구조를 보면 김승연 회장이 1대주주(22.65%)고 아들 삼형제가 약 8%를 보유 중입니다. 2대 주주는 9.7%를 보유한 한화에너지인데 여기는 아들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화에너지의 히든 카드는 한화임팩트입니다. 수소 사업을 하는 회사인데 상장을 계획하고 있어요. 만약 한화임팩트가 약 10조원 가치로 상장하고 한화에너지가 보유지분 전부를 구주 매출한다고 하면 약 5조원이 수중에 들어옵니다. 현재 한화 시가총액이 약 2조원이니 지분을 충분히 인수하고도 남죠. 기존 방식으로도 승계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승계를 위해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Q. 한화는 만년 저평가 기업으로 인식돼 있는데요.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저평가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까요?
▶한화는 다른 지주사와 마찬가지로 자회사들의 순자산 가치가 60% 정도 할인을 받습니다. 이번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자회사 가치가 올라간다면 한화의 순자산 가치가 오르는 거니까 간접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고요.

자체 사업도 투자를 통해 성장을 이룬다면 순자산 가치에서 상장 자회사들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할인율이 완화할 수 있습니다. 자체 사업이 잘 되면 과거보다 배당을 늘릴 수도 있고요.

무엇보다 지주사 종목은 지배구조 개편이든 M&A(기업 인수·합병)든 뭔가 이벤트가 있어야 시장의 관심을 받습니다. 한화그룹은 이제 막 재편 작업이 시작된거고 이와 관련한 후속 조치들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시장에서 계속 관심을 받을 수 있죠. ☞한화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관한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에서 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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