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지난 건축자재, 턴어라운드 기대된다면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22.08.08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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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대해부]LX하우시스, 하반기부터 실적개선 가시권

편집자주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보릿고개 지난 건축자재, 턴어라운드 기대된다면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이유는 무척이나 다양하다. 여기서 하나를 꼽는다면 주가가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현상이 빈번하다는 것이다. 저평가 기업을 잘 고르고 치열하게 분석해 주식을 산다고 해도 숙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힘든 인내의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시장에서 해당 기업의 진가를 알아보고, 이에 동감하는 투자자들이 모이고 이슈꺼리가 돼야 비로소 주가가 오른다.



이때부터가 진짜 어렵다.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심정이 복잡해진다. 좋은 종자를 골라 씨를 뿌리고 비료와 물을 줬는데도 싹이 트지 않을 때 타들어가는 농부의 마음과 같을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씨가 썩는 일이 드물고, 기다리면 언젠가 싹이 튼다는 점이다. 될성부른 나무를 골라 호흡을 길게 하면 충분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 특히 최근처럼 시장이 급락하면서 주가가 기업가치를 밑도는 시기에는 성공확률이 올라간다. 이런 측면에서 주목할 회사가 LX하우시스다. 특히 중위험 중수익을 원하는 투자자에게 어울리는 종목이다.

LG에서 분리된 LX그룹의 전축자재 전문기업
보릿고개 지난 건축자재, 턴어라운드 기대된다면
LX하우시스 (39,650원 ▲150 +0.38%)는 2009년 LG화학의 산업재 사업부문이 분할해 설립된 회사다. 당시 사명은 LG하우시스였으며 창호를 비롯한 건축자재와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고기능소재 사업을 펼쳐왔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LG그룹 경영권을 이어받자 지난해 5월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일부 계열사를 거느리고 독립하는 과정에서 LG하우시스도 LX하우시스가 됐다.



2021년 기준 매출액은 3조4720억원이며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은 건축자재 사업부가 73.5%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자동차소재와

산업용필름이 26.5%를 차지하는 구조다. 건축자재는 플라스틱·알루미늄 창호, 기능성 유리, 바닥재, 벽지, 솔리드서피스 등 창호와 인테리어 자재류로 구분된다. 브랜드는 Z:IN(지인), 하이막스, 비아테라 등이 있다.

자동차소재는 주로 내장재가 많다. 고광택시트, 데코시트, 자동차용 원단과 부품 등이 있는데 사업자체는 적자가 수년간 누적된 상황이다. 건축자재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을 자동차소재가 까먹는 형태라 LX그룹에서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때문에 LX하우시스 기업분석에서는 건축자재 사업을 중심으로 보는게 적절하다.


건축자재만 놓고 보면 LX하우시스는 무척 경쟁력있는 기업이다. 창호부문 경쟁사로는 현대리바트와 KCC글라스가 있는데 두 기업의 B2C매출 비중은 각각 25, 26% 가량이다. 반면 LX하우시스는 40%에 달한다. 이는 높은 인지도를 토대로 일반 소비자들에게 확실한 시장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다는 뜻이다. LX하우시스의 강점은 자사 제품 라인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어 대리점 확대에 유리하고, 시공 품질 표준화를 위해 시공 인력 양성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그룹사를 통한 기업 인수로 자재 수급 또한 용이하다는 점이 있다.

전방시장 여건은 썩 좋지 못하다. 활황을 달렸던 국내 부동산 경기가 꺾일 기미를 보이고 있으며 PVC, MMA 등 석유화학 제품을 주 원료로 하는 원자재 인플레이션이 촉발되면서 건축자재 생산단가가 치솟았다. LX하우시스의 2021년 건축자재 사업부의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했으나 이익은 크게 감소했다. 건축자재 사업부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2020년 5.32%에서 지난해 3.05%로 떨어졌고 올해 1분기에는 1.85%로 더 낮아졌다. LX하우시스의 주가가 장기간 약세를 보인 이유다.

주택시장 거래가 감소했다는 점도 악재였다. 보통 소비자들은 집을 새로 사거나 이사할 때 창호를 교체하곤 하는데 올해 주택 매매량이 전년대비 27%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임대차 3법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여건은 좋지 못하지만 시장에서는 LX하우시스 투자적기가 왔다는 평가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최근 국내 부동산 시장 상황 악화와 경기 침체 국면 진입이 맞물리며 인테리어 업황 또한 나빠지고 있지만, 이로 인해 소규모 사업자들이 철수하게 되면 LX하우시스 같은 메이저 업체들에게는 시장점유율 확대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가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주택공급량을 크게 늘리려 한다는 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이은상,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택착공 물량은 2015년 88만호에서 2018년 47만호로 급감한 뒤 반등하기 시작했다. 2020년에는 53만호, 2021년에는 53만호가 착공됐다"며 "창호 매출은 건설사와 수주 계약을 맺고 현장에 납품하는 B2B 비중이 약 60%인데, 창호는 착공으로부터 약 2년 뒤인 공정 후반부에 현장에 투입되며 이와 동시에 매출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창호수요가 발생한다는 얘기다.

이 연구원은 "6월 지방선거가 마무리 이후 정부의 부동산 공급 정책이 본격화됨에 따라 착공물량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부는 공급 물량은 250만호의 공급 물량을 계획 중이며 지난 6월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서 '분양가 제도 운영 합리화 방안'과 '3분기 추진 부동산 정상화 과제' 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분양가 제도와 관련해서는 '단기 자재비 급등분' 의 일부를 분양가에 반영한다는 방침이 정해진 상태고, 정책 변화를 기다리며 분양을 연기해온 현장들도 본격적으로 분양 일정을 소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 둔화되지만 건축자재 들어가는 신규착공 크게 늘어나
보릿고개 지난 건축자재, 턴어라운드 기대된다면
3기 신도시도 2023년부터 착공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3기 신도시 조성 사업은 2018년 9월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 발표로 시작됐는데 2021년 2월과 8월에 추가공급 계획을 발표해 현재 수도권 지역에 총 37만4000호 공급이 계획돼 있다. 3기신도시는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고양 창릉, 부천 대장, 광명 시흥, 의왕군포안산, 화성 진안에 총 31만7000호가 계획돼있고 대규모 택지는 과천, 안산 장상, 인천 구월2, 화성 봉담3에 5만7000호가 진행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정부의 공급 계획이 나와야겠지만 공약대로 250만호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연평균 50만호씩 공급해야하며 2023~2024년 착공하는 3기 신도시 물량은 26만9000호이기 때문에 연간 최소 63만5000호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로 이는 부동산 경기가 좋았던 2016년 착공 물량에 버금가는 숫자라는 평가다. 결국 주택매매는 줄었으나 착공물량이 증가하면서 전체 수요측면에서는 플러스 효과가 나타나고, 원자재 가격급등도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창호 판매가격은 상승한 상태라 마진율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테리어 사업을 성공적으로 확장하기 위해 필요한 첫번째 조건은 대리점 확대다. 인테리어 제휴점은 다양한 기업의 제품을 사용할 수 있지만 대리점은 투입되는 모든 가구와 자재를 한 곳의 기업 제품으로 채워야 한다. 국내 2위 가구 사업자인 현대리바트가 상대적으로 빈약한 건축자재 제품 라인을 보완하기 위해 창호, 바닥재, 벽지를 생산하는 한화L&C(현 현대L&C)를 활용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였다.

LX하우시스는 한샘, 현대리바트와 같은 가구 업체와 달리 창호, 바닥재를 생산하는 건축자재 사업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대리점 확대에 용이하다는 평가다. 친환경, 에너지 효율 등 기능적인 측면에서 제품력을 갖추고 있으며 다양한 디자인을 확보하고 있어 확장성이 충분하다. LX하우시스의 PVC 창호 시장 내 점유율은 46%에 달하고 바닥재와 시트시장 점유율도 50%다. 표면소재 시장에서도 47%를 점하고 있다.

예상된 상반기 실적부진, 하반기부터는 개선된다

LX하우시스는 대리점과 플래그십 전시장인 'LX지인스퀘어'를 추가로 늘리며 B2C영업망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대리점(제휴점 포함)은 지난해 430곳에서 올해 30곳이 추가로 늘어나고 LX지인스퀘어도 20곳에서 올해 15~18곳이 더해질 예정이다. 영업거점과 함께 시공능력도 커지는 중이다. LX하우시스는 인테리어 시공전문가를 확보하기 위해 정관을 변경했다.

사업목적에 교육서비스업, 학원운영업을 추가했다. LX Z:IN 인테리어 아카데미 개설을 통해 신규인력을 양성하고 기존인력의 수준을 올리는 중이다. 연간 3000명의 시공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홈리모델링 시장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시공능력과 영업거점, 패키지 제품확보는 중요한 경쟁력이라는 평가다.

'오늘의집' 같은 인테리어 플랫폼이 활성화됨에 따라 소비자들은 가구, 인테리어 소품같은 제품 뿐 아니라 인테리어 시공 서비스를 업체별로 비교해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도배, 마루 변경 3D 시뮬레이션 등 고도화된 서비스도 제공받는다. 대리점 확대와 시공 인력 양성에 집중하며 리모델링 사업을 중장기 전략 방향으로 제시한 LX하우시스에게 긍정적인 포인트다.

NH투자증권은 올해 LX하우시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3조7000억원, 456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출은 전년대비 5%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은 32% 줄어드는 수치인데 예상된 실적부진 보다는 올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건축자재 외형 및 수익성 회복을 생각한다면 현재가 투자적기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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