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런 두 개 포함 장·단 13안타를 몰아친 LG는 키움에 12-3 대승을 거뒀다. 58승 1무 38패가 된 LG는 하루 만에 키움(59승 2무 39패)을 3위로 밀어내고 2위로 올라섰다. 이날 LG 하위타선은 타 팀이 보기에 반칙으로 느낄 만했다. 최근 5경기 4홈런을 치고 있는 이재원이 6번, 메이저리그 출신의 가르시아가 7번, KBO리그 통산 100번째 100홈런 타자인 유강남이 9번이었다.

송중초(동대문구리틀)-덕수중-신일고를 졸업한 문보경은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25순위로 LG에 입단했다. 주 포지션은 3루수. 프로 2년 차 시즌인 올해, 5월까지 타율 0.242, OPS 0.625로 부진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 때문에 6월 5일 가르시아의 영입이 확정됐을 당시 문보경은 백업으로 밀리는 것이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운이 따랐다. KBO 데뷔를 준비하던 가르시아는 훈련 도중 옆구리 부상을 입었고 한 달 넘게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문보경은 그사이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6월 한 달간 타율 0.446, OPS 1.123을 기록했고 7월 들어 기세가 한풀 꺾였음에도 OPS 0.792로 여전히 준수했다. 자연스레 가르시아는 3루가 아닌 2루로 포지션을 전환했다. 이에 대해 문보경은 "내가 가르시아를 2루로 밀어낸 건 아닌 것 같다. 가르시아가 온다고 해서 딱히 의식한 것도 없고 '나는 내 할 일만 해서 팀에 도움이 되자' 이런 생각만 했다"고 선을 그었다.
그동안 LG는 정성훈의 은퇴 후 마땅한 3루의 주인을 찾지 못했다. 히메네스, 가르시아, 조쉬 벨 등 여러 외국인 선수를 통해 보강을 노렸으나, 그마저도 한계가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근성 있는 문보경의 등장은 LG로선 축복이다.
문보경은 더운 여름 날씨에 경기하기 어렵지 않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힘들다기보단 더워서 몸이 무겁긴 하다. 하지만 깡다구 있게 하고 있다. 이 악물고 버텨내려 한다"고 굳은 각오를 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