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노동시장, 연준 긴축에도 굳건…"3연속 자이언트스텝" 가능성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2.08.0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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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비농업 고용지표로 '경기침체' 우려 ↓…
"연준, 금리인상 속도 더 오래 유지할 듯"…
한·미 기준금리 차이 더 벌어질 가능성도 有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AFPBBNews=뉴스1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AFPBBNews=뉴스1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9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p) 인상)'의 초강수를 둘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5일(현지시간) 공개된 '7월 비농업 고용보고서'에서 노동시장의 견고함이 확인된 만큼, 연준이 현재의 금리인상 속도를 유지할 거란 분석이다. 이 여파로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도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 경제 전문 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이날 예상치를 크게 웃돈 7월 비농업 일자리 수가 발표되자 "중앙은행(연준) 당국자들이 여전히 불이 붙은 경제를 냉각시키고자 더 높은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이 수준을 더 오래 유지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미 노동부는 이날 7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52만8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의 예상치 25만8000명을 두 배 이상 뛰어넘는 동시에 전월의 39만8000명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실업률은 시장 전망치(3.6%)보다 낮은 3.5%를 기록,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직전인 2000년 1~2월(3.5%) 수준으로 돌아간 데 이어 1969년 이후 최저치다.



이에 미 노동시장이 팬데믹 충격을 약 2년 반 만에 완전히 극복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미 기업들의 연이은 정리해고 발표에 일각에서 제기됐던 노동 시장 냉각 우려마저 무색하게 만든 결과다. 이런 회복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노동시장에서 나타났던 불안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는 평가다. 당시 노동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으로 회복하기까지 약 10년이 걸렸다.

특히 7월 평균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전월 대비 0.5%p, 전년 동월 대비 5.2%p 올랐다. 이는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하다는 의미로 연준의 금리인상 등 통화긴축이 계속될 거란 관측을 뒷받침한다.

미 연방기금(FF)금리 선물 시장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 현황.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2.25~2.50%로, 275-300은 0.5%포인트 인상을, 300-325는 0.75%포인트 인상 전망을 의미한다. /사진=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갈무리 미 연방기금(FF)금리 선물 시장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 현황.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2.25~2.50%로, 275-300은 0.5%포인트 인상을, 300-325는 0.75%포인트 인상 전망을 의미한다. /사진=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갈무리
"금리인상 속도 못 낮춘다"…연준, 또 자이언트스텝 나서나
연준은 지난 6월과 7월 FOMC 정례회의에서 두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2.25~2.50%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7월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오는 9월 차기 금리 인상 폭은 앞으로 발표되는 경제지표에 근거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에 시장은 0.5%p 인상이 유력하다고 봤다. 앞서 발표된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등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5일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 발표와 함께 시장 분위기는 급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전날까지만 해도 연방기금(FF)금리 선물 시장에서 30%대에 불과했던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은 5일 70.5%까지 뛰었고, 현재는 68%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0.5%p 인상의 '빅스텝' 가능성은 32%에 머물러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비농업 부문 고용의 예상치 못한 급증과 실업률의 추가 하락, 임금 인상률 상승 등은 미 경제가 침체 직전에 있다는 주장을 조롱하는 격"이라며 "노동시장 강세가 재확인됨에 따라 9월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선임 이코노미스트도 "이날 발표는 경기침체에 대한 두려움을 완화하는 동시에 연준이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졌다는 우려를 증폭시킨다"며 "우리는 9월 기준금리의 0.75%p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카펜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연준의 긴축정책에도 일자리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것은 '양날의 검'"이라며 "단기적인 경기 침체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경착륙 위험은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앞선 연준 인사의 발언도 9월 자이언트스텝 전망에 힘을 싣는 요소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준) 총재는 기자들에게 "경제지표가 예상대로 둔화한다면 9월 회의에서 0.5%p 금리인상을 지지할 것이다. 하지만 경제지표 결과가 예상보다 뜨겁다면 3연속 0.75%p 인상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금리차, '0.25%p→0.5%p' 확대 가능성도
美노동시장, 연준 긴축에도 굳건…"3연속 자이언트스텝" 가능성
연준이 추가로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면 7월 FOMC 이후 역전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가 더 벌어질 수 있다. 한국의 현재 기준금리는 2.25%로, 양국의 금리차는 0.25%p다. 한국은행이 오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25%p 인상에 나서면 양국 금리는 2.50%로 같아지고, 0.5%p를 인상하면 한국의 기준금리(2.75%)가 다시 미국보다 높아진다.

그런데 만약 미국이 9월 회의에서 0.5%p를 올리면 미국 금리(2.75~3.0%)가 다시 앞서게 되고, 0.75%p를 올리면 금리 차이는 0.5%p로 더 벌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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