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는 커머스 부문 재독립이 급변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속도감 있게 사업을 전개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커머스 CIC는 본사와 별도의 사업·재무·인사 전략을 수립해 커머스 사업 특성에 맞는 경영 제반 및 보상 체계를 구축한다. 사업 운영 전반을 관리할 최고운영책임자(COO)도 별도로 임명할 계획이다.
그러나 핵심사업인 커머스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커머스 시장 전체의 성장 둔화 등 영향으로 지난 2분기 다소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2분기 톡비즈 커머스 통합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 성장한 약 2조 1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2020년도 1분기보다 32% 성장하며 약 2조 3000억원을 기록한 지난 1분기보다 감소한 수준이다. 남궁 대표는 이런 상황을 놓고 "지난해 코로나 특수로 인해 형성된 높은 기저는 2분기뿐만 아니라 하반기에도 커머스 성장률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7개월만에 '커머스 CIC' 재분리를 택한 것은 둔화된 핵심 사업의 성장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카카오는 지난해 9월 커머스 자회사를 CIC 형태로 본사에 재합병했고, 지난 1월에는 본사 커머스 사업 부문으로 전환했다. 이런 상황에서 단기간 만에 CIC 형태로 돌아가는 것은 커머스는 사업 부문보다 독립 경영을 했을 때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커머스라는 사업이 계절적이나 아이템, 시장 변화 등 트렌드에 따라 급격하게 변화한다"며 "회사 조직 내에서 카카오의 플랫폼 비즈니스로 적용할 게 아니라 커머스 단독으로 인사나 재무도 조정하자는 결론이 났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어 "CIC는 남궁 대표가 취임 초기부터 강조한 '목적 조직'의 궁극적인 형태로 커머스 사업 특성에 최적화된 경영과 조직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붙였다 뗐다 부침 잦았지만…"커머스, 분사는 NO"
커머스는 카카오에서 가장 변화가 잦았던 부분이다. 지난 2018년 법인 분리 후 3년 만에 다시 본사로 흡수된데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CIC에서 사업부문으로, 그리고 다시 CIC로 돌아가게 됐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커머스를 다시 자회사로 분사시키려는 밑작업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까지 카카오가 모빌리티·페이·뱅크 등 여러 사업을 독립법인으로 분사 후 성장시킨데다, CIC 형태로 운영하던 헬스케어도 최근 분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카오는 "분사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선그었다. 커머스와 '카카오톡'의 시너지가 높기 때문이다. 카카오 측은 이 때문에 분사가 아닌 '사내독립법인(CIC)'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커머스 CIC는 카카오톡과의 강결합에서 오는 소셜성(관계성), 실시간 성의 경쟁력을 살려 관계형 커머스 플랫폼으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향후 카카오톡 프로필 개편에 맞춰 생일 외에도 일상에서의 축하, 위로 등 다양한 선물 맥락을 강화하고 오픈채팅 활성화를 통해 비지인간의 선물로도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