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이미 내려간 상태"…대한항공 여객수요 업고 이륙할까

머니투데이 홍재영 기자 2022.08.0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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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사진=뉴스1


대한항공이 예상을 깨고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냈다. 수요 부진으로 인한 우려를 견조한 화물과 여객의 선방이 씻어냈다. 이미 조정받은 주가가 여객 수요 증가와 함께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코스피 시장에서 대한항공 (20,800원 ▲200 +0.97%)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50원(-2.46%) 내린 2만5750원으로 마감했다. 대한항공의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올해 최고점이었던 3만2250원(4월6일)에 비해 20.16% 조정받은 상태다.



대한항공은 4일 공시를 통해 "별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한 3조3324억원, 영업이익은 274% 증가한 735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측은 "고유가, 고환율 지속에도 불구하고 여객 수요의 점진적 회복 및 화물사업의 선전에 따라 호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화물이다. 화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2조1712억원이다. 화물 수송량(FTK)이 전년 동기 대비 6.0% 감소했지만 화물 운임(Yield)가 52.9% 급등해 화물 매출이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점은 여객 부문의 회복이다. 올 2분기 여객 노선의 매출은 8742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07% 증가했다. 국제여객 수송량(RPK)은 전년 동기 대비 321.2% 늘었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세의 진정으로 주요 국가들이 여행을 개방하며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국제선 수요는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국제선 공급을 23% 늘렸는데, 탑승률은 1분기 40%에서 2분기 79%로 급등했다. 운임이 급등한 미주 매출은 코로나19 이전의 81%까지 회복했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5월부터 해외 입국자에 대한 PCR 검사를 신속항원검사로 대체하고 6월부터는 슬롯제한(시간당 항공기 도착편수) 및 커퓨(비행금지시간) 규제를 해제하기로 한 정부 결정의 영향으로 3분기 해외여행 수요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며 "특히 미주노선을 중심으로 동남아와 유럽행 수요 회복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가는 이미 내려간 상태"…대한항공 여객수요 업고 이륙할까
대한항공은 국제선 수송 능력을 9월까지 2019년 대비 50%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현지 공항 혼잡 등 외부 변수가 있어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이 화물 수혜가 정점을 지나 줄어들기 전에 국제선 여객이 국적사 중 가장 빠르게 회복되는 좋은 흐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재무구조의 개선으로 외부 변수에 대한 대응에도 강할 것으로 보인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에 대해 "4조8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과 253%까지 하락한 부채비율을 감안할 때 매크로(거시 경제) 변동성 확대에도 가장 잘 대처할 수 있는 항공사"라고 분석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기준 외화차입금 및 변동금리 차입금 비중 축소로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다"며 "차별화된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수요 변동성에도 버틸 체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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