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7.69포인트(0.72%) 오른 2490.80에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이 7일 연속 수천억원대 순매수를 이어가며 지수를 빠르게 2500 부근까지 올려놓았다.
외국인은 7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나타냈다. 7일 누적 2조2300억원을 기록하며 완연한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7월5일 이후 한 달간 외국인 누적 순매수는 4조2768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속 IT제품 수요 감소, 반도체 가격 하락 우려에 7월 초 5만전자까지 밀리며 급락한 바 있다. 경기침체 우려속 삼성전자 하반기 실적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지만 외국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주식을 1조원어치 쇼핑하고 나섰다.
5만전자 바닥권에서 외국인에게 삼성전자 물량을 넘긴 주체는 기관 투자자였다. 지난 한 달간 기관은 삼성전자 (82,400원 ▲1,600 +1.98%)를 9540억원 어치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관 중에서도 금융투자가 삼성전자 주식을 6687억원 어치 순매도했고 연기금도 3238억원 규모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이 저가에 던진 삼성전자를 외국인이 매수한 셈이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이 산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 (395,000원 ▼6,500 -1.62%)(6924억원) SK하이닉스 (183,000원 ▲4,800 +2.69%)(4081억원) 삼성SDI (471,000원 ▼6,500 -1.36%)(3886억원) 순이었다. 즉 외국인은 한국 주식 급락기에 반도체주와 2차전지를 집중 매수했다.
이미지=임종철 디자인 기자
코스닥에서는 에코프로 (633,000원 ▼25,000 -3.80%)(939억원)와 엘앤에프 (174,100원 ▼2,100 -1.19%)(701억원) 등 전기차 관련주와 위메이드 (60,200원 ▼400 -0.66%)(590억원)를 많이 샀다.
같은 기관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NAVER (187,400원 ▲300 +0.16%)였다. 1634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화되며 1300원을 하회하자 안정적인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는 흐름이 계속됐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8원 내린 1298.3원에 마감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 기조가 누그러지면서 외국인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됐다"며 "이에 외국인은 지난 7거래일간 2조원 넘는 코스피 주식을 순매수했다"고 설명했다.
7월 초 코스피 지수가 2200대까지 밀리자 절망에 빠졌던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의 갑작스런 반등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도, 미국의 금리 인상도, 러시아 전쟁도 해결된 건 없는데 지수는 왜 빠르게 바닥을 치고 오르는 것일까.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은 없으나 리스크가 일단 미뤄지기는 했으니 지금은 마음을 여는 게 낫겠다"며 "지수는 이런 상황에서 의심의 벽을 타고 스멀스멀 오르게 마련이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이 단기 바닥을 잡았다는 의견과 경기가 하강하고 있다는 의견은 둘다 맞을 수 있다"며 "길게 보면 물가 압력이 잡혀야 경기가 덜 하강하고 이후에 지수는 다시 의미있는 우상향 상승 추세를 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일단 9월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전까지 긍정적 관점을 유지하되 그 이후에는 여러 지표를 확인하면서 4분기 들어 다시 주의가 필요하겠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