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전자, 외인이 싹쓸이" K-주식 '줍줍' 쇼핑나선 외국인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2.08.0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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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전략]코스피, 10일 중 9일 상승세...2500선 바짝

"5만전자, 외인이 싹쓸이" K-주식 '줍줍' 쇼핑나선 외국인


코스피 지수가 최근 10거래일 중 9거래일 오르며 2500선에 바짝 다가섰다.

5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7.69포인트(0.72%) 오른 2490.80에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이 7일 연속 수천억원대 순매수를 이어가며 지수를 빠르게 2500 부근까지 올려놓았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723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도 452억원 매수 우위였다. 개인은 4161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7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나타냈다. 7일 누적 2조2300억원을 기록하며 완연한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7월5일 이후 한 달간 외국인 누적 순매수는 4조2768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가 2200대까지 밀리며 바닥을 친 7월 초순 이후 한 달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도하던 외국인은 7월5일부터 이날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1조743억원 순매수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속 IT제품 수요 감소, 반도체 가격 하락 우려에 7월 초 5만전자까지 밀리며 급락한 바 있다. 경기침체 우려속 삼성전자 하반기 실적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지만 외국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주식을 1조원어치 쇼핑하고 나섰다.

5만전자 바닥권에서 외국인에게 삼성전자 물량을 넘긴 주체는 기관 투자자였다. 지난 한 달간 기관은 삼성전자 (82,400원 ▲1,600 +1.98%)를 9540억원 어치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관 중에서도 금융투자가 삼성전자 주식을 6687억원 어치 순매도했고 연기금도 3238억원 규모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이 저가에 던진 삼성전자를 외국인이 매수한 셈이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이 산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 (395,000원 ▼6,500 -1.62%)(6924억원) SK하이닉스 (183,000원 ▲4,800 +2.69%)(4081억원) 삼성SDI (471,000원 ▼6,500 -1.36%)(3886억원) 순이었다. 즉 외국인은 한국 주식 급락기에 반도체주와 2차전지를 집중 매수했다.
이미지=임종철 디자인 기자 이미지=임종철 디자인 기자
또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현대차 (233,000원 ▼4,000 -1.69%)도 3006억원 순매수했다. 그밖에 2분기 강력한 태양광 턴어라운드를 보여준 한화솔루션 (28,350원 ▲700 +2.53%)(1584억원)과 LG화학 (439,000원 ▼1,000 -0.23%)(1438억원)도 대량 쇼핑했다.

코스닥에서는 에코프로 (633,000원 ▼25,000 -3.80%)(939억원)와 엘앤에프 (174,100원 ▼2,100 -1.19%)(701억원) 등 전기차 관련주와 위메이드 (60,200원 ▼400 -0.66%)(590억원)를 많이 샀다.

같은 기관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NAVER (187,400원 ▲300 +0.16%)였다. 1634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화되며 1300원을 하회하자 안정적인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는 흐름이 계속됐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8원 내린 1298.3원에 마감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 기조가 누그러지면서 외국인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됐다"며 "이에 외국인은 지난 7거래일간 2조원 넘는 코스피 주식을 순매수했다"고 설명했다.

7월 초 코스피 지수가 2200대까지 밀리자 절망에 빠졌던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의 갑작스런 반등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도, 미국의 금리 인상도, 러시아 전쟁도 해결된 건 없는데 지수는 왜 빠르게 바닥을 치고 오르는 것일까.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은 없으나 리스크가 일단 미뤄지기는 했으니 지금은 마음을 여는 게 낫겠다"며 "지수는 이런 상황에서 의심의 벽을 타고 스멀스멀 오르게 마련이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이 단기 바닥을 잡았다는 의견과 경기가 하강하고 있다는 의견은 둘다 맞을 수 있다"며 "길게 보면 물가 압력이 잡혀야 경기가 덜 하강하고 이후에 지수는 다시 의미있는 우상향 상승 추세를 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일단 9월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전까지 긍정적 관점을 유지하되 그 이후에는 여러 지표를 확인하면서 4분기 들어 다시 주의가 필요하겠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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