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삼래 하림산업 대용식품개발팀장/사진= 하림산업
35년 넘게 라면을 연구·개발한 '라면 장인' 조삼래 하림산업 대용식품개발팀장(64)의 일상이다. 그는1985년부터 국내 대형 라면업체에서 노하우를 쌓았다. "웬만한 라면은 시식 후 어떤 제품인지 맞출 수 있고, 유명 음식점의 국물요리를 먹어본 뒤 80% 이상 국물의 배합비를 맞출 수 있다"고 한다. 하림에 합류한 건 2019년 9월이다. 하림에서 화학조미료(MSG)를 넣지 않은 라면 개발을 총괄했다. 그 결과 탄생한 제품이 지난해 10월 출시된 '더미식 장인라면'이다. 일명 '이정재 라면'으로 불리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출시 후 지난 5월까지 1200만봉 이상 팔렸다. 지난달부터 말레이시아, 홍콩,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5개국으로 수출된다.
'더미식 장인라면'은 집에서 만들어 먹는 음식처럼 라면이 훌륭한 한 끼가 되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얼큰한 맛과 담백한 맛 2가지다. 얼큰한 맛의 국물은 소고기장국, 육개장을 모티브로 했다. 담백한 맛은 사골곰탕과 닭뼈를 우린 국물을 기반으로 만들었다. 조 팀장은 "인공조미료를 최소화하고 소고기, 돈골, 닭뼈, 닭고기 등의 재료를 약 20시간 우려내고 농축해 액상수프에 담았다"고 했다. 이어 "일반 라면은 끓이면 라면 특유의 스프 냄새가 나는데 장인라면은 끓였을 때 육개장, 곰탕 끓이는 것과 비슷한 향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장인라면의 나트륨 함량은 1300~1400㎎으로 시중 라면(1600~1700㎎) 대비 낮은데 천연 재료만으로 국물에서 충분히 감칠맛이 나도록 하는 과정이 힘들었다"며 "한 번 시제품을 만들 때 2톤의 재료가 들어갈 정도로 비용이 많이 들었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경쟁회사들이 하림 라면이 고가라고 평가하는 것에 대해 "인스턴트가 아닌 한 끼 식사로 격상시키는 고급 라면으로 기존 국내 업체가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있는 것"이라며 "원가 절감 노력을 하면서 소비자 입맛에 스며들도록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