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에 실려 성공적으로 발사되고 있는 다누리. / 사진=스페이스X
팰컨9은 발사 40분 후 지구로부터 1655㎞ 떨어진 지점에서 다누리를 분리한다. 이때 분리되는 순간의 추진력으로 다누리는 지구에서 156만㎞ 떨어진 '제1라그랑주점'(L1)까지 비행한다.
지구와 달의 평균 거리는 약 38만4400㎞로 직행할 경우 3~4일 걸린다. 하지만 다누리는 4.5개월간 나비모양으로 곡선 주행을 펼친다. 예컨대 제트기가 초고속 직선 비행하면 연료를 많이 쓰지만 글라이더가 중력과 부력을 이용해 활공 비행하면 연료를 덜 쓰는 원리와 유사하다. 이와 함께 직선 경로로 가지 않고 곡선 주행할 경우 150만㎞ 떨어진 심우주에서 지상국과 통신 기술을 검증할 기회도 생긴다.
발사 한 시간 뒤면 다누리와 지상국과의 교신이 이뤄져 정상 비행 여부가 확인될 전망이다. 모든 작업이 목표대로 이뤄질 경우 다누리는 4개월 반 동안 심우주를 항행하다가 달과 100㎞ 떨어진 지점까지 근접한다. 이후 다누리는 내년 1월부터 1년간 달 궤도를 하루 12바퀴 돌면서 달 착륙지 후보 탐색과 우주 인터넷 통신 기술 검증 등 각종 과학임무에 나설 예정이다.
다누리는 지구와 달의 직선거리로 가지 않고 나비모양으로 곡선 주행을 펼친다. /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다누리에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광시야편광카메라가 실린다.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카메라로, 달 표면의 입자 크기나 티타늄 분포를 확인하는 데 쓰인다. 입자 크기에 따라 다르게 산란하는 편광의 특성을 활용한다.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 뒷면의 입자 크기와 티타늄 분포를 조사하는 건 세계적으로도 처음이다.
이와 함께 지구와 우주인터넷 통신 시험도 세계 최초로 수행된다. 전자통신연구원이 개발한 이 장비는 우주에서 문자 메시지와 동영상 등을 실시간 전송하도록 설계됐다. 향후 심우주 탐사에서 우주선과 지구 간 통신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지질자원연구원이 개발한 감마선분광기로는 물과 산소, 헬륨3 등 주요 자원을 찾아 자원지도 5종을 만든다. 경희대가 만든 자기장측정기는 태양과 지구, 달 사이 우주환경을 연구한다.
NASA가 개발한 '섀도캠'은 달 극지방에서 햇빛이 들지 않는 지점을 촬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생명 활동에 필수인 물의 존재를 찾고, 궁극적으로 2025년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키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발사 전 미국 스페이스X의 유튜브에서 "다누리 임무는 우주 항행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시작점"이라며 "이를 통해 한국은 이른 시일 내 화성과 소행성 탐사 등에도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