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정지된 KINDEX 러시아 ETF, 결국 상장폐지 수순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2.08.0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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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러시아 전쟁 사태로 거래가 정지된 러시아 ETF(상장지수펀드)가 상장폐지될 위기에 놓였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KINDEX 러시아MSCI(합성) (10,070원 ▼4,310 -29.97%)' ETF에 스왑 계약 조기종결 사유가 발생했다고 4일 밝혔다. 합성 방식으로 운용되는 ETF의 스왑 계약이 종결된다는 것은 상장폐지를 의미한다.

합성 ETF는 스왑(Swap) 등 장외파생상품을 활용해 ETF가 갖고 있는 자산과 거래상대방(증권사)이 갖고 있는 자산의 수익률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KINDEX 러시아MSCI(합성)의 경우 '유렉스 MSCI 러시아 선물'과 '아이셰어즈 MSCI 러시아 ETF'(ERUS)가 스왑 대상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서방의 제재 조치와 러시아 증시 내 외국인 자금 동결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러시아 주식 매매가 중단되면서 지난 3월부터 러시아 주식을 기초로 하는 ETF들도 거래가 정지됐다.

앞서 KINDEX 러시아MSCI(합성) 스왑대상 자산의 71.2%를 차지하는 '유렉스 MSCI 러시아 선물'은 최종적으로 청산하기로 결정됐다. 한투신은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지난 4월 거래상대방(LP)과의 협의를 거쳐 스왑대상 자산의 나머지 30%를 차지하는 ERUS에 대해서는 계약을 유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ERUS를 운용하는 미국의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지난 3일(현지시간) ERUS를 청산하겠다고 밝혔다. 블랙록은 ERUS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 중 현금화가 가능한 부분부터 현금화 해 투자자들에게 분배할 계획이다. 나머지 자산은 내년 12월말까지 자산 매각을 추진하는데, 러시아 시장이 정상화하지 않아 매각이 어려울 경우에는 추가적인 분배를 보장하지 않는다.

남은 대상 자산까지 청산이 결정되면서 KINDEX 러시아MSCI(합성) 역시 영향을 받게 됐다. 이 ETF도 최종적으로 청산이 결정되면 청산으로 현금화한 자산을 투자자들에게 분배한다. 대상 자산의 가치가 많이 하락상 상태여서 현금 배분을 받더라도 투자자 대부분은 원금에 상당한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이번 ERUS 관련 사항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이 KINDEX 러시아MSCI(합성)ETF 상장 유지를 위해 4월 연장한 스왑 계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유"라며 "향후 진행 상황은 확정되는 대로 다시 공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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