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일동, 매출 늘었는데 수익성 떨어진 이유는?

머니투데이 박다영 기자 2022.08.0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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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일동, 매출 늘었는데 수익성 떨어진 이유는?


제약 업계가 올 상반기 호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유한양행 (71,500원 ▼800 -1.11%), 일동제약 (15,070원 ▲200 +1.34%)은 전년 대비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줄면서 수익성이 떨어졌다. 지난해보다 연구개발(R&D) 비용을 늘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단기 재무 성과에 집중하기보다 장기적인 투자로 차세대 먹거리를 발굴하는 것으로 보인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올 상반기 3212억원의 매출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17% 늘었다. 올 2분기 매출은 1620억원으로 분기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매출이 늘었지만 영업 손실은 더 커졌다. 영업 손실은 지난해 상반기 22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14억원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이는 연구개발(R&D) 비용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상반기 동안 R&D에 612억원을 투입했다. 전년 동기 대비 47%가 늘어났다. 매출 대비 R&D 비용 비중은 19%다.



일동제약은 제네릭(복제약) 판매 중심이었던 사업 구조를 신약 중심으로 개편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신약 개발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면서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조코바'를 비롯해 개발중인 후보물질은 10개가 넘는다. 연구개발 전문 계열사의 파이프라인을 합하면 20개 이상이다.

회사 인력도 R&D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체 직원 1364명 중 연구 인력은 298명으로 20%를 넘는다. 박사 학위자는 40여명이다.

유한양행 (71,500원 ▼800 -1.11%)도 R&D 투자 비용이 늘면서 올해 들어 수익성이 떨어졌다. 유한양행의 올 상반기 매출은 8938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0% 늘어난 규모다. 반면 영업이익은 408억원에서 230억원으로 43% 가량 줄었다. 이 회사도 R&D 비용을 전년 766억원에서 806억원으로 늘렸다.


두 회사 외에도 전통 제약사들은 제네릭을 넘어 자체 신약을 개발을 위해 R&D 역량을 대폭 강화하는 분위기다. 이제껏 제약사들의 주요 수익원이었던 제네릭에 의존해 영업·마케팅에 집중하는 사업 모델은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자체적으로 신약을 보유하기 위해 R&D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장기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분위기다.

이런 이유로 한미약품 (310,000원 ▼5,000 -1.59%), 녹십자 (111,100원 ▼400 -0.36%), 대웅제약 (110,500원 ▼1,100 -0.99%)은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증가했는데, R&D 비용 역시 늘렸다. LG화학 생명과학 사업부문은 올 2분기 매출 대비 37%를 R&D에 투입했다. 제약사들의 매출 대비 R&D 비용 비중은 10%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R&D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단기적인 재무 성과를 넘어 장기적으로 회사가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신약을 내놓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신약 개발 역량이 강화하면 국내 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갖는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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