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통제 실효성 개선 나선 은행들 "영업점 감시 강화 방점"

머니투데이 김상준 기자 2022.08.0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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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통제 실효성 개선 나선 은행들 "영업점 감시 강화 방점"


최근 은행권에서 발생한 횡령, 이상 해외송금 사태에 대응해 주요 은행들이 내부통제 개선에 나섰다. 내부통제 관련 부서를 신설·확대하거나 전문인력을 확충해 자체 감시(모니터링)를 강화하는 방향이다. 특히 개별 영업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내부통제 실효성을 끌어올린다는 취지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횡령, 이상 해외송금 등 금융사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 실시하고 있다. 우선 조직 개편을 통해 내부통제가 실효성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준법감시실을 재편했다. 기존 내부통제점검팀, 컨설팅팀, 상시감시모니터링팀을 내부통제기획팀, 법규준수모니터링팀, 영업조직모니터링팀, 본부조직모니터링팀으로 재편했다. 영업조직·본부조직모니터링팀에는 소속장급을 배치했다. 각 팀들은 주기적으로 내부통제 활동에 대한 적정성을 검증한다. 외환업무센터에는 외환모니터링팀을 신설했다. 이상거래를 조기 발견하기 위해 영업점의 외화 송금거래를 전담 모니터링한다.



신한은행은 외환세이프(Safe)모니터링팀을 신설했다. 특정 이상거래 유형으로 분류된 거래는 외환세이프모니터링팀의 점검을 거쳐야 영업점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외환 이상거래 모니터링 협의회도 운영한다. 이상거래 관련인 블랙리스트를 선정하고 관리한다. 블랙리스트는 전산에 등록돼 거래가 차단된다. 협의회는 외환 관련 내부통제 강화 방안도 지속 협의한다.

하나은행은 본점 외환부서 내에 2차 스크리닝팀을 운영한다. 영업점의 해외 송금거래의 적정성 점검 절차를 강화했다. 이에 더해 영업점에 대한 불시 시재 감사도 실시한다. NH농협은행은 지난 1일부터 외환 점검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일정 금액을 넘기거나 최초 송금거래는 외환지원센터만 처리할 수 있도록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할 예정이다. 규모가 있는 송금거래는 센터가 매일 모니터링한다.

KB국민은행은 상반기에 이미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했는데, 향후 역할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현재 준법지원부의 역할과 업무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부서 내에 부서급 유닛(Unit)을 설치했다. 상시감사유닛은 정도(正道) 영업의 확산과 내재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영업점의 거래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는 상시모니터링시스템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내부통제 관련 인력을 확충하고, 직원 교육도 강화했다. 신한은행은 외환업무 전문인력을 충원한다. 이들은 이상거래에 대한 사전 전수점검에 나선다. 영업점 전담감사팀장의 현장 모니터링 등 점검 권한도 강화한다. 영업점별 외환 담당자 교육도 실시한다. 우리은행은 외환사업부에 외환규정관리팀을 신설했다. 외국환거래법 관련 전문 상담역량을 강화한다. 하나은행은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전 직원에 대해 실시간 양방향 화상 회의와 교육을 실시했다.

영업 현장업무 매뉴얼도 개선했다. 신한은행은 업무 체크리스트를 기반으로 해외송금시 확인해야 할 사항을 영업점에 전달한다. 하나은행도 외환 관련 전산 체크박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특정 유형의 송금거래에 대해 영업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위험을 방지한다는 취지다. 농협은행도 외환거래 취급시 적정성 점검 체크리스트를 마련 중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수출입거래에 적용하던 내부통제 방식을 해외송금에 확대 적용한다. 무역기반 이상거래(TBML) 점검 매뉴얼이 해외송금시에도 작동한다. 신한은행은 무역송금 사기 등을 방지하기 위해 선박 항로를 점검한다. 하나은행은 4분기 중에 수출입거래 대상 점검 시스템을 전체 송금거래에 적용한다.

인사 부문 내부통제도 강화한다. 하나은행은 부서별로 직무분리 대상 업무를 재점검하고, 직무분리 업무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내규를 개정할 계획이다. 명령휴가 필수 대상자를 정비하는 내용의 내규 개정도 진행된다. 자금 집행 등 고위험 업무 담당자가 대상이다. 최근 은행권 횡령 발생 원인으로 지목된 사안들에 대한 선제적 예방 차원이다.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내부통제 개선 작업에도 적극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6일 주요 은행과 함께 금융사고 예방 내부통제 개선 TF를 출범하고 매주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은 협의를 바탕으로 내부통제 준수 문화 정착을 위한 3대 전략 과제를 담은 개선안 초안을 마련했다. 10월 중 최종안을 발표한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금융당국, 수사당국의 검사가 끝나고 개선안 최종안이 나오면 대대적으로 내부통제 개선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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