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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병원 간호사는 왜 사망했을까"…의사 vs 간호사 시각 또 엇갈렸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2.08.0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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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병원 간호사는 왜 사망했을까"…의사 vs 간호사 시각 또 엇갈렸다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한 사건의 근본적 원인을 두고 의료계 내부 의견이 엇갈린다. "의사 수 부족 탓에 운명을 달리하게 됐다"는 의견과 "저수가·고위험 수술 관련 과가 소외받을 수 밖에 없는 의료시스템 문제 탓"이라는 의견이 부딪친다. 저마다 속한 직역단체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려 하나의 사건을 보는 시각도 차이가 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전일 이번 사건 관련 성명을 내고 "의사인력 부족으로 상급종합병원에서조차 원내 직원 응급수술조차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17년째 제자리걸음인 의대 정원을 수요에 맞게 대폭 확대하고 응급·외상 등 필수 의료를 책임질 수 있게 양성과정을 개편해야 한다"며 "정부는 의사 인력 부족 문제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엄중한 상황임을 인정하고, 하루빨리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간호협회(간호협회)도 '의사 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다. 간호협회는 추모글을 통해 "국내 초대형 병원에서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졌지만 수술을 받지 못해 발생한 죽음에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이번 안타까운 죽음은 우리나라 의사 부족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일깨운 중대한 사건"이라고 짚었다.

의대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 그동안 두 단체의 기본 입장이었다. 의사 수를 늘리면 의료 공공성이 제고되고 불법 의료를 근절할 수 있다는 것. 두 단체가 의사 수 부족을 이번 사건의 핵심 원인으로 꼽은 배경이다.

이 사건은 지난 달 24일 발생했다. 서울아산병원의 간호사 A씨가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졌다. 병원 측에 따르면 응급 처치를 위해 A는 색전술 등 다양한 의학적 조치를 받았다. 색전술은 뇌출혈 부위에 백금으로 만든 코일을 채워 넣어 비정상적으로 부푼 뇌혈관 부위를 차단하는 것이다. 비수술적인 치료법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방법에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자 서울아산병원은 A씨를 서울대병원으로 전원시켰다. 당시 수술적 치료가 가능한 전문의가 없었기 때문이다. 수술할 수 있는 신경외과 전문의는 휴가를 떠나 부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결국 사망했다.

반면 대한병원의사협의회(협의회)는 위험도 높은 수술에 나서는 신경외과 의사의 열악한 환경을 이번 사건의 원인으로 봤다. 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외국에선 클립핑 수술(개두술이 필요한 뇌동맥류 클립결찰술)의 경우 신경외과 영역에서 아주 고난이도 수술이라 수가가 매우 높지만, 대한민국에선 전혀 그렇지 못 하다"며 "클립핑 수술을 하는 신경외과 의사들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 속에서 수익도 안 되면서 어렵고 위험한 수술을 사명감만 가지고 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고를 통해 필수의료 분야가 자생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저수가 체계를 개선하고, 왜곡된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뇌혈관외과) 교수도 이번 사건을 보도한 한 기사 댓글을 통해 "본질은 우리나라 '빅5' 병원에 뇌혈관외과 교수는 기껏해야 2~3명이 전부라는 현실이며 큰 아산 병원도 뇌혈관 외과 교수는 2명 밖에 없어 밤에 국민들이 뇌출혈로 급히 병원을 찾았을 때 실력있는 뇌혈관 의사가 날밤을 새고 수술하러 나올 수 있는 병원이 전국에 거의 없다는 것"이라며 "뇌혈관 수술의 위험도와 중증도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의료수가로 인해 지원자도 급감해 없는 한국 현실에서 뇌혈관외과 의사를 전임의까지 양성해 놓으면 대부분이 머리 열고 수술하지 않는 코일 색전술, 스텐트 등 뇌혈관내시술을 하는 의사의 길을 선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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