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첫 달 궤도선 '다누리'가 오는 5일 우주탐사 열망을 안고 날아오른다. 1992년 8월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 1호'를 발사한 지 꼭 30년 만에 이뤄진 결실이다. 1t(톤)급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에 실어나를 수 있는 누리호를 보유한 한국이 다누리 발사에 성공하면 본격적인 달 너머 심(深)우주 탐사시대가 열린다.
팰컨9은 발사 40분 후 지구로부터 1655㎞ 떨어진 지점에서 다누리를 분리한다. 이때 분리되는 순간의 추진력으로 다누리는 지구에서 156만㎞ 떨어진 '제1라그랑주점'(L1)까지 비행한다. 발사 한 시간 뒤면 다누리와 지상국과의 교신이 이뤄져 정상 비행 여부가 확인될 전망이다.
한국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 발사 어떻게 이뤄지나. / 그래픽=김현정 디자인 기자
다누리는 2016년 1월부터 약 6년여간 2367억원이 투입된 프로젝트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중심으로 △한국천문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경희대 △미국항공우주국(NASA) 등이 공동 참여했다.
다누리는 총 678㎏(연료 260㎏ 포함)이다. 가로 2.14m, 세로 1.82m, 높이 2.29m로 경차 크기다. 다누리 내부에는 달 궤도를 돌며 정보를 수집할 6개 과학장비가 탑재됐다.
달 궤도선 주요 탑재체. / 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
이와 함께 지구와 우주인터넷 통신 시험도 세계 최초로 수행된다. 전자통신연구원이 개발한 이 장비는 우주에서 문자 메시지와 동영상 등을 실시간 전송하도록 설계됐다. 향후 심우주 탐사에서 우주선과 지구 간 통신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지질자원연구원이 개발한 감마선분광기로는 물과 산소, 헬륨3 등 주요 자원을 찾아 자원지도 5종을 만든다. 경희대가 만든 자기장측정기는 태양과 지구, 달 사이 우주환경을 연구한다.
NASA가 개발한 '섀도캠'은 달 극지방에서 햇빛이 들지 않는 지점을 촬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생명 활동에 필수인 물의 존재를 찾고, 궁극적으로 2025년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키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1980년대 후반부터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출발한 우리나라 우주개발이 마침내 달을 향하게 된 것"이라며 "지구 밖을 떠나는 한국 최초의 우주 탐사로, 달을 시작으로 또다른 행성 탐사에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누리 임무 상상도. /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