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누리, 나흘 걸리는 길 놔두고…달 향해 4.5개월 여정 왜?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2022.08.0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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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탐사선 발사]② 38만㎞ 직선 경로 대신, 약 600㎞ 여정...천체의 힘 이용해 항행, 무게와 연료소비↓

한국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KPLO)가 지구 궤도 너머 태양 쪽으로 향한 뒤 다시 달로 가는 경로. /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한국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KPLO)가 지구 궤도 너머 태양 쪽으로 향한 뒤 다시 달로 가는 경로. /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의 첫 달 탐사선 '다누리'가 오는 5일 발사되는 가운데, 달로 가는 항행 경로에 관심이 쏠린다. 지구와 달의 평균 거리는 약 38만4400㎞로 직행할 경우 3~4일 걸린다. 하지만 다누리는 4.5개월간 우회 항행할 예정이다. 낮은 속도로 오랜기간 날아가는 것은 에너지 절감을 위해서다.

38만㎞ 직선 경로 놔두고, 600만㎞ 여정…무슨 배경?

다누리는 이날 오전 8시 8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미국 스페이스X 팰컨9 발사체(로켓)에 실려 발사된다. 발사 후 40분간 250㎞ 궤도에서 비행한 이후 로켓과 분리되는 순간의 추진력으로 지구에서 156만㎞ 떨어진 '제1라그랑주점'(L1)까지 비행한다.



다누리는 '탄도형 달 전이방식'(BLT)으로 달로 향한다. BLT는 지구·태양·달의 중력과 인력(공간적으로 떨어진 행성 간 끌어당기는 힘) 등을 활용해 적은 에너지로 항행할 수 있는 특징을 지닌다. 이 방식을 활용하면 연료 사용량을 25% 줄일 수 있고 그에 따른 궤도선 무게도 줄어든다. 다누리 총중량은 678㎏으로 연료만 260㎏이다.

예컨대 제트기가 초고속 직선 비행하면 연료를 많이 쓰지만 글라이더가 중력과 부력을 이용해 활공 비행하면 연료를 덜 쓰는 원리와 유사하다. 이와 함께 직선 경로로 가지 않고 나비모양으로 곡선 주행할 경우 150만㎞ 떨어진 심우주에서 지상국과 통신 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긴다.



김대관 항우연 달탐사사업단장은 "다누리 무게가 늘어나면 전체 무게 대비 연료의 비율이 맞지 않는 상태가 될 수 있다"며 "BLT 코스로 가면 연료를 이론적으로는 최대 25%까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1990년 일본의 달 궤도선 히텐이 BLT 방식으로 달로 향했다. 이후 2011년 미국의 그레일 미션에서도 이 궤적을 채택했다. 한국은 일본·미국과 동일한 궤적으로 비행하지만, 우주 인터넷 기술 검증 등 이전에 없던 과학임무를 수행해 차별화를 뒀다. 다만 한국은 2030년대 초 목표하는 달 착륙선 발사에는 상대적으로 짧은 거리로 비행하는 방식을 채택할 예정이다.

다누리는 달과 100㎞ 떨어진 지점에서 1년간 달을 탐사한다. 하루에 달 궤도를 12바퀴 돌 예정이다. /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다누리는 달과 100㎞ 떨어진 지점에서 1년간 달을 탐사한다. 하루에 달 궤도를 12바퀴 돌 예정이다. /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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