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5 스고이~" 日언론 호평에도…'수입차 무덤' 여전하네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22.08.0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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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차량 인도 '첫달' 60대 판매 그쳐…"긍정적 인식 확대, 시간 필요"

8일 일본 도쿄 오테마치 미쓰이홀에서 열린 현대차 미디어 간담회에서 우라베 타카오 HMJ R&D센터 디자인팀장이 아이오닉5 앞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8일 일본 도쿄 오테마치 미쓰이홀에서 열린 현대차 미디어 간담회에서 우라베 타카오 HMJ R&D센터 디자인팀장이 아이오닉5 앞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일본에서 60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13년 만에 재진출한 현대차가 '수입차 무덤'의 벽을 넘어서려면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4일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일본의 지난달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대수 중 현대차 차량은 60대로 집계됐다. 버스 등 상용차를 포함하면 61대다. 현대차는 이에 따라 올해 일본에서 승용차를 누적 140대, 상용차를 포함하면 총 148대를 판매했다.



일본의 7월 수입 승용차 전체 신규 등록 대수는 1만5815대로, 1위는 3326대의 메르세데스-벤츠가 차지했다. 토요타 등 해외서 생산해 수입한 자국 브랜드를 제외하면 2위는 폭스바겐(2231대), 3위는 BMW(2285대)다.

현대차는 지난 5월부터 아이오닉5와 넥쏘의 온라인 판매를 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09년 철수한지 13년 만이다. 2001년 첫 진출 이후 2009년까지 현대차의 일본 누적 판매량은 1만5000대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 5월에 판매를 시작했지만 실질적으로 고객에 차량 인도가 이뤄진 것은 지난 7월부터다. 우선 법인차량 위주로 판매되면서 지난 5월과 6월에는 등록 대수가 각각 7대, 37대를 기록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도 지난 6월 "오는 7월부터 일본에서 본격적인 딜리버리(인도)를 시작할 것"이라며 "현지 전문가, 유튜버, 인플루언서들의 반응이 좋아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출시 당시만 해도 10여년 만의 판매 개시 후 일본 언론들의 '아이오닉5가 일본 전기차와는 격차가 크다'고 호평이 이어졌다. 현대차도 곳곳서 전시회·시승회 등을 개최하는 등 홍보활동에 적극 나섰지만 일본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수입차 점유율이 최근 수년간 5%대에 머무를 정도로 '수입차의 무덤'으로 꼽힌다. 한국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 중인 벤츠·BMW·아우디 등 독일 브랜드도 일본 시장에서는 맥을 못춘다. 지난해 기준 일본 브랜드 점유율은 94.6%를 기록했다.


전기차도 아직까지는 판매량이 저조하다. 전기차에 대한 관심은 점점 오르고 있지만 실제 확대 속도는 더디다. 일본에서 지난해 팔린 전기차는 2만1139대로,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1%에 그쳤다. 인구가 절반 수준인 한국(10만681대)보다 적게 팔렸다.

일본자동차공업협회(JAMA)가 지난해 일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전기차 구매에 대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30%가 전기차를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하이브리드(40%)보다 적은 수치다. 응답자들은 특히 가격·충전 시간·주행 거리·충전 시설 수·배터리 수명 등 충전과 주행거리를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일본의 전기차 충전기는 약 3만여기다. 10만기를 갖춘 한국보다 적다. 일본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이를 15만대로 늘릴 방침이지만 소비자 수요가 따라올지는 의문이다. 일본은 전기차 수요가 바닥을 치면서 2020년 충전기 수가 1000여기 줄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일본에서는 전기차 충전소를 위한 전기차가 충분하지 않다"며 "(충전소)숫자만 늘리는 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전기차에서 유독 수입차 비중이 높은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실제로 지난해의 경우 닛산이 전기차 시장 점유율 50%를 넘겼지만 도요타 758대, 혼다 723대로 닛산 외에는 저조했다. 나머지 40%인 8605대가 수입차였는데 이중 테슬라가 약 5200대를 판매했다. 닛산과 토요타가 발표한 새 전기차도 아직까지 아이오닉5 등 현대차의 성능에는 못미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처음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일본 전문가들도 (현대차 전기차가) 좋다는 걸 알고 있지만, 한국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여전히 팽배하고 배타적인 부분도 있어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1~2년을 봐야될 것이고, (이번 진출은)긍정적인 인식을 확대하는데 기여를 했다는데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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