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억→16억' 강남 아파트 무슨 일이…"2년 전 예약했어요"[부릿지]

머니투데이 조성준 기자, 이상봉 PD, 신선용 디자이너 2022.08.05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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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기에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강남 집값도 최근 하락 거래가 목격되고 있다. 지난 6월 17일 강남구 대치동 도곡렉슬에서는 시세의 절반 가격에 손바뀜한 물건이 확인됐다. 시장을 혼란에 빠지게 만든 이 거래에는 '매매예약'이라는 특이한 제도가 얽혀있었다. 계약 당사자들은 2020년 16억원으로 계약하자고 예약한 상태였고 지난 6월 본 계약으로 이어진 것이다. ☞머니투데이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부릿지'가 도곡렉슬의 반값 거래와 매매예약 제도에 대해 알아봤다.



'31억→16억' 강남 아파트 무슨 일이…"2년 전 예약했어요"[부릿지]


▶조성준 기자

안녕하세요. 부릿지 조성준입니다. 오늘 부릿지는 시세의 절반 가격의 거래로 화제가 된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 이야기를 가져왔습니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시세는 약 30억원대에 형성돼있습니다. 가장 최근 이뤄진 84㎡는 31억5000만원, 논란이 된 거래는 지난 6월 17일에 이뤄졌습니다. 같은 면적 최근 시세보다 약 15억원 낮은 16억원에 손바뀜했습니다.



해당 물건의 등기부등본과 거래현황을 보고 확인한 점은 2020년 이미 16억원에 물건을 넘기기로 '예약'돼 있었다는 점입니다. 부동산 거래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매매예약'. 이 아파트에는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 그래서 매매예약은 어떻게 거래에서 활용되는지 부릿지가 알려드립니다.

부동산 하락기인만큼 강남에서도 하락 거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도곡렉슬 거래는 시세의 절반 수준, 2017~18년도 시세로 손이 바뀐 물건은 여러 의문점을 던졌습니다. 해당 물건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매수인은 2020년 3월 30일 소유권 이전청구권가등기를 처리했습니다. 당시 약정한 가격은 16억원이었습니다. 이와 함께 매도인과 매수인 간에 여러 채무 관계가 얽혀있는 것도 확인됐습니다.

'31억→16억' 강남 아파트 무슨 일이…"2년 전 예약했어요"[부릿지]
매매예약·가등기...계약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강력한 제도
매매예약이란 당장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곤란한 경우 앞으로 계약을 체결할 것임을 약속하는 제도입니다. 집을 사려는 사람이 당장 구매할 의사가 없거나 구매할 수 없을 때 가격, 시점을 약속하고 추후 계약을 진행하자고 '예약'을 하는 것입니다.


매수인과 매도인 사이의 신뢰 관계 혹은 채권·채무로 인해 진행되곤 합니다. 당연히 시세에 따라 가격은 변하겠지만 예약에 따라서 변한 가격과는 상관없이 약속한 가격으로 거래를 진행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때 매수인은 매매예약을 위한 가등기를 설정합니다. 가등기란 추후에 가지게 될 권리를 미리 확보하는 임시 등기를 뜻합니다. 물건에 대한 최우선 권리를 가지거나 근저당권이 해소되는 상황에서 가등기를 받은 사람이 최우선 순위를 보전하게 되죠.

'31억→16억' 강남 아파트 무슨 일이…"2년 전 예약했어요"[부릿지]
도곡렉슬 사례의 경우 16억원으로 매수한 채권자가 '소유권 이전 청구권 가등기'를 설정했습니다. 이때 매수자는 아파트를 담보가등기로 잡아놓고 매도인이 돈을 갚지 않자 소유권을 이전받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매매예약과 가등기가 부동산 거래에 활용되는 일은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입니다.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것보다 저렴한 수수료로 강한 권리를 행사하는 방법에 가등기를 활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채권·채무 관계 외에도 상속, 세금 절감을 위해서 사용되기도 합니다. 또한 전매제한이 풀린 뒤 확정적으로 물건을 넘기기 위해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머니투데이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부릿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연 조성준
촬영 이상봉 PD
편집 이상봉 PD
디자이너 신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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