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훈이 3일 마포구 한 카페에서 신작 '하얼빈' 출간을 맞아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문학동네
'하얼빈'은 역사를 소재로 한 소설. 하지만 안중근의 일생을 다 다루지는 않았다. 안중근의 일대기가 아닌 1909년 10월26일 그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순간과 그 전후의 짧은 나날에 초점을 맞췄다.
김훈은 '작가의 말'에서 "안중근을 그의 시대 안에 가두어놓을 수는 없다"고 썼다. 이와 관련 그는 "나에게 굉장히 중요한 문장"이라며 "안중근이 자기 시대에 이토를 자신의 적으로 생각해 쏴 죽이고 그 시대의 사명을 다했다고 볼 수 없는 것이고 동양 평화의 명분은 지금도 살아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초야에서 뒹구는 한 글쟁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안중근 시대의 동양과 비교하면 지금의 동양은 더욱 절망적"이라며 "중국은 세계 최강대국으로 미국과 쌍벽을 이루고 있고 북한은 핵으로 무장하고. 안중근 시대보다 더 어려운 동양의 평화가 위기에 처한 모습을 보며 안중근 의사를 그 시대에 가둬놓고 그 시대 문제로 국한된 것이라 생각할 수 없다"고 했다.
김훈은 충무공 이순신을 다룬 '칼의 노래', 병자호란을 다룬 '남한산성', 우륵과 가야금 이야기를 쓴 '현의 노래' 등 소설과 '연필로 쓰기' 등 산문집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