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배는 시시해"…화끈한 불개미, 이제는 '4배 레버리지' 베팅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2.08.0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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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배는 시시해"…화끈한 불개미, 이제는 '4배 레버리지' 베팅


개미(개인 투자자)들이 점점 더 과감해진다. 2배, 3배 레버리지도 모자라 이제는 4배 이상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는 투자법이 성행한다. 기초지수를 1배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를 신용융자를 이용해 매수하는 방식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ODEX 인버스 (4,100원 ▼10 -0.24%)'의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6월27일 292만주에서 지난 2일 667만주로 약 한 달 사이에 2배 이상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신용융자는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이다. 자기자본만으로 투자하는 것보다 수익률을 올릴 수 있어 강한 주가 상승이 예상될 때 신용융자를 이용해 주식을 사기도 한다.

KODEX 인버스는 코스피200 지수를 역으로 1배 추종하는 ETF다. 코스피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대출까지 받아가며 하락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인버스 ETF를 매수한 것이다.



코스닥 지수에 반대로 1배만큼 움직이는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3,515원 ▲50 +1.44%)'도 마찬가지다. 이 ETF의 신용융자 잔고는 같은 기간 442만주에서 1015만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신용을 쓰지 않아도 레버리지나 일명 '곱버스'(레버리지 인버스) ETF를 이용하면 기초지수의 2배만큼 수익을 낼 수 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굳이 신용을 쓰면서 1배짜리 ETF에 투자하는 이유는 2배보다 더 높은 레버리지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비법은 '주식 대용'이다. 주식 대용이란 고객이 갖고 있는 주식이나 채권 등의 유가증권을 현금 대신 증거금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신용융자를 사용하려면 총 신용 금액의 일정 부분은 보증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신용도가 높은 종목의 경우 보통 보증금율은 45%다. 신용으로 100만원 어치를 산다고 할 때 보증금으로 현금 45만원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일부 증권사는 이 보증금 중 일부를 주식 대용으로 받기도 한다. NH투자증권의 경우 현금 22.5%, 주식 대용 22.5%로 신용융자를 이용할 수 있다. 보유주식이 충분히 있다면 갖고 있는 현금의 4.44배에 달하는 주식을 매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예를들어 주식 대용을 이용해 신용융자로 ETF에 투자할 경우 현금 100만원으로 440만원어치의 ETF를 주문할 수 있다. 주가가 10% 오르면 시세 차익은 44만원이다. 투자 원금 기준으로 수익률은 44%가 된다.

이런 이유로 주가가 폭락했던 지난 6월에는 지수와 같은 방향으로 1배만큼 움직이는 ETF에 신용이 몰렸다. KODEX 200 (37,655원 ▲125 +0.33%)의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6월2일 47만9000주에서 같은 달 24일에는 96만5000주까지 폭증했다. 주가 반등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신용을 이용해 '4배 레버리지'에 베팅한 것이다.

과거에는 레버리지 ETF도 신용으로 매수할 수 있었다. 기초지수의 2배만큼 움직이는 ETF인데 여기에 신용까지 이용하면 수익률은 배가 된다. 보증금률 45%를 가정할 경우 보증금을 모두 현금으로 납부하면 4.44배, 그 중 절반을 주식 대용으로 이용하면 8.9배 레버리지가 가능하다. 기초지수가 단 1%만 올라도 9%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손실을 과도하게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2011년8월부터는 레버리지 ETF를 신용으로 매수할 수 없도록 거래소 규정이 바뀌었다.

레버리지 ETF를 매매하는 것보다 1배짜리 ETF를 신용으로 매매할 때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장점은 변동성 끌림 현상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지수 일일 수익률의 2배만큼 움직이기 때문에 기간 수익률에 왜곡이 생긴다. 만약 기초지수가 10% 올랐다가 10% 떨어지면 결과적으로 마이너스 1%(100→110→99)가 된다. 하지만 레버리지 ETF는 20% 상승 후 20% 하락(일일 수익률의 2배)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마이너스 4%(100→120→96)가 된다. 지수가 횡보할수록 이렇게 누적되는 손실은 더 커진다.

신용으로 ETF를 매수하면 일일 수익률의 몇 배수를 추종하기 위해 개인이 굳이 매일 리밸런싱(자산 비중 재조정)을 할 필요가 없다. 내가 보유한 기간 동안 주가가 오르거나 떨어진 만큼 그 배수로 수익률이 결정된다.

신용을 이용한 방식은 손실 위험도 높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간혹 지점 창구에서 신용으로 ETF를 매수해 달라는 고객들이 있다"며 "주가 방향이 맞을 때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반대로 손실도 그만큼 커질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권하고 싶은 방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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