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탄·물류대란에 발목잡힌 쌍용C&E, 하반기 반전노린다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2.08.0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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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C&E 동해 공장 전경.(쌍용C&E 제공)/사진=뉴스1쌍용C&E 동해 공장 전경.(쌍용C&E 제공)/사진=뉴스1


대표 시멘트 제조업체 쌍용C&E (7,000원 0.00%)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원자재와 물류대란에 발목이 잡혔다. 주요 원자재인 유연탄(고효율 석탄) 가격이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올해 상반기 단가인상 영향에도 불구하고 역성장을 기록했다. 쌍용C&E는 비용 절감에 무게를 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고, 업계에선 유연탄 가격이 안정권에 진입하지 않을 경우 추가 시멘트 가격 인상이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쌍용C&E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8625억56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6%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524억9400만원으로 같은 기간 53.2%감소했다고 3일 밝혔다. 올해 2분기만 따로 살펴보면 매출액은 4863억1700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6.9%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20억4800만원으로 34.4%나 빠졌다. 영업이익률은 6%로 지난해 연평균(15%)의 절반 이하다.



문제는 주요 원료인 유연탄 가격이다. 올해 4월부터 쌍용C&E는 레미콘 제조업체에 시멘트 가격을 15%인상한 1t(톤)다 9만800원에 공급하고 있지만 치솟는 유연탄 가격을 감당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시멘트 원가에서 유연탄이 자지하는 비중은 20~30%가량에 달하고 전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주요 수입국인 호주산 연료탄 가격은 1톤당 지난해 평균 130달러에서 지난달 400달러를 넘어섰다.

유연탄 이외에도 원·달러 환율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물류대란 등 악재가 겹쳤다. 유연탄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키면서 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진 가운데 올해 2분기 원달러 환율이 1200원 후반대로 급등해 비용부담이 커졌다. 지난 6월에는 화물연대(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멘트 공급 자체가 중단되기도 했다.



비용부담이 커지면서 쌍용C&E는 팔수록 손해를 보는 처지다. 지난달 비상경영을 선언하면서 쌍용C&E는 △유연탄 등 주요 원자재 가격 급등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등으로 인한 물류비 증가 △전력비 인상 △금리인상 및 환율 상승에 따른 복합적인 위기로 진단했다. 올해 2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협력업체 작업자가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해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문제는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 되길 기다리는 것 이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생상선이 극도로 악화되면서 삼표시멘트 (2,870원 ▲10 +0.35%)한일시멘트 (12,510원 0.00%)는 최근 추가 가격 인상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삼표시멘트는 1톤당 9만4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11.7% 인상계획을 밝혔고, 한실시멘트도 1톤당 9만2200원에서 10만6000원으로 15% 가격을 올려 공급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쌍용C&E도 추가 시멘트 단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성이 너무 악화됐기 때문에 추가 단가인상 논의를 시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계절적 성수기인 여름철 시멘트 가격이 또 오르게 되면 레미콘과 건설업계 등으로 미치는 악영향이 클 수 있는 만큼 쌍용C&E는 신중한 입장이다. 쌍용C&E관계자는 단가인상에 대해 "아직은 검토단계"라고 말을 아꼈다.


하반기 유연탄 가격이 안정화 되고, 추가 순환자원 설비가 가동에 돌입하면 수익성이 대폭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유연탄 대신 폐플라스틱 등을 사용하는 순환자원 증설 작업을 진행 중이다. 증권업계에서도 실적 개선 가능성에 기대감을 두고 있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매출증가로 인한 실적과 주가 개선이 기대된다"며 "유연탄 가격 안정화와 시멘트 가격 인상 가능성 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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