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전달 후 체내분해'…이 마법 구현한 韓 마이크로 로봇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2022.08.03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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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IST,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와 공동연구

국내 연구진이 체내에서 분해 가능한 마이크로 로봇을 분당 100개 이상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로봇에 줄기세포를 부착해 목표지점까지 운반하고 최종적으로 분해되는 혁신기술이다.



2일 과학계에 따르면 최홍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교수팀은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와 공동 연구를 통해 이 같은 기술을 구현했다. 이번 연구는 정부의 과학난제 도전 프로젝트로 진행돼 최근 국제학술지 '스몰'(Small)에 게재됐다.

마이크로 로봇의 자기희생…줄기세포 전달하고 최종 생분해

줄기세포 치료는 손상된 부위에 미분화된 세포를 분화시켜 회복하는 치료법이다. 하지만 기존의 줄기세포 전달 방법인 정맥 주사, 수술적 이식은 전달 효율이 낮은 문제점이 존재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이크로 로봇을 이용한 세포 전달 연구가 진행돼왔다.



현재까지는 '이광자 중합'이라는 제작법을 통해 마이크로 로봇이 제작되고 있다. 이광자 중합이란 두 개의 레이저(Two-photon)를 교차시켜 중합반응을 일으키는 방식이다. 다만 제작 효율이 낮고 내부에 포함된 자성나노입자가 빛의 경로를 막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DGIST 연구팀은 이광자 중합 방법이 아닌, 미세 유체 칩을 이용해 마이크로 로봇의 제작 효율을 향상시켰다. 특히 빛에 의해 경화가 가능한 '젤라틴 메타클리레이트'(Gelatin methacrylate)와 자성나노입자의 혼합물로 분당 100여개 이상 로봇을 제작했다. 이는 기존 제작 방법 대비 1만배 이상 높은 속도다.

연구팀은 또 사람의 코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마이크로 로봇에 부착해 함께 배양시켰다. 로봇은 내부에 포함된 자성나노입자가 외부 자기장(자석, 전자기장 등)에 반응해 원하는 위치로 이동하도록 설계했다. 연구팀은 해당 연구가 잘 진행되는지 실험용 쥐로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마이크로 로봇 위에서 세포 배양이 이뤄졌고 마이크로 로봇이 전달체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이어 마이크로 로봇이 완전 분해되는 사실을 확인했다.


최홍수 교수는 "마이크로 로봇의 대량 제작, 전자기장에 의한 정밀 구동, 줄기세포 전달 등이 모두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향후 표적 정밀 치료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연구팀. / 사진제공=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연구팀. / 사진제공=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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