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빼면 '-75%'된 IPO자금…흥행 불씨 살릴 종목은 무엇?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2022.08.0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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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다나 디자인기자/사진=김다나 디자인기자


올해 공모주 시장에 14조원 넘는 자금이 몰린 가운데 '공모주 대어'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면 공모금액 규모가 지난해보다 75%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차전지, 반도체 관련 종목 등 시장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받는 업체들은 역대급 흥행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남은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흥행세가 이어질지 관심이다.



IPO시장 14조원 넘게 몰렸다?…LG엔솔 빼면 작년 대비 '-75%'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신규 상장 기업들의 공모금액은 총 14조4471억원이다. 코스피 12조9500억원, 코스닥 1조4971억원 등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총 6조7448억원이 몰려 올해 공모시장이 더 활성화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는 올해 초 상장된 '국민 공모주' LG에너지솔루션 (367,000원 ▼10,000 -2.65%)이 주는 착시효과다. LG에너지솔루션 공모금액(12조7500억원)을 제외하면 올해 공모금액은 1조6971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보다 오히려 74.8%나 빠진 셈이다.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 신규상장된 기업은 총 58개사다. 코스피 상장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면 수산인더스트리 (22,200원 ▲100 +0.45%) 단 1곳에 불과하다.

최근 상장한 수산인더스트리는 흥행에 실패해 희망밴드(3만5000원~4만3100원) 하단인 3만5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상장 첫날에도 주가는 약세를 보이면서 공모가보다 7%가량 낮은 3만2500원에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의 상황은 한결 낫다. 올해 코스닥시장에는 56곳의 기업이 상장해 지난해(52곳) 대비 4곳 더 늘었다.


올해 공모시장 한파가 이어지며 흥행에 실패한 상장사들이 줄줄이 나온 가운데 2차전지, 반도체 장비주 등 경쟁력 있는 종목에는 자금이 몰리는 모습이 보였다. 가령, 시스템반도체 디자인솔루션업체 가온칩스 (95,200원 ▼6,000 -5.93%) 높은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한 뒤 지난 5월 상장된 이후에도 현재 공모가(1만4000원)보다 90% 오른 주가를 유지 중이다.

반도체·2차 전지 '흥행 성공'...쏘카 등 '대어' 출격 준비 중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성일하이텍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에서 현재가 확인 후 라성채 한국IR협의회 부회장(왼쪽부터), 강왕락 코스닥협회 부회장, 홍순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이강명 성일하이텍 대표이사, 이경열 성일하이텍 사장,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거래소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성일하이텍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에서 현재가 확인 후 라성채 한국IR협의회 부회장(왼쪽부터), 강왕락 코스닥협회 부회장, 홍순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이강명 성일하이텍 대표이사, 이경열 성일하이텍 사장,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거래소
최근에는 2차 전지 종목의 흥행 릴레이가 눈에 띈다. 지난달 28일 상장된 성일하이텍 (76,200원 ▲1,000 +1.33%)은 상장에 앞서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에서 227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국내 IPO 사상 역대 최대 경쟁률을 달성했다. 희망 공모가밴드(4만700원~4만7500원)를 뚫고 5만원에 공모가를 결정했다.

성일하이텍과 같은 2차전지 재활용업체로 오는 4일 상장되는 새빗켐도 희망밴드(2만5000원~3만원)을 초과하는 3만5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2차전지 초정밀부품 기업 에이치와이티씨(HYTC)도 밴드(1만3000원~1만5000원) 상단인 1만5000원을 공모가로 결정했다. 더블유씨피(WCP), 대성하이텍 등 이달 중 수요예측에 돌입하는 2차전지 종목도 최근 흥행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그 외 국내 최대 카셰어링 업체 쏘카와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등 IPO 대어도 남아있다. 오는 3일 IPO 기자간담회를 여는 쏘카는 4~5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나서며 상장 시동을 건다. 케이뱅크도 남은 하반기 중 IPO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배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장 환경은 아직 녹록지 않으나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는 상장 이벤트가 증가해 투자 다양성은 확대될 것"이라면서도 "LG에너지솔루션처럼 쏘카 등 대형 IPO가 진행되는 경우 시중 유동성 쏠림으로 유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가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일각에선 IPO 수요예측 흥행 여부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유진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요예측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공모가밴드를 하회해 공모가가 결정된 기업들이 의외로 상장 이후 성과가 나쁘지 않았다"며 "단순 흥행 여부에 따른 IPO 참여가 아닌 기업의 적정 시장 가격에 대한 판단이 공모주 투자에 있어서 알파(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수익률)를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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