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총쏘기' 게임인데 …크래프톤, 인도發 미스터리

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2022.08.02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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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테이트 모바일' 총기. /사진=크래프톤'뉴스테이트 모바일' 총기. /사진=크래프톤


크래프톤 (254,000원 ▼6,000 -2.31%)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가 현지에서 차단된 후 사흘이 지났지만, 인도 정부와 회사측은 명확한 차단 배경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인도-중국 갈등 △현지 총기사건 등을 원인으로 거론하지만 크래프톤의 또다른 게임인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가 여전히 현지 서비스 중이어서 개연성이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인도 정부의 지시로 BGMI가 구글·애플 현지 앱마켓에서 삭제됐다. 신규 다운로드는 막혔지만, 기존에 앱을 내려받은 이용자는 계속 게임을 즐길 수 있다. BGMI는 크래프톤이 2021년 7월 인도에 출시한 배틀로얄 게임으로, 1년 만에 누적 이용자 1억명을 돌파했다. 지난 4월엔 인도 구글플레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인도 정부는 구체적인 차단 배경은 밝히지 않았다. 크래프톤도 "유관 부서·기업과 원인을 파악 중"이라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이에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으로의 데이터 유출을 우려한 인도 당국이 '69A'로 불리는 IT법에 따라 금지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는 정부가 국가 안보를 위해 콘텐츠 접근을 차단할 수 있는 법안이다. 다만 손현일 크래프톤 인도법인 대표는 "이용자의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라며 "인도의 모든 법률과 규정을 준수했다"고 강조했다.



인도 현지 매체는 16세 소년이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온라인 게임을 막았다'며 어머니를 총으로 쏴 살해한 사건이 도화선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크래프톤의 또다른 배틀로얄 게임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이하 뉴스테이트)는 인도에서 계속 서비스 중이어서 의구심만 커진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폭력성 이슈보단 BGMI 자체 이슈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BGMI 신규 팬 '뉴스테이트'로 갈아타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사진=크래프톤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사진=크래프톤
BGMI 퇴출로 뉴스테이트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인도에서 출시된 뉴스테이트는 이날 기준 애플 앱스토어 매출 57위에 그칠 정도로 인기가 저조하다. BGMI와 뉴스테이트의 장르가 유사해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잠식)이 발생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는데, 이번에 BGMI 수요가 뉴스테이트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임 연구원은 "BGMI 금지 사태가 장기화해도 뉴스테이트로 이용자가 전환돼 매출이 지속 유지될 것"이라며 "BGMI 금지 이후 뉴스테이트 인도 다운로드가 10배 이상 폭증하며 다운로드 순위가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완전 자체 개발인 뉴스테이트는 텐센트에 지급하는 수수료도 없어 수익성 측면에선 (BGMI보다)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크래프톤은 인도 매출 비중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배동근 크래프톤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인도 매출 비중이) 높은 한 자릿수(high single digit)를 차지하고 있고 인도 시장이 생각보다 객단가가 낮다"고 말한 점을 고려하면 매출 타격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또 신규 다운로드만 금지됐기 때문에 기존 이용자 대상 매출 확대도 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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