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타바이오, 당뇨병성 신증藥 임상결과 두고 설왕설래 이유는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2.08.0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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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APX-115 유럽 2상 통계적 유의성 확인 공시 이후 주가 급등
같은 날 객관적 사실 적시한 공시와 주관적 '임상 성공' 공식 발표 온도차
기대감에 이틀새 주가 50% 이상 급등…"투자자 혼란 가능한 요소" 지적도

압타바이오, 당뇨병성 신증藥 임상결과 두고 설왕설래 이유는


압타바이오 (5,650원 ▼140 -2.42%)의 주가가 당뇨병성 신증 치료제의 임상 2상 중간결과 발표 이후 이틀째 급등했다. 하지만 객관적 지표를 담은 공시내용과 주관적 표현의 공식 발표의 분위기가 묘하게 엇갈리면서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1일 증시에서 압타바이오 주가는 전일 대비 17.95% 오른 2만59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직전 거래일 상한가에 이은 또 한 번의 급등으로 2거래일 동안 주가가 53.1% 상승했다.



압타바이오 주가 급등은 당뇨병성 신증 치료제 'APX-115'의 유럽 임상 2상 탑라인 데이터가 배경이다. 압타바이오는 지난달 29일 APX-115의 유럽 임상 2상 탑라인 데이터에서 통계적 유효성을 입증했다고 공시했다. 유럽 4개국 16개 병원에서 제2형 당뇨병성 신증 환자 중 약물 투약군 68명과 위약군 72명 총 140명을 대상으로 '아이수지낙시브'(APX-115) 400mg 또는 위약을 1일 1회 경구 투여해 유효성 및 안전성을 12주 동안 평가한 결과다.

압타바이오는 신장기능 평가를 위한 주요 바이오마커인 UACR(소변 알부민-크레아티닌비율)이 위약군에서는 약 3% 미만 감소, 아이수지낙시브 투여군에서 약 20% 이상 감소(P<0.05)한 것을 확인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고 공시했다. 다만 중증 환자군 투약군-위약군 비교에서 50% 이상의 UACR 감소를 확인해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특히 순응군만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30% 이상의 UACR 감소를 확인, 신장보호 효과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후기단계 개발에서의 유효성을 추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압타바이오 관계자는 "1차 평가지표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투약군으로 설정된 68명 가운데 완주한 인원(순응군)이 44명으로 모수가 부족해 통계수치값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중증환자의 경우 모든 투약군이 순응군으로 분류되면서 확실한 효과를 입증했다. 유효성이 없다면 모든 결과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대표하는 지표 'P값' 자체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상 결과에 대한 세부 데이터는 오는 11월3일 미국에서 개최되는 미국신장학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라며 "유의미한 데이터가 도출되지 않았다면 발표에 나설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압타바이오 공시와 설명에 크게 이견을 달지 않는 분위기다. 공개된 데이터를 통해 통계적 유의성을 일정 부분 입증했고, 1차 평가지표 미충족의 변수가 실제로 순응군 부족으로 인한 모수일 경우 오는 11월 학회를 통해 추가 입증이 가능할 것이란 반응이다. 다만 공시 당일 회사가 공식적으로 배포한 보도자료는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압타바이오는 공시 당일 'APX-115 임상 2상 성공'이라고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이후 주가는 상한가로 직행했다. 전 세계적으로 당뇨병성 신증 치료제로 허가받은 근본적 치료제가 부재한데다 기술수출 논의 속도 기대감 등이 맞물린 결과다.

한국거래소는 제약·바이오 기업을 위한 포괄조항 공시 가이드라인을 통해 '신약 개발의 성패(成敗)는 임상시험 결과 등을 토대로 규제기관이 시판을 허가하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며, 중간단계인 임상시험 결과를 '임상시험 성공'으로 공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에 따라, 임상 결과 공시는 1차 평가지표(주평가지표)의 통계적 유의성 여부 등에 대해 객관적으로 공시돼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각 기업이 해당 권고사항을 지키지 않을 경우 제제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거래소가 공시 내용의 수정을 요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압타바이오는 이날 공시에서 성패를 언급하지 않고, 평가지표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 여부와 일부 수치 등을 공개했다. 거래소의 권고 사항을 준수한 공시라는 의미다.

하지만 공시와 동시에 또 다른 창구를 통해 밝힌 공식 입장에서 명확한 사실로 보기 어려운 주관적 표현을 사용한 점은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거래소의 가이드라인이 투자자와 시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인 만큼, 회사의 공식 입장 역시 이를 위한 노력이 뒷받침 됐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임상 2상의 경우 최종적으로 임상이 완료된 후에도 '성공'이라는 표현은 적합하지 않은데, 압타바이오 스스로 중간 데이터만으로 성공이란 표현을 쓴 부분은 논란이 될 만한 부분"이라며 "압타바이오의 공식입장이 이처럼 표현된 부분은 충분히 시장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요소"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임상 중간결과 공시에 대한 가이드라인 자체는 준수한 만큼, 이에 따른 판단은 투자자들이 사실관계 확인을 통해 결정하는 부분"이라며 "다만 공식 입장을 통해 성공 여부를 언급한 부분은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줄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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