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현지시간) 미국의 앤드류 J. 페우스텔과 리키 아널드, 러시아의 올레그 아르테몌프가 탑승한 러시아 소유즈 MS-08 우주선이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선 발사기지 발사대에서 국제 우주정거장을 향해 발사되고 있다. (C) 로이터=뉴스1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천문연구원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러시아 소유즈(Soyuz)·앙가라(Angara) 로켓 계약을 체결했다. 이 로켓으로 나노위성(중량 10㎏ 이하) 도요샛 4기와 차세대중형위성(차중형) 2호,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6호를 발사하기로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국제정세 변화, 미국의 제재 등으로 발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도요샛 프로젝트. / 영상=한국천문연구원/AFPBBNews=뉴스1
과학외교 역량 부실, 돌파구가 안 보인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3호가 지난 2019년 강원도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현장을 촬영한 강원도 강릉 옥계 지역과 속초/고성 지역 모습. 아리랑 6호와 7호 위성은 이보다 더 초정밀로 지구를 관측할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19.4.7/뉴스1
한국은 그동안 낮은 발사 비용과 오랜 협력 관계로 국내 인공위성을 러시아 로켓으로 다수 발사했다. 그동안 미국의 허가 하에 러시아 로켓으로 인공위성을 발사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를 맞아 미국이 제재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 핵심기술을 의존하는 한국으로선 미국, 프랑스 등 타국의 발사체를 알아봐야 하는 상황이다. ITAR 품목이 들어가는 아리랑 6호도 러시아 앙가라 로켓으로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상황은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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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미국 요구로 우리의 인공위성 발사 계약이 무산된 전례가 있다. 정부는 2000년대 초 아리랑 2호 로켓의 국제 입찰을 진행, 당시 중국의 창정 로켓을 선정했다. 하지만 아리랑 2호에는 미국산 부품이 쓰였고, 당시 중국을 제재하던 미국은 발사를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한국은 중국에 낸 1차 선지급금을 날리고, 러시아 로켓으로 인공위성을 발사했다.
한국 정부는 올해 초부터 러시아 로켓을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을 대비해 플랜B 검토에 나선다고 했으나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과학외교를 주도할 부서나 역량이 부족하고 우주 컨트롤타워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어서 정부 차원의 대응이 어려운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KAIST 우주 분야 전문가는 "한국의 우주 개발은 발사체, 인공위성, 탐사 모두 제각각 이뤄지고 있다"며 "순환 보직 공무원들이 우주외교, 과학외교를 펼칠 역량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각 부처에 산재된 우주 역량. / 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