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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정신과 의사 기타비상무이사→사내이사 추진 이유는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2.08.0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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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8일 경영개선기간 종료

신라젠, 정신과 의사 기타비상무이사→사내이사 추진 이유는




신라젠이 운명의 날 2주 전 주주총회를 열어 경영진을 보강한다. 지난해 기타비상무이사로 인연을 맺은 정신과 의사를 사내이사로 전환하는 게 특징이다. 기업에서 기타비상무이사를 사내이사로 전환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은 데다 항암제에 주력하는 회사와 전문 분야가 달라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라젠 (11,700원 ▼900 -7.1%)은 오는 4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사외이사로 △장용재 법무법인 광장 소속변호사 △정병욱 서울시립대학교 재무금융 교수를 선임하고, 사내이사로 △김재경 신라젠 기타비상무이사를 선임하는 게 골자다.

눈에 띄는 건 김재경 이사의 역할 변화다. 법적으로 문제는 없으나 기업에서 기타비상무이사를 사내이사로 전환하는 일은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법에선 이사진을 크게 사내이사,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로 구분한다. 의결사항에 대한 투표로 경영에 참여하는 건 같지만 업무를 소화하는 형태가 다르다. 사내이사는 회사에 상근하면서 회사의 상무를 보고, 사외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는 회사에 상근하지 않는다. 사내이사, 사외이사와 달리 기타비상무이사는 법으로 정해진 자격 제한이 없다는 차이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영학 교수는 "기타비상무이사에서 사내이사가 되기로 한 건 이 회사에 주력하기 위해 아예 직장을 옮기겠다는 의미"라며 "상장사에서 흔히 보이는 케이스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라젠의 경우 경영 개선기간(8월 18일) 종료를 앞두고 경영 전문성, 객관성 등을 설득하기 위해 경영진을 보강하기로 한 상황"이라며 "사내이사 합류 후 시너지가 크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이사의 전문분야는 신라젠이 몸담은 분야와 같지 않다. 김 이사는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출신으로 현재 선릉 한 정신과의원 원장, 성균관대 의과대학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외래교수로 재직 중이다. 의사로서 항암바이러스 면역치료제 개발에 주력하는 신라젠과 전문 분야가 다르다.

신라젠 측은 김 이사가 바이오사 창업주라는 점에서 신라젠과 연관성을 지녔다고 설명한다. 신라젠 관계자는 "거래소와 제약·바이오 전문가 출신으로 사내이사진을 꾸리기로 했다"고 했다. 김 이사는 2002년 체외진단 서비스업체인 랩지노믹스를 창업한 경험이 있다. 즉 신라젠은 정신과 의사가 아닌 랩지노믹스 창업주로서 김 이사를 주목한 것이다. 김 이사를 사내이사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 이미 거래소와 충분한 교감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젠은 항암제 '펙사벡' 임상 실패 이후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지난 2월 거래소가 6개월 추가 개선기간을 부여하면서 일단 고비를 넘긴 상태다. 당시 거래소는 신라젠에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와 R&D(연구개발) 인력 확충, 비R&D 분야 투명경영·기술위원회 등 기구 설치, 경영 지속성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주총을 통해 외부인사를 충원하는 것도 경영개선 일환이다. 사외이사, 감사 등은 신라젠 내부가 아닌 코스닥위원회 등 외부기관에서 추천받은 인사들이다.

신라젠의 상장폐지 여부는 늦어도 오는 10월12일까진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8일 경영 개선기간 종료 이후 15영업일 내 거래소에 개선계획 이행 내역서 등을 제출하고, 서류 제출일로부터 20영업일 내 시장위원회에서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받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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