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편하다" 절치부심 라이트 '33점 폭발'에 국대 감독 함박 웃음 [★잠실]

스타뉴스 잠실=김동윤 기자 2022.07.3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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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헌 한국 남자배구 국가대표팀 감독./사진=OSEN임도헌 한국 남자배구 국가대표팀 감독./사진=OSEN


"오늘 마음이 편하다."

임도헌(50) 한국 남자배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임동혁(23·대한항공)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의 활약에 함박 웃음을 지었다.

한국은 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챌린저컵(VCC) 3·4위전에서 체코에 3-2(25-19, 25-16, 24-26, 23-25, 22-20)로 승리하고 최종 성적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전날(30일) 튀르키예전 셧아웃 완패로 결승 진출 및 2023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출전권 획득에도 실패했으나, 마지막 경기에서 희망을 보였다. 경기 후 임도헌 감독은 "최고참 한선수부터 막내 박경민까지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 정말 고맙다. 대표팀 자체가 어려운 자리고, 여름에는 몸 관리를 해야할 시기라 힘들었을텐데 국내에서 하는 대회라 책임감을 가진 것 같다. 선수들 모두가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공격에선 임동혁이 33득점, 임성진(23·한국전력)이 15득점, 수비에선 리베로 박경민(23·현대캐피탈) 등 1999년생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30일 경기에서 주전 레프트 나경복(28·우리카드)이 광배근 쪽 담 증세가 있어 쉬게 되면서 만들어진 기회였다. 특히 앞선 두 경기에 나서지 못해 절치부심했던 임동혁은 이날 2세트부터 출전했음에도 공격 성공률 78%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기록하면서 설움을 속시원히 날렸다.



어린 선수들의 활약에 미안함과 함께 고마움을 느낀 사령탑이었다. 임 감독은 "사실 (임)동혁이도 (허)수봉이 못지않은 기량을 가졌는데 수봉이가 원체 잘해줘서 (기회를 주지 못해) 미안했다. 오늘 동혁이가 잘해줘 내 마음이 편하다"고 웃었다.

기회를 주지 못한 것이 어지간히 신경이 쓰였던 모양이다. 취재진이 임동혁에게 경기에 뛰지 못해 감독님께 섭섭한 점은 없었냐고 묻자, 임 감독은 "솔직히 얘기해도 돼, 표정이 좀 그랬어"라며 농담을 먼저 건넸다.

임동혁이 3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진행된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챌린저컵' 3-4위 결정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5세트에서 공격에 성공하고 기뻐하고 있다./사진=OSEN임동혁이 3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진행된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챌린저컵' 3-4위 결정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5세트에서 공격에 성공하고 기뻐하고 있다./사진=OSEN
이에 임동혁은 "(허)수봉이 형이 형이 워낙 잘해서 내가 감독이라도 수봉이 형을 넣었을 것 같다. 그래서 서운한 것은 없다"고 담담하게 말하면서 "약간 현실 부정도 한 것 같다. 나도 들어가고는 싶은데 수봉이 형이 너무 잘해주니까... 그래도 오늘 잘했으니 앞으로는 자주 넣어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웃었다.


사령탑은 그 기대에 부응해줄 생각이다. 임도헌 감독은 "(임)동혁이와 (허)수봉이가 포지션이 겹치는 것이 아쉽다.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 수봉이를 레프트로 쓸 생각이 있다. (임)성진이는 리시브형 레프트를 맡게 될 것"이라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고 자신감을 얻은 것이 소득이다. 스스로 자신의 부족한 점을 찾아내야 하는데 다들 잘해줘서 고맙다"고 미소 지었다.

대표팀은 이틀간 휴식을 취한 뒤 8월 2일 다시 모여 간단한 훈련을 하고 5일 태국으로 출국한다. 8월 7일부터 14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2022 아시아배구연맹 컵대회(AVC)에 참여한다. 임 감독은 신영석(38·한국전력)과 이날 부상을 당한 황경민(28·삼성화재) 등을 제외하고 다시 엔트리를 꾸려 젊은 선수들에게 좀 더 기회를 줄 예정이다. 많은 기회를 받지 못한 박찬웅(25·한국전력), 박진우(32·KB손해보험), 김규민(32·대한항공)에게 미안함을 나타냈다.



그런 만큼 다음 AVC컵은 주전 레프트로 나서는 임동혁을 많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임동혁은 "(허)수봉이 형이 내게 좋은 자극이 됐다. 나도 저렇게 코트 위의 에이스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그런 마음이 있어) 좋은 활약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잘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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