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에 上, 上, 上 1049% 대박"…개미들 꼬이면 꼭대기서 '폭락'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홍순빈 기자, 이사민 기자 2022.07.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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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무상증자 신드롬'(上)

편집자주 약세장 속 상한가 게임이 뜨겁다. 기존 테마주보다 몇 배 강하다. 주식시장이 워낙 안 좋다보니 더 두드러진다. 역사적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2000년 새롬기술부터 시장이 약하고 어려울 때면 이 테마가 빛을 발했다. 바로 '무상증자'다. 무상증자에 따른 기업가치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해도 무증 후 폭등을 목격한 투자자들은 불나방처럼 몰린다. 여느 테마주가 그렇듯 끝은 씁쓸한데 돌격을 멈추지 않는다. 금융당국까지 경보음을 울린 '무상증자 신드롬'의 그늘을 짚어본다.

"上, 上, 上 1049% 폭등"...개미 유혹하는 '저세상 주식', 정체는
"무증에 上, 上, 上 1049% 대박"…개미들 꼬이면 꼭대기서 '폭락'


"6일 연속 상한가, 일주일만에 370% 폭등하는 꿈의 주식"

무상증자 테마주가 코스닥을 휩쓸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 공포에 2022년 한국증시가 급락하며 시작된 약세장에서 초과 수익을 노리는 테마주 '수익률 게임'만 펼쳐진다.



"주식 1주를 사면 8주를 준다" 무상증자는 기업가치에 아무런 변화를 주지 않지만 투자자에겐 착시효과를 일으킨다. 투심이 붕괴된 어지러운 시장에 '무상증자=상한가' 법칙이 확산되며 주가 부양을 원하는 코스닥 기업들이 앞다퉈 '파격 무증' 카드를 꺼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7월27일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무상증자를 결정한 곳은 총 48개 기업이다. 무상증자는 보통주 1주당 1주 이하의 무상 신주를 배정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올해는 8주, 5주, 4주, 3주 등 100% 초과하는 파격 무증이 속출했다. 48개 기업 중 20개 기업이 1주를 초과하는 무상증자를 공시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통주 1주당 5주 이상을 배정한 무상증자는 2020년 0%, 2021년 1%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12.5%에 달한다. 2~4주를 배정한 기업은 13곳으로 지난해 13%에서 올해 25%로 급증했다.

8주(800%)를 배정한 노터스 (3,880원 ▲30 +0.78%)에 이어 공구우먼 (5,080원 ▼70 -1.36%)·조광ILI (732원 ▼14 -1.88%)·실리콘투 (12,810원 ▼450 -3.39%)·모아데이타 (2,535원 ▼105 -3.98%)·엔지켐생명과학 (1,759원 ▼1 -0.06%) 등은 보통주 1주당 5주(500%)를 배정했다. 7월에만 13곳이 100% 초과 비율의 무증을 공시했다. 과반수가 2주 이상을 배정했다. 이제는 1주당 1주를 배정하는 100% 무상증자 공시가 나오면 실망감에 주가가 하락할 정도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투자심리가 취약한 약세장에는 투자자를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그럴 듯한 테마주가 등장한다"며 "무상증자는 기업의 본질가치와 관계없는 조치인데도 수익률에 목마른 사람들이 이런 테마주에 불나방처럼 뛰어든다"고 분석했다.


무상증자란 이사회결의를 통해 자본잉여금을 자본금 계정에 전입해 자본금을 늘리는 조치다. 이익잉여금이나 주식발행초과금, 자산재평가이익 등의 돈을 자본금 계정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주주에게 주식대금을 받아 자본금을 실제 늘리는 유상증자와 다르다. 무증은 발행주식수 증가 외에 기업가치에 변화가 없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무상증자는 재무적 측면에서 주식의 본질 가치, 기업 가치와 무관한 조치로 우량 기업은 굳이 무상증자를 하지 않는다"며 "금리가 오르고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된 약세장에서 중소형주는 대형주보다 주가가 약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상황에서 주가에 자극을 주기 위한 무상증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증에 上, 上, 上 1049% 대박"…개미들 꼬이면 꼭대기서 '폭락'
◇혹세무민(惑世誣民) 단골 테마 "급등한 주가, 결국 제자리로 회귀할 것"

무증 테마주 랠리는 지난 5월9일 노터스가 보통주 1주당 8주 배정을 공시하며 시작됐다. 공시 후 노터스는 8거래일 만에 133% 급등했다. 권리락이 이뤄진 5월31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추가로 379% 상승했다.

3개월 전 수정주가 3225원(3월10일 기준) 대비로는 1048.8% 폭등한 것. 지지부진 약세장에서 '꿈의 10루타' 주식이 탄생하자 투자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무증 테마주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노터스는 6일 상한가 이후 급락을 거듭하며 80.4% 폭락했다. 그럼에도 노터스의 기록적인 상한가 이후 "무상증자=상한가 보증수표" 인식이 확산됐다. 코스닥 기업은 앞다퉈 파격 무증에 나섰다. 노터스에 이어 500% 무상증자를 공시한 공구우먼도 공모가 대비 지난1182.6% 폭등했다.

김민국 대표는 "주식의 본질가치를 올리는 정책은 자사주 매입·소각이나 배당 증액이며 무상증자는 기업 본질가치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며 "무상증자 초기엔 거래대금이 늘고 권리락 이후 주가가 저렴한 듯한 느낌을 주지만 결국 착시에 불과하며, 6개월쯤 뒤에 주가는 제자리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무증 발표에 주가 수직상승!…꼬인 개미들만 고점에 '콱' 물려
"무증에 上, 上, 上 1049% 대박"…개미들 꼬이면 꼭대기서 '폭락'
역대급 통큰 무상 증자가 시장을 뒤흔든다. 지지부진한 증시 흐름 속에 무상증자 공시만으로 기업 주가가 급등했다가 곧바로 급락하는 현상이 비일비재하다.

전문가들은 무상증자가 단기적인 호재로 작용할 순 있으나 장기적으론 그렇지 않다고 진단한다. 무상증자가 기업의 기초체력을 바꾸지는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무상증자 결정을 공시한 지투파워 (8,260원 ▼440 -5.06%)는 전 거래일 보다 8350원(17.9%) 상승한 5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투파워는 전날 상한가를 찍었다. 같은날 무상증자 결정을 공시한 엔지켐생명과학 (1,759원 ▼1 -0.06%)도 지투파워와 마찬가지로 상한가를 찍었다.

무상증자는 보통 기업의 유동성을 개선시키면서 주가를 부양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쓰인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실제로 주식분할 등의 방법보다 공시만으로 무상증자가 주가 상승에 더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두진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등이 2008년 9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주식분할과 무상증자를 공시한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주식분할보다 무상증자의 공시효과가 더 컸다.

주식분할 공시일 이후 8거래일까지의 누적초과수익률은 2~4%에 머무르는 반면 무상증자는 8~11%였다. 무상증자는 10거래일이 지나면 누적초과수익률이 음의 값으로 떨어졌다.

또 코스피보다 코스닥기업에의 무상증자 공시 정보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조준희 목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연구팀은 1999년 1월부터 2006년 6월까지 무상증자를 공시한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공시 이후 50거래일 동안 코스피시장의 평균초과수익률은 21.36%인 반면 코스닥시장은 25.2%였다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해당 연구를 진행한 논문에서 "코스피, 코스닥 기업의 무상증자는주가에 양의 정보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코스피보다 코스닥 기업의 정보효과가 조금 더 컸다"고 설명했다.

"무증에 上, 上, 上 1049% 대박"…개미들 꼬이면 꼭대기서 '폭락'
◇무상증자로 주가 상승!…착시 효과 '경고'

무상증자로 인해 투자자들이 수익을 볼 순 있겠으나 단기에 그칠 것이란 게 학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투자예산이 적은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량과 순매수량이 유의미하게 증가했지만 반대로 투자 주식의 범위와 투자예산이 큰 기관 투자자들의 거래량엔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양철원 단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등이 무상증자에 대한 유동성 가설을 검증한 결과 개인 투자자의 거래량은 무상증자 전보다 약 42% 증가하나 기관 투자자의 거래량은 공시월에만 급등할 뿐 바로 원래 상태로 회귀해 그 효과가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무상증자를 진행하면 일시적으로 거래량이 폭증해 주가도 함께 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거래량이 줄면서 주가도 다시 무상증자 이전으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면서 실제 자본잉여금이 자본금으로 전입되는 것일 뿐 자본 규모가 늘어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무상증자로 실제 기업가치가 상승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무상증자를 진행할 때 주식발행초과금, 자산재평가적립금 등으로부터 재원이 조달되는 것이므로 전체 자본금의 변동은 없다"며 "무상증자를 한다고 하더라도 기업 가치가 변하진 않지만 재무적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돼 기업의 신인도 제고 효과는 발생할 순 있다"고 말했다.

"3만원에 산 주식, 7000원" 무상증자 대장주, 결국 -80% 급락
"무증에 上, 上, 上 1049% 대박"…개미들 꼬이면 꼭대기서 '폭락'
2022년 혼돈의 약세장에서 '6연속 상한가' 주식이 등장했다. 올해 1000% 넘는 수익률을 기록한 뒤 폭락한 노터스는 올해 '무상증자 테마주' 장세의 포문을 연 종목이다.

쥐, 토끼, 기니피그, 비글(개) 등으로 비임상 동물실험을 하는 노터스 (3,880원 ▲30 +0.78%)는 2019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지난 5월19일 1대 8이라는 초유의 파격 무상증자 실시 후 주가가 두 배 급등했다. 무상증자 권리락이 발생한 5월31일 기준가 7730원에 거래를 개시했고 이후 6거래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6일만에 379% 오른 3만7050원을 기록했다.

3개월 전 주가 3225원(3월10일 기준, 수정주가) 대비 1048.8% 폭등한 것.

하지만 6일 상한가 이후 노터스는 폭락을 거듭하며 80.4% 추락했다. 결국 권리락 기준가 수준에 수렴했다. 고점(3만7050원)에서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단박에 원금의 80%를 날렸다.

◇1주 사면 8주를 줬다...무증 테마주 '대장' 노터스 6연상 폭등→80% 급락

자본시장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1대 8 무상증자로 주가에 불이 붙었다. 노터스의 '파격 무증→주가 급등→무증 권리락→주가 2차 급등' 흐름은 이제 시장에서 무상증자 테마주 상승 공식처럼 통하고 있다.

보통주 1주당 8주를 배정하는 무증을 실시하기 전 노터스는 '원숭이 두창 테마주'로 묶여 주가가 출렁인 상태였다. 이미 상승 바람을 탔던 주가는 800% 무증 발표에 한 번, 권리락 이후에 또 한번 급등세를 연출했다.

무상증자란 주식대금을 받지 않고 무상으로 주주들에게 주식을 새로 나눠주는 것이다. 한국 증시에서는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1:1 무상증자만 해도 '통큰 무증'으로 불린다. 하지만 노터스는 상식을 깨고 무려 1대8 무증을 발표했다.

비임상 동물실험을 하는 노터스는 지난해 쥐 9억9000만원 어치, 비글 3억8000만원 어치, 기니피그 2억9000만원 어치, 토끼 1억6000만원 어치를 연구 소모품으로 사들였다/동물 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비임상 동물실험을 하는 노터스는 지난해 쥐 9억9000만원 어치, 비글 3억8000만원 어치, 기니피그 2억9000만원 어치, 토끼 1억6000만원 어치를 연구 소모품으로 사들였다/동물 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8주를 더 준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권리락 후 주가는 대략 1/8 가격으로 조정된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권리락 발생 후 주가가 저평가된 것 같은 착시를 일으킨다. 6만9500원이던 노터스 주가는 1대8 무증으로 권리락이 발생하면서 5월31일 거래 기준가는 7730원으로 조정됐다.

기업가치는 그대로지만 권리락 발생 후 노터스는 6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무상증자로 7000원대로 조정된 주가는 순식간에 3만7050원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6일 상한가 이후 열광적 폭등 랠리는 끝났다. 1일 거래정지 후 7일 연속 급락하며 3만7050원에서 6월21일 7700원까지 추락하며 폭포수같은 차트를 그렸다.

앞서 노터스 관계자는 파격 무증에 대해 "주주가치 증진을 위한 조치"라며 "무증 전 발행주식수가 780만주 정도로 유동성이 부족해 거래량 활성화를 위한 무상증자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통주식수 증대로 기관 투자자도 주식을 매수할 수 있게 되면 기업가치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대주주 HLB로 변경...비임상 동물실험 강소기업

인천 송도에 위치한 노터스 송도연구소 모습/사진=노터스인천 송도에 위치한 노터스 송도연구소 모습/사진=노터스
노터스는 전북대 수의대 출신 정인성 대표가 2012년 창업한 비임상 동물실험기업(CRO·임상수탁기관)이다. 국내 비임상 동물실험 분야의경쟁력을 바탕으로 2019년 코스닥 상장했다. 유한양행, 한미약품, 종근당 등 국내 메이저 제약사와 대학병원 등 300여곳을 고객사로 뒀다.

노터스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임상실험 전 단계인 비임상 동물실험을 위탁받는다. 실험 동물을 대상으로 신규 개발 물질의 유효성과 부작용을 검증하는 업무다. 신약개발업체가 큰 규모의 동물시설을 구축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기에 외부에 실험을 위탁하는데 노터스가 이를 맡는다. 그밖에 병원과 바이오기업, 연구소에 동물실험실을 구축하는 설계 용역 사업도 한다.

창업주 정인성 대표는 지난 3월 자신의 보유지분(20.34%)을 코스닥 바이오기업 HLB (100,000원 ▲2,700 +2.77%)와 에이치엘비테라퓨틱스에 넘겼고 최대주주는 HLB로 변경됐다. 노터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비 10.1% 증가한 644억원, 영업이익 11.4% 늘어난 88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상장 후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99사이즈도 괜찮아" 김민경 쇼핑몰..12배 폭등→77% 급락
"무증에 上, 上, 上 1049% 대박"…개미들 꼬이면 꼭대기서 '폭락'
개그우먼 김민경이 전속모델로 유명한 쇼핑몰 공구우먼은 지난 3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노터스에 이어 1주당 5주를 배정하는 파격 무상증자를 실시하며 '무상증자 테마주' 왕좌에 올랐다.

3월23일 상장 후 7월5일까지 약 3개월 반 만에 공모가(2만원, 수정주가 3337원) 대비 1182.6% 수익률을 기록했다. 겨우 석달 만에 10배를 넘어 12배 폭등한 것. 노터스와 마찬가지로 무상증자 공시 후 한 차례, 권라락 이후 또 한 차례 급등하면서 공구우먼 주가는 약세장에서 천장을 뚫고 날아올랐다.

◇상장 후 파죽지세...주가 1182% 올랐지만, 고점서 77% 급락

2003년 설립된 온라인 쇼핑몰 공구우먼은 '자기 몸 긍정주의(바디 포지티브·body positive)' 운동의 선구자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하자"는 이 운동은 여성들이 예쁘지만 몸을 압박하는 작은 사이즈 옷에서 벗어나 자신의 몸에 잘 맞는 편안한 옷을 입자는 것이다.

모든 여성이 체형에 구애받지 않고 사이즈를 선택하게 한다는 뜻에서 사명을 0부터 9까지 모든 숫자를 뜻하는 '공구우먼'으로 지었다. 2003년 '09WOMEN' 브랜드를 론칭했고 55부터 99, 100, 120까지 '플러스 사이즈' 의류를 출시했다.

공구우먼 전속모델 김민경 화보 이미지/사진=공구우먼 공식몰 공구우먼 전속모델 김민경 화보 이미지/사진=공구우먼 공식몰
하지만 올 초 코스닥 상장 공모 때 흥행에 참패했다.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펀드매니저 참여가 저조해, 결국 희망 공모가 밴드 최하단보다 30% 낮은 2만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공모 주식수는 112만주로 줄었고 공모 규모도 22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공모가 2만원 기준 시가총액은 734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상장 후 공구우먼은 주식발행초과금을 활용해 무상증자에 나섰다. 6월 14일 공구우먼은 보통주 1주당 신주 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공시했다.

"주식 1주를 사면 5주를 더 준다" 파격 공시에 공구우먼은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권리락이 이뤄진 6월30일부터는 나흘 연속 상한가를 이어가며 7월5일 4만2800원을 기록했다.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12배 오른 주가다.

"무증에 上, 上, 上 1049% 대박"…개미들 꼬이면 꼭대기서 '폭락'
하지만 상한가 파티는 짧게 끝났다. 7월6일 장중 5만4500원까지 올랐던 공구우먼은 이후 주르륵 급락했다.

28일 코스닥 시장에서 공구우먼 (5,080원 ▼70 -1.36%)은 전일대비 900원(6.77%)% 하락한 1만2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후 최고가(5만4500원) 대비 77.2% 폭락한 것이다.

다만 공모가(수정주가 3337원) 대비로 여전히 271.6% 수익률을 나타냈다. 무상증자 공시의 주가부양 효과는 제대로 누린 셈이다. 시가총액도 공모가 기준 734억원에 불과했는데 28일 종가 기준 273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공구우먼은 무증 후 주가가 급등했지만 상장 초기 보호예수 덕분에 급등 구간에서 대주주 매물은 출회되지 않았다. 주관사를 비롯한 기관 투자자 물량이 상장 이후 약 373만주 출회됐다.

한편 중소기업 공구우먼은 지난해 매출액 473억원, 영업이익 103억원, 당기순이익 8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3년 연속 성장세를 기록하며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IPO 흥행 실패→426% 폭등…"물렸던 기관들만 털고 나갔다"

/시각물=임종철 디자인기자 (배경이미지 출처: 모아데이타)/시각물=임종철 디자인기자 (배경이미지 출처: 모아데이타)
"무상증자 검토 중"이란 말만으로도 주가가 들썩였다. 공시가 뜨자 연이틀 상한가 행진을 벌였다. 불과 4개월 전만 해도 공모시장에서 외면을 받았던 모아데이타의 이야기다.

인공지능(AI) 이상탐지기술업체 모아데이타는 지난 3월10일 상장된 후 불과 4개월 만에 공모가보다 139% 올랐다. 첫날 종가에 비해선 197%, 상장 후 최저가 대비로는 무려 426% 폭등했다. 흥행 실패 공모주를 '대박' 종목으로 탈바꿈시킨 것은 다름 아닌 '1 대 5' 파격 무상증자였다.

◇'IPO 흥행 실패→426% 폭등'...뒤에는 '무상증자' 있었다

2014년에 설립된 모아데이타 (2,535원 ▼105 -3.98%)는 기업 인프라에 발생하는 기술 장애를 인공지능 기반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예측하고 원인을 분석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ICT(정보통신기술) 인프라 모니터링 서비스인 '페타온 포캐스터'를 대표 상품으로 내세운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신체 건강 나이를 측정하고 질병을 사전에 예측하는 솔루션도 제공한다. 사람의 건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이상 징후를 찾는'플로핏'이란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등 헬스케어 산업에도 주력한다.

그러나 모아데이타는 상장 과정에서 큰 관심을 얻지 못했다. 모아데이타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희망 공모가밴드(2만4000원~2만8000원) 하단보다도 낮은 2만원(수정주가 3333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상장 첫날에는 공모가보다 낮은 가격에 시초가를 형성했고 결국 이날 -10.83%로 마감하며 코스닥에 입성했다.

이후에도 주가는 지지부진했다. 지난달 23일에는 장중 1511원까지 찍으며 상장 후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상장된 지 불과 3개월만에 -50%라는 처참한 성적을 거둔 셈이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반전은 다음날부터 시작됐다. 최저가를 찍은 지 하루 만인 지난달 24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부터 연일 상승세를 보이더니 불과 5거래일만에 주가는 68.8% 급등했다.

이상 급등세에는 이유가 있었다. 모아데이타는 지난달 29일 '현저한 시황변동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유통주식수 확대 등을 위한 무상증자를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다. 또 "신사업 확장을 위해 전환사채(CB) 발행을 검토 중"이라고도 했다. 주가는 해당 공시가 나온 이날부터 다음날까지 2거래일 간 또 10% 넘게 올랐다.

결국 모아데이타는 5일 기존 1주당 5주의 신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공시가 나온 당일과 이튿날 주가는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치며 쭉쭉 뻗었다. 권리락 발생일인 19일과 21일 다시 '더블 상한가'를 기록하며 권리락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정점을 찍었던 주가는 25일 하한가를 기록하며 내리막세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4거래일 연속 내리면서 28일 4085원에 마감했다. 최고가인 7950원보다 48.6% 폭락한 것이다. 29일 오전 11시30분 현재 모아데이타는 전일 대비 5.88% 빠지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웃은 건 무증테마주에 올라탔던 개미가 아닌 기관투자자였다. VC(벤처캐피탈) 아주IB투자는 모아데이타가 무증을 발표했던 5일 남아있던 지분 전량인 27만6555주를 팔아치웠다.

앞서 아주IB투자는 지난달 30일부터 3거래일 연속으로 각각 6만주, 8만1080주, 10만주를 장내 매도했다. 상장 이후 줄곧 부진했던 주가가 무상증자 테마로 폭등하자 4일에 걸쳐 분할매도하며 수익을 챙긴 셈이다.

애당초 이번 무상증자 자체가 기관투자자를 위한 전략이 아니었냐는 지적도 나온다.

모아데이타 주가가 내년 7월15일까지 전환사채 주식전환가액인 3125원 이상만 되면 전환사채 투자자들은 수익을 남기게 된다. 이에 전환사채 공시가 뜬 직후인 7일 모아데이타 주가는 12%가량 폭락하기도 했다. 통상 전환사채를 주식을 전환하면 주식 물량이 늘어나 기존 주주 가치가 희석되면서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

한편 모아데이타는 지난해 매출액으로 전년 대비 42.49% 오른 19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2.18% 내린 27억원, 당기순이익은 48.25% 빠진 11억원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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