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건국의 날' 쏟아진 미사일…러시아, 54일만에 키이우 폭격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2.07.29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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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마을의 한 주민이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무너진 집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마을의 한 주민이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무너진 집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북부 체르니히우 등 주요 도시를 향한 미사일 공격을 재개했다. 돈바스 등 주요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거세지자 공격 초점을 우크라이나 북부 등으로 돌린 것으로 보인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R·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올렉시 쿨레바 키이우 주지사는 이날 "키이우 지역 비시고로드의 기반시설이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비시고로드는 키이우 도심에서 북쪽으로 약 20km 떨어진 곳으로, 러시아군의 키이우 미사일 공격은 지난달 5일 이후 54일 만이다. 이날 공격으로 민간인 5명을 포함해 15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는 러시아군이 흑해에서 발사한 미사일 6발로 키이우를 공격해 외곽 마을에 있는 군부대를 타격했고, 이 공격으로 건물 한 채가 파괴됐고, 다른 두 채가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북부 주요 도시인 체르니히우, 지토미르 등도 러시아군의 공습을 받았다. 특히 러시아의 우방국인 벨라루스가 이번 공격에 동참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바체슬라우 차우스 체르니히우 주지사는 "벨라루스 영토에서 다수의 미사일이 발사됐다"고 말했다. 북동부에 위치한 하르키우 지역에도 밤새 폭격이 이어졌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하르키우 지역 발전소에서 경찰관 1명이 사망했다.



중부 도시이자 키로보흐라드주의 주도인 크로피우니츠키에서는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5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키로보흐라드 주지사는 도시에 있는 공군사관학교 격납고에 미사일 2발이 발사됐고, 이 공격으로 민간 항공기도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최근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에 집중하며 키이우 인근지역에 대한 공격을 중단했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으로부터 군사무기 지원을 받은 우크라이나군이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반격에 성공하자 수세에 몰린 러시아군이 다시 키이우로 눈을 돌렸다.

키이우의 쿨레바 주지사는 러시아군의 이번 공격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건국의 날(The Day of Statehood)' 선포와 연관이 있다고 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매년 7월 28일을 공식적으로 우크라이나 '건국의 날' 국가공휴일로 제정했고, 이날 선포에 나섰다. 그는 '건국의 날' 선포 기념 영상 메시지에서 "우리의 위대한 우크라이나 가족은 우크라이나 국가 상징의 가족으로 통합됐다"며 "우크라이나는 독립적이고 자유롭고 나눌 수 없는 국가다. 우리는 항복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남부 요충지 헤르손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탄력을 얻고 있다. 영국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가 새로운 장거리포를 활용해 러시아가 통제 지역 보급을 의존하는 드니프로강 다리 최소 3개를 손상시켰다"며 "드니프로강 서안에 주둔 중인 러시아 49부대가 현재 매우 취약한 상태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고 트위터를 통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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