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부자' 찰리 멍거는 어떤 주식에 집중 투자했을까? [김재현의 투자대가 읽기]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2022.07.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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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멍거의 투자철학⑭

편집자주 대가들의 투자를 통해 올바른 투자방법을 탐색해 봅니다. 먼저 찰리 멍거의 '가난한 찰리의 연감'(Poor Charlie's Almanack)을 통해 멍거의 투자철학을 살펴봅니다.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버핏의 오른팔'로 불리는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은 어떤 주식에 투자하고 있을까? 2008년 워런 버핏에게 BYD투자를 추천한 사람도 찰리 멍거일 정도로 멍거가 버크셔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다. 그래서 미국 투자자 중에는 찰리 멍거가 투자한 주식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많다.

멍거가 투자한 주식에는 개인적으로 투자한 주식과 2022년 3월까지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관리했던 데일리저널 포트폴리오를 통해 투자한 주식이 있다.



먼저 멍거가 개인적으로 투자한 주식부터 살펴보자. 멍거는 틈날 때 마다 자산을 3개 대상에 집중해서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바로 창고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 버크셔 해서웨이 및 리 루(Li Lu)의 히말라야 캐피탈이다.

코스트코, 버크셔 해서웨이, 히말라야 캐피탈
멍거는 1997년부터 코스트코 이사를 역임 중이며 버크셔 해서웨이가 2020년 말 코스트코 주식 430만 주를 매각한 후에도 코스트코 주식을 계속 보유하고 있다. 2021년말 기준 멍거는 코스트코 약 16만7000주를 보유중이며 지분 가치는 약 8100만 달러에 달했다.



2012년 당시 부통령이던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짐 시네갈 코스트코 회장/AFPBBNews=뉴스12012년 당시 부통령이던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짐 시네갈 코스트코 회장/AFPBBNews=뉴스1
코스트코는 멍거가 버크셔 해서웨이 다음으로 좋아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 기업이다. 멍거는 코스트코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존경할 만한 자본주의 기업 중 하나이며 짐 시네갈 회장은 가장 존경할 만한 유통 기업가 중 한 명"이라고 극찬했다. 또한 멍거는 "코스트코는 좋은 문화와 도덕성을 가지고 있다"며 "미국에 있는 다른 기업들이 코스트코만큼 운영된다면 우리에게는 정말 큰 축복일 것이다"고 밝힐 정도로 코스트코를 호평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이 집에서 요리하기 위해 식료품 구매를 늘리면서 코스트코는 대표적인 수혜종목으로 부상했다. 2021년 코스트코 주가는 51% 급등하며 S&P500 지수 상승폭을 크게 상회했으나 2022년 들어 실적 우려로 타겟 등 유통업체 주가가 급락하자 함께 조정국면에 진입했다.

두 번째 기업은 버크셔 해서웨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1년 9월 10일 기준 멍거가 보유중인 버크셔 해서웨이 A클래스 주식은 4370주다. 지난 7월 27일 종가인 43만6100달러로 계산하면 약 19억575만 달러로 멍거는 대부분의 재산을 버크서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다. 워런 버핏과 함께 오랜 기간에 걸쳐 일군 버크셔에 대한 애정이 드러난다.


미국 포브스지에 따르면 2022년 7월 27일 기준 멍거의 재산은 약 23억 달러(약 3조원)에 달한다. 멍거는 자신이 다녔던 미시간대학에 2013년 1억1000만 달러 상당의 버크셔 주식을 기증하는 등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버크셔 주식을 사회에 기부해 왔다.

세 번째는 리 루가 운영하는 히말라야 캐피탈이다. 리 루는 1989년 천안문사태에 학생대표로 참여했다가 미국으로 망명했으며, 컬럼비아대학을 졸업한 후 히말라야 캐피탈을 운영하고 있다. 리 루와 버핏의 인연도 재밌다. 리 루는 1993년 컬럼비아대학에서 우연히 버핏의 강연을 듣게 된 후 투자로 진로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멍거는 리 루를 '중국의 워런 버핏'으로 극찬하며 히말라야 캐피탈이 유일하게 자신이 돈을 맡기는 외부 투자회사라고 밝혔다. 또한 멍거는 "리 루가 무수한 투자자가 투자대상을 찾고 있는, 경쟁이 치열한 미국 시장이 아닌 중국에서 투자하는 것도 장점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리 루는 2008년 멍거에게 BYD를 소개해서 버크셔가 40배에 달하는 투자 수익을 올리게 된 계기를 만든 인물이기도 하다.

은행주와 알리바바를 보유한 데일리 저널 포트폴리오
'3조 부자' 찰리 멍거는 어떤 주식에 집중 투자했을까? [김재현의 투자대가 읽기]
이제 데일리저널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자. 여기서도 멍거는 3~4개 종목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2022년 2분기 말 기준, 전체 포트폴리오 금액은 1억7493만 달러이며 이중 뱅크오브아메리카 투자 비중이 40.9%, 투자금액은 7160만 달러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웰스파고 투자 비중이 35.6%, 투자금액은 6235만 달러에 달했다. US뱅코프 투자 비중도 3.7%를 기록하는 등 금융주 투자비중이 무려 80%에 달한다.

멍거가 은행주를 대량 보유한 이유는 뭘까. 2021년 데일리저널 주총에서 한 참석자가 다른 주식과 비교할 때 은행주 보유의 장점이 무엇인지 은행주가 안정적인지 질문하자, 멍거는 "은행을 영리하게 운영한다면 아주 좋은 사업입니다"라고 답한 적이 있다. 곧이어 멍거는 은행의 문제는 우리가 뱅커보다 더 많은 은행을 가지고 있는 데 있다며 "버핏 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경영자는 소수에 불과해서 은행을 현명하게 운영하기 힘들다"며 은행 경영진을 비판했다.

알리바바 투자비중이 19.5%를 기록한 것도 눈에 띈다. 데일리저널은 알리바바 주식 3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멍거는 알리바바 주식이 250달러대에서 110달러까지 급락하자 보유 수량을 늘렸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로 인해서 2022년에도 하락세가 지속되자 반등을 틈타 알리바바 보유 지분을 절반으로 줄였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중국 인터넷 주식의 급락에 멍거 역시 손실을 본 건데, 중국 주식투자의 어려움을 잘 드러낸다.

한편 데일리저널은 포스코도 보유하고 있다. 투자비중은 0.25%, 보유금액은 약 43만달러로 미미한 수준이다.

위에서 살펴 본 멍거의 투자종목 중 역시 중요한 건 멍거 자신이 투자한 코스트코, 버크셔 해서웨이와 리루의 히말라야 캐피탈이다. 멍거답게 자신이 잘 알고 사회에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코스트코)에 투자하거나 최고의 투자자가 운영하는 회사(버크셔 해서웨이, 히말라야 캐피탈)에 투자했다.

특히 버크셔 주식 보유를 통해 멍거는 단지 경영진으로서가 아니라 다른 한편으로는 주주로서 회사 성장의 과실, 또는 실패로 인한 손실을 주주들과 똑같이 짊어지고 있다.

멍거 투자의 특징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집중 투자다. 버크셔 해서웨이 자체가 지주회사로서 분산투자 효과가 있지만, 50~100개 종목 대신 자신이 가장 잘 이해하며 최고라고 평가하는 3개 종목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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