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심 금감원 증권발행제도팀장은 "무상증자는 외부 자본 유입이 없어 실질적으로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며 "무상증자비율이 높은 경우 주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하기도 하지만 실질적인 기업가치 변동이 없다면 주가가 다시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부터 무증 테마주가 급등하자 유튜브와 주식 오픈채팅방을 통해 '무상증자로 돈 버는 법, 확률 94.5% 투자법' 등 테마주 투자를 부추기는 투자권유가 급증했다. 특정 종목에 대해 '무상증자 공시 임박'이라고 소문을 퍼트리거나, '무상증자 확률 높은 기업' 리스트를 제시하고 신주 배정비율이 높은 종목을 알려주겠다며 투자를 부추기는 카페도 등장했다.
'무상증자=주가급등' 공식이 성립되자 주식을 미리 사놓고 기업에 무상증자를 요구한 뒤 주가가 오르자 팔아버리는 투자자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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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거주하는 슈퍼개미 김대용씨는 지난달부터 107억원을 들여 신진에스엠 주식을 산 뒤 "경영권 참여와 무상증자 요구"를 공시했다. 하지만 그는 무증 기대감에 주가가 오르자 지난 14일 신진에스엠 주식 전량을 매도하며 11억원을 차익실현하고 떠났다.
3주만에 11억원을 벌어들인 김씨는 또 다른 코스닥 기업 양지사 지분 5.25%를 신규취득하며 "무상증자 및 주식거래 활성화, 기타 주주가치 제고와 자진 상장폐지를 (회사 측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2일 양지사는 한국거래소 조회공시에 "무상증자를 검토한 사실이 없으며 계획도 없다"며 무상증자 기대감에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호재가 없는 시장 상황이 '무상증자 테마투자'를 부추긴다며 이를 이용해 투자에 나서는 것은 손실의 위험이 크다고 지적한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재무제표상 돈을 벌고 있는 회사이거나 실질적으로 주주 환원 정책을 계속 시행해 온 기업들의 경우 무상증자가 호재일 수 있다"면서도 "최근에는 변동성만 일으키고 (수익을 챙긴 뒤) 나가는 시세조종같은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뉴스가 나왔을 때는 주가가 많이 올랐을 가능성이 높다"며 "무상증자를 하는 종목 중 거래량이 별로 없는 종목의 고점에 투자했다가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손해를 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