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지난해 1월 톤당 800~900달러에 구입했지만 올해 1월 1100~1200달러로 가격이 높아졌다. 이번 달에는 1200~1300달러까지 오른 가격에 구입하고 있다. 코카콜라 등을 생산하는 LG생활건강도 지난해 1월 기준 kg당 1040원에 거래했지만 올해 1월 1460원으로 올랐고 지난달부터 1700원에 구매하고 있다.
원물 대비 페트 비중이 큰 생수업계와 상대적으로 생산규모가 적은 음료기업도 페트칩 가격 인상으로 원가부담을 안고 있다. 제주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개발공사는 전년대비 40~50% 높아진 가격을 부담하고 있고, 포카리스웨트 등을 판매하는 동아오츠카와 하늘보리 등을 주력으로 하는 웅진식품 역시 50% 이상의 가격인상부담이 생겼다. 한 음료업계 관계자는 "페트칩은 가격이 많이 오른데다 수급 자체도 좋지 않다"며 "아직까지 재고로 소화할 수 있지만 음료판매가 급증하는 여름철을 넘겨야 안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공장에 페트를 자체생산하는 설비를 갖춘 기업들은 손실을 감내할 수 있다. 일례로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탄산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안성공장과 생수 자회사 백학음료, 산청음료, CH청원 등에서 페트 소비량이 많은데 자가생산비율이 80% 정도여서 원가부담을 내재화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지난 25일 생수 아이시스 페트병 무게를 10% 줄인 경량화 용기도 적용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지난해 롯데알미늄 페트사업을 인수하면서 수직계열화를 통해 외부 구매비용과 물류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며 "높아진 원가경쟁력이 원재료 가격 인상분으로 상쇄되지만 가격인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해부터 제품가격을 올린 음료업계는 추가로 늘어난 페트칩 가격 부담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추가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게 음료업계의 설명이다. 또 다른 음료업계 관계자는 "통상 가격을 올릴 때 내용물의 원재료가 아닌 포장재 비용을 이유로 삼긴 어렵다"면서도 "포장가격 비중이 높은 상품일수록 가격인상 압박이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