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상증자 테마주가 코스닥을 휩쓸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 공포에 2022년 한국증시가 급락하며 시작된 약세장에서 초과 수익을 노리는 테마주 '수익률 게임'만 펼쳐진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7월27일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무상증자를 결정한 곳은 총 48개 기업이다. 무상증자는 보통주 1주당 1주 이하의 무상 신주를 배정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올해는 8주, 5주, 4주, 3주 등 100% 초과하는 파격 무증이 속출했다. 48개 기업 중 20개 기업이 1주를 초과하는 무상증자를 공시했다.
8주(800%)를 배정한 노터스 (4,200원 ▼5 -0.12%)에 이어 공구우먼 (9,220원 ▲70 +0.77%)·조광ILI (732원 ▼14 -1.88%)·실리콘투 (6,370원 ▲590 +10.21%)·모아데이타 (3,310원 ▲20 +0.61%)·엔지켐생명과학 (1,653원 ▼1 -0.06%) 등은 보통주 1주당 5주(500%)를 배정했다. 7월에만 13곳이 100% 초과 비율의 무증을 공시했다. 과반수가 2주 이상을 배정했다. 이제는 1주당 1주를 배정하는 100% 무상증자 공시가 나오면 실망감에 주가가 하락할 정도다.
무상증자란 이사회결의를 통해 자본잉여금을 자본금 계정에 전입해 자본금을 늘리는 조치다. 이익잉여금이나 주식발행초과금, 자산재평가이익 등의 돈을 자본금 계정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주주에게 주식대금을 받아 자본금을 실제 늘리는 유상증자와 다르다. 무증은 발행주식수 증가 외에 기업가치에 변화가 없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무상증자는 재무적 측면에서 주식의 본질 가치, 기업 가치와 무관한 조치로 우량 기업은 굳이 무상증자를 하지 않는다"며 "금리가 오르고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된 약세장에서 중소형주는 대형주보다 주가가 약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상황에서 주가에 자극을 주기 위한 무상증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개월 전 수정주가 3225원(3월10일 기준) 대비로는 1048.8% 폭등한 것. 지지부진 약세장에서 '꿈의 10루타' 주식이 탄생하자 투자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무증 테마주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노터스는 6일 상한가 이후 급락을 거듭하며 80.4% 폭락했다. 그럼에도 노터스의 기록적인 상한가 이후 "무상증자=상한가 보증수표" 인식이 확산됐다. 코스닥 기업은 앞다퉈 파격 무증에 나섰다. 노터스에 이어 500% 무상증자를 공시한 공구우먼도 공모가 대비 지난1182.6% 폭등했다.
김민국 대표는 "주식의 본질가치를 올리는 정책은 자사주 매입·소각이나 배당 증액이며 무상증자는 기업 본질가치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며 "무상증자 초기엔 거래대금이 늘고 권리락 이후 주가가 저렴한 듯한 느낌을 주지만 결국 착시에 불과하며, 6개월쯤 뒤에 주가는 제자리로 돌아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