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치료, 부작용 없는 약 없을까?…"한약재 황정, 효과 입증"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2022.07.2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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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박두리 선임연구원./사진제공=자생한방병원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박두리 선임연구원./사진제공=자생한방병원


박두리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동물실험 연구에서 '황정'의 갱년기 치료 기전과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 논문은 SCI(E)급 저널 'Biomedicine & Pharmacotherapy (IF=7.419)' 7월호에 게재됐다.

갱년기(폐경기)는 여성 호르몬이 점차 줄어 더 이상 월경을 하지 않고 임신 능력이 영구히 정지되는 시기를 말한다. 몸 안의 호르몬이 급격하게 변화해 신체적·심리적 변화가 동반되는 것이 특징이다. 신체적으로는 초기에 안면홍조, 건망증, 발한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며 정신적으로는 기분이 우울해지고 불안감을 느끼는 등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특히 갱년기 증상을 장기적으로 방치할 경우 골다공증, 비만, 심혈관질환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부터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인 치료법으로는 합성에스트로겐(E2)을 투여하는 보충 요법이 사용된다. 하지만 이는 자궁내막암이나 유방암과 같은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보고가 있어 부작용이 적은 치료제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갱년기 치료를 위해 자생한방병원에서 주로 처방하는 JS트로겐의 주요 한약재 '황정(층층갈고리둥굴레)'이 이번 연구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실험 쥐를 대상으로 난소 절제 수술을 통해 갱년기와 같이 여성호르몬이 감소한 환경을 재현했다. 이어 쥐들을 황정 투여군과 합성에스트로겐 투여군으로 나눠 갱년기 치료 효과를 분석했다.

먼저 연구팀은 질의 두께 회복 정도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를 위해 질 표피세포 및 단면 염색을 실시한 후 여성호르몬이 발현하고 기능하도록 돕는 '에스트로겐 수용체 알파(ERα)'와 '에스트로겐 수용체 베타(ERβ)' 발현량을 관찰했다. 질 조직 내 ERα와 ERβ 발현량이 많을수록 질 표피 두께 회복이 촉진되며 이는 질 건조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황정 투여군의 경우 가장 높은 ERβ 발현량을 나타냈다. 또 황정은 ERα와 자궁내막 과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인자인 '섬유아세포성장인자(Fgf)2'와 'Fgf9'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합성에스트로겐 투여군은 정상군과 황정 투여군에 비해 자궁내막에서 ERα의 발현량이 두드러지게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연구팀은 ERα 발현량 증가는 자궁내막 과형성과 같은 부작용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 황정 투여군의 치료 안전성이 합성에스트로겐 투여군 보다 높다고 해석했다.

또한 연구팀은 각 치료군에 대한 다리뼈 CT(컴퓨터 단층) 촬영, 체중 및 콜레스테롤 측정, 혈중 세로토닌 호르몬 측정 등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결과 황정 투여군의 체중이 더 낮았고 다리뼈 CT와 여러 골질량 관련 수치에서도 뼈 보호 효과를 나타냈다. 황정은 질 건조증뿐만 아니라 골다공증과 비만, 우울감 감소에도 효과 보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박두리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번 논문은 JS트로겐의 주요 한약재인 황정의 갱년기 개선 효과와 기전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천연 갱년기 치료제로서 호르몬 치료의 부작용 우려에서 벗어나 안전하게 사용이 가능한 만큼 치료법 활용 및 건강기능식품으로의 개발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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