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의 기대주'가 만능카드인가... 그에게 '성장할 시간'을 주자

스타뉴스 양정웅 기자 2022.07.27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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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용. /사진=두산 베어스최승용. /사진=두산 베어스


'제2의 장원준'이라 불리며 두산 베어스의 기대주로 등극한 좌완 최승용(21). 천천히 선발 수업을 받았어야 할 그가 팀 사정으로 인해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27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최승용에 대해 언급했다. 김 감독은 지난 24일 SSG와 경기에서 타구에 손가락을 맞고 이탈한 곽빈의 대체 선발로 박신지와 함께 최승용의 이름을 꺼냈다.



최승용은 26일까지 올 시즌 31경기에 등판, 3승 4패 4홀드 평균자책점 4.74를 기록하고 있다. 불펜으로 시즌을 시작했던 그는 4월 말부터 2달 가까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이후 최근까지 다시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선발투수로 키워야 할 자원이다. 깔끔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시속 140km 중후반대의 패스트볼이 일품인 그는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국보' 선동열(59) 전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극찬을 받았다. 다만 올 시즌에는 구속 상승과 변화구 장착을 시키기 위해 중간계투로 주로 내보낼 예정이었다.



최승용. /사진=두산 베어스최승용. /사진=두산 베어스
그러나 팀 선발진의 문제가 최승용을 그냥 두지 않았다. 지난해 리그 MVP였던 아리엘 미란다가 어깨 부상으로 4월 2경기 등판 후 2군으로 내려갔고, 그 자리를 최승용이 대체한 것이다. 4월 29일 인천 SSG전부터 선발투수로 등판한 그는 5월 11일 고척 키움전에서 첫 선발승을 챙겼다. 선발 첫 3경기에서 그는 15이닝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순항할 것 같던 최승용은 5월 19일 잠실 SSG전(3⅓이닝 8피안타 5실점)을 기점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마지막 선발 3경기에서는 모두 5이닝 이하를 소화하고 내려왔다. 결국 6월 17일 잠실 KT전(2이닝 5피안타 3실점)을 끝으로 다시 구원 자리로 돌아왔다.

준비되지 않은 선발 등판은 최승용에게 상처만 남겼다. 구원 2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한 최승용은 선발투수로 나선 8경기에서는 그 2배인 6.00을 거두고 있다. 불펜으로 24이닝 동안 19개의 삼진을 잡았지만 선발로는 더 많은 이닝(33이닝)을 던지고도 오히려 삼진은 17개로 줄었다.


또한 타순이 한 바퀴 돌 때는 0.234였던 피안타율이 2바퀴에는 0.328, 3바퀴째는 0.455까지 올라갔다. 60구를 넘겼을 때의 피안타율도 0.361까지 올라갔다. 최승용 본인 역시 "체력이 떨어지다 보니 구위도 떨어졌고, 컨트롤이 안 돼 몰리는 공이 많아졌다"고 돌아봤다.

최승용. /사진=두산 베어스최승용. /사진=두산 베어스
사령탑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6월 중순 "아직 선발 돌기에는 힘에 부친다"고 말했던 김 감독은 26일에도 "선발을 왔다 갔다 하면서 구속이 안 올라온다"고 최승용에 대해 평가했다. 그는 "(중간으로 간 후) 구속이 계속 올라갔다. 시속 147km까지 올라갔다"며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김 감독은 "초반부터 선발 생각도 안 하고, 앞으로 봐서 구속을 올려서 좋은 투수를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팀 사정상 어쩔 수 없이 선발로 가게 됐다"며 "어린 선수가 차분하게 잘 던져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물론 이번 선발 등판은 갑작스러운 공백으로 인한 임시 조치인 만큼 최승용은 한두 경기 후 다시 중간계투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러나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또다시 선발로 등판한다는 점에서는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 적어도 올 시즌에는 최승용에게 스스로 선발로 성장할 시간을 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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