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상반기엔 웃었지만...'연말 보릿고개' 예보에 비상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2022.07.2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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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내 고로 주상에서 한 직원이 1500도에 달하는 뜨거운 열기를 이겨내며 쇳물 출선작업(철광석과 석탄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충남 당진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내 고로 주상에서 한 직원이 1500도에 달하는 뜨거운 열기를 이겨내며 쇳물 출선작업(철광석과 석탄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제품가격 인상과 전방산업의 호조 등에 힘입어 올 2분기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갔다. 문제는 하반기다. 실적 상승의 견인차였던 제품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점쳐짐에 따라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급락한 원자재 가격이 반영되는 3분기 말부터 내년 초까지 수익성 확보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26일 컨퍼런스콜을 열고 올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7조8810억원, 영업이익 822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영업이익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3%, 50.8%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2분기(9.7%)보다 1.4%p 상승한 11.1%를 나타냈다. 상반기 누계 실적은 매출액 14조3607억원, 영업이익 1조5195억원 등이다. 매출은 전년 상반기보다 36.1%, 영업이익은 78.9% 증가했다.



2분기 중 발생한 화물연대 파업으로 20만톤 상당의 제품 출하가 지연되면서 직전분기대비 판매량이 소폭 감소했음에도 제품가격 상승에 따른 판매단가 인상으로 전체적인 매출규모가 늘어날 수 있었다. 하반기에는 이와 반대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이미 주요 원자재 가격이 폭락한 상황이다. 급락한 가격은 3분기 말부터 제품가에 반영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빚어진 대우조선해양 불법파업 여파로 후판 수요가 예상보다 소폭 감소했고, 원자재 가격이 급락한 상황이어서 가격 유지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답했다. 다른 전방산업 사정도 부정적이긴 마찬가지다. 건설업계의 경우 공사비용 상승 등의 원인으로 민간 수주가 감소세로 전환됐으며, 완성차업계도 반도체 등 주요 핵심 부품 불균형 지속으로 생산량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철강제품 수요가 감소세로 접어든 가운데 공급물량은 유지되는 실정이어서 제품가격 하락이 불가피하고, 이에 따른 수익성 감소가 예견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나마 조선업계의 수주잔량 증가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강세로 안정적인 후판 판매가 예상되지만, 판매단가 하락에 따른 수익성 방어는 고전할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중국의 철강 수요 부진에 따라 철광석·원료탄 가격이 약세인 상황"이라면서 "4분기부터 내년 초가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며, 이 기간 적정 수준의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강화를 통한 수익성 확보, 제조부문 혁신을 통한 원가절감에 매진할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현대제철은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하반기에도 해외 완성차 고객사 확대를 통한 차량용 강판 공급물량을 늘리고, 내진용 철근·형강 등 강재 공급에 매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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