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늘었던 새벽배송, 강자만 남는다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22.07.2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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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늘었던 새벽배송, 강자만 남는다


새벽배송 시장의 후발주자들이 잇따라 사업을 접고 있다. 고비용 사업구조에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에 따른 수요정체로 수익성이 나빠진 탓이다. 우후죽순 생겼던 업체가 시장 밖으로 밀려나면서 쿠팡 로켓프레시, SSG닷컴, 마켓컬리, 오아시스 등 자체 물류센터 등 역량을 갖춘 업체들간의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프레시몰은 오는 31일부터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키로 했다. GS프레시몰은 서울·수도권에서 오후 11시 전 주문한 상품을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배송해 왔다. GS프레시몰은 공지를 통해 "품질 좋은 신선식품을 제공하기 위해 새벽배송 중단이라는 결정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향후 신선식품, 생필품 등을 주문 1시간 이내에 배송하는 '오늘배송' 서비스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밀키트 전문업체인 프레시지도 자사몰의 새벽배송 서비스를 이날 중단하고 자사몰 개편에 나선다. 종합 물류전문업체인 메쉬코리아는 새벽배송 사업을 축소한다. 현재 서울, 경기권역에서 G마켓 등의 새벽배송을 맡고 있는 메쉬코리아는 당초 지방 권역으로 서비스 확대를 추진했지만 서울 서비스만 남기고 정리하기로 했다. 기존 경기권역 새벽배송은 타 업체로 이전할 계획이다. 지난 4월 롯데온, 5월 헬로네이처가 새벽배송 사업에서 손을 뗀 데 이어 후발주자들의 이탈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2018년 4000억원대 불과했던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조원대로 3년 만에 10배 가량 성장했다. 빠른 성장세에 덩치를 키워야 하는 e커머스 업체들이 잇따라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후발주자들은 이미 시장을 선점한 업체들의 아성을 넘기 힘들고 거액의 물류투자를 계속 하면서 출혈경쟁을 견디기 쉽지 않다.



특히 새벽배송 서비스는 신선식품 중심의 판매구조로 매출 원가율이 높고 폐기 손실 등 재고 부담이 만만치 않다. 새벽이라는 시간의 특성상 인건비, 물류비 등도 상대적으로 더 나간다. 선발업체인 쿠팡 로켓프레시나 마켓컬리도 여전히 적자상태다. 자칫하면 밑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기 십상이다.

이런 가운데 하반기 새벽배송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는 네이버와 규제 완화를 기대하고 있는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시장 참여가 이뤄질 경우 시장의 재편 속도는 빨라질 전망이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협업으로 연내 새벽배송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의무 휴업 규제로 영업시간 이외인 새벽이나 야간에 작업을 할 수 없는 대형마트도 규제가 완화되면 전국에 자리잡고 있는 점포를 배송 거점으로 삼아 새벽배송 서비스에 뛰어 들 수 있다. 현재 의무휴업 시간 가운데 온라인 부문 업무는 제외하는 법안이 발의되어 있다.

이렇게 되면 쿠팡, 마켓컬리, SSG닷컴 등과 물류 인프라가 갖춰진 네이버, 대형마트 간의 싸움이 한판 벌어지게 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 시장 후발주자들의 이탈이 지속되고 있지만 비용 부담을 감수하고 공격적인 확장이 가능한 대형 채널의 진입 가능성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며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업체들을 중심으로 시장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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