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대윤 퓨쳐켐 대표 "방사성의약품, 흑자 전환 변곡점… 시총 1兆 자신"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2022.07.2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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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대윤 퓨쳐켐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지대윤 퓨쳐켐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신약개발 기업 퓨쳐켐 (10,290원 ▼60 -0.58%)이 차세대 분야로 떠오르고 있는 방사성의약품으로 글로벌 빅파마 노바티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노바티스가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신약을 출시하며 이 분야에 진심을 드러냈다. 퓨쳐켐은 노바티스 치료제를 뛰어넘는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 개발을 노린다.



지대윤 퓨쳐켐 대표는 현재 개발 중인 전립선암 진단·치료제의 출시가 흑자 전환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450억원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R&D(연구개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믿고 따라준 주주들에게 시가총액 1조원 회사로 보답하겠다고 자신했다. 머니투데이가 지난 21일 지 대표를 만나 자신감의 근거가 무엇인지 들었다.

450억원 유상증자로 관리종목 리스크 해소
퓨쳐켐은 이달 4일 45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한다고 공시했다. 유상증자와 함께 보통주 1주당 0.3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도 추가로 진행한다.



이번 유상증자 배경은 △임상시험 자금 마련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 해소다. 자기자본 50%를 초과한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손실이 최근 3년간 2회 이상 발생하면 관리종목에 지정되는데 퓨쳐켐은 2020년 한 차례 50%를 넘긴 적이 있다.

지 대표는 "이번에 450억원 유상증자가 제대로 되면 앞으로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는 완전히 해소된다"며 "제3자 배정이나 CB(전환사채) 발행도 생각할 수 있지만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을 방지하기 위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마련된 자금은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FC303'과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치료제 'FC705' 임상 시험에 투입된다. 특히 전립선암 초기 환자 대상으로 임상 3상 진행 중인 FC303은 향후 퓨쳐켐의 핵심 캐시카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FC303, 국내 수백억원 매출 예상… 핵심 캐시카우 된다
지대윤 퓨쳐켐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지대윤 퓨쳐켐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지 대표는 "FC303 임상은 현재 환자 398명 중 327명에게 투약했다. 올해 투약이 끝나는 만큼 국내에서 경쟁 제품보다 더 빨리 출시될 것이다"고 말했다.

FC303의 경쟁 제품으로는 미국 의료기기 회사 랜티우스의 '파일라리파이(PYLARIFY)'가 있다. 올해 1분기 미국에서 약 120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1년 매출 전망치는 약 5300억원이다.

지 대표는 "한국 인구수는 미국의 7분의1이라는 걸 감안해도 국내에서 품목허가 시 적어도 몇백억 시장이 될 것 같다"며 "FC303의 출시가 퓨쳐켐이 흑자로 넘어가는 변곡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퓨쳐켐은 최근 FC303의 추가 적응증 임상 시험을 자진 취하했다. 전립선암 재발 환자 진단까지 적응증을 확대하는 임상이었다. 지 대표는 "임상 프로토콜과 관련해 의사와 식품의약품안전처 간의 견해가 달라 자진 취하 한 것"이라며 "원래 FC303 임상에는 전혀 큰 영향이 없다. 임상 재설계 후 연내 다시 신청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상 시험에 자신이 없으면 한 가지 적응증만 시도한다. 퓨쳐켐은 자신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적응증 추가에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립선암 진단제는 의료 현장에서 재발보다 초기 환자 대상 수요가 더 많고, 품질에 자신 있는 퓨쳐켐은 적극적으로 초기 진단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설명이다.

FC705, 노바티스 넘고 '베스트' 간다
FC705는 퓨쳐켐의 글로벌 도약을 가능케 할 비장의 무기다. 퓨쳐켐은 최근 미국비뇨기과학회(AUA)와 핵의학분자영상협회(SNNMI)에서 FC705의 임상 데이터를 공개했다. 임상 결과 경쟁 제품인 노바티스의 '플루빅토' 대비 저용량·낮은 부작용의 가능성을 보였다.

지 대표는 "FC705는 체내에 약이 머무르는 시간을 훨씬 늘린 2세대 약물로 본다"며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은 한 번이나 두 번 맞아 방사성 피폭 위험이 적지만 방사성 치료제는 수차례 맞아 다른 장기에 부작용이 갈 수 있다. 적은 양을 투여해도 되는 퓨쳐켐 약물은 이 점에서 노바티스의 플루빅토보다 더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바티스가 예측한 플루빅토 1년 매출이 최소 21억 달러(약 2조7500억원)인 만큼 미국에서 전립선암 시장 규모는 크다"며 "퓨쳐켐의 FC705가 출시되면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자신했다.

"믿고 따라주면 시총 1조원 회사로 보여드릴 것"
"빨리 돈을 벌어 한 번에 여러 가지 연구를 하는 게 꿈"이라고 지 대표는 밝혔다. 뇌암 환자의 재발 여부를 알아내는 진단제 등 전립선암 파이프라인 이후 후속작도 생각해놨다. 하지만 "전립선암 진단·치료제 출시로 흑자 전환해 주주에게 안정감을 심어주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알츠하이머 진단제 '알자뷰'와 파킨슨 진단제 '피디뷰' 등 매출을 일으키는 제품이 있어 임상 완료까지 버틸 수 있다는 게 지 대표 설명이다. 매출 없이 수백억원 적자만 내는 다른 바이오 기업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지 대표는 "지난해 118억원 매출을 올렸으니 올해는 140억~150억원 매출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26일 기준 퓨쳐켐의 시총은 약 2200억원이다. 지 대표는 "2년 전 시총이 약 600억원이었다. 그때부터 저희를 믿고 쫓아오신 주주분들은 지금 4배까지 성장했을 것"이라며 "지금도 저희를 믿어주신다면 FC303 출시 이후 적어도 시총 1조원 이상의 회사로 보여드리겠다. 저희는 참고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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