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시장도 '엄지족'이 대세…온라인 판매액 사상 최고 경신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22.07.27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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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시장도 '엄지족'이 대세…온라인 판매액 사상 최고 경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인터넷 등을 통한 펀드 판매액이 25조원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 개인이 투자한 공모형 펀드 중 온라인 펀드의 비중도 35%를 차지했다.



코로나19(COVID-19)를 계기로 시작된 비대면 문화가 펀드시장에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공모형 펀드 시장에서 온라인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온라인 전용펀드 설정액은 26조2300억원으로 올 들어 3조원 가량이 늘었다. 지난해 역대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선 뒤 사상 최대 규모를 경신한 것이다.



공모형 펀드 중 온라인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35%에 달한다. 2017년 공모형 펀드의 7.3%를 차지했던 온라인 펀드의 비중이 약 5년 만에 5배 늘었다.

온라인 펀드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문화가 자리잡으며 직접 펀드에 가입하는 개인투자자들의 거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은행이나 증권사 등 판매사의 프라이빗뱅커(PB)가 추천하는 상품을 수동적으로 가입하는 대신 거래가 쉽고 수수료가 저렴한 펀드를 찾아 직접 가입을 결정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 펀드를 통해 유연한 대응과 초분산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펀드 투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직접 투자 대상과 투자 시기를 정해 투자할 수 있어 영업점을 통한 오프라인 투자보다 직접 투자를 선호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개인 투자자들의 공모형 펀드 투자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 반해 공모형 온라인 펀드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여기에 펀드 판매 관련 규제 강화(고난도금융상품 도입,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금융권에서는 온라인 전용 펀드의 판매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나은행은 올해 온라인 전용 펀드 판매액이 30조원을 넘어서고 2025년에는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은행은 최근 '2022 대한민국 디지털 자산관리' 보고서를 통해 "금융회사의 비대면 투자 강화, MZ세대를 중심으로 스마트한 금융 소비자의 출현 등으로 온라인 펀드 시장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 연구원은 "정부에서 추진중인 온라인 자문플랫폼 도입을 비롯한 온라인 채널에 대한 지원이 지속된다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온라인 펀드 판매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운용사들도 온라인을 통한 펀드 직판 채널 운영을 확대하는 추세다. 메리츠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등은 앱을 통한 펀드 직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아이타스도 자체 직판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다만 온라인 판매 채널의 금융소비자보호가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순채 금융소비자보호재단 전임연구원은 "온라인 판매채널을 이용한 펀드상품 가입이 늘어났지만 아직 금융소비자 보호는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온라인 판매채널은 일방향 소통이기 때문에 오프라인 채널보다 설명의무를 더 충실히 지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판매직원 없이 고객이 혼자 모든 가입단계를 진행해야 하는 온라인 판매채널의 특성 등을 고려해 보다 고객 중심적으로 판매채널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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