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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거래소 다음은 빗썸…美 최연소 갑부의 '크립토 제국' 건설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2022.07.2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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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 각국 거래소 사들이며 "구원투수" 자처…시장 침체기 '저가 매수' 분석도

샘 뱅크먼-프리드 FTX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뉴시스샘 뱅크먼-프리드 FTX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뉴시스




일본과 캐나다 거래소를 인수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는 미국의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이번엔 한국 '빗썸' 인수설에 휩싸였다. 업계에선 FTX가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거래소 매입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FTX는 27일 코인마켓캡 기준 바이낸스에 이어 전 세계 거래량 2위인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다. 지난 5월 '테라-루나' 사태로 가상자산 시장이 폭락하며 침체기를 겪자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기업들의 '구원투수'를 자처했다. 가상자산 대출업체 '블록파이'에 2억5000만달러(약 3270억원) 규모 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파산 신청한 가상자산 중개업체 '보이저 디지털' 매입도 제안했다. 다만 보이저 디지털 측은 "고객들에게 해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지난 24일 인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포브스 선정 '400대 미국 부자'에 이름을 올리며 최연소 갑부가 된 샘 뱅크먼-프리드 FTX 최고경영자(CEO)는 22일 CNBC 방송에서 "경기침체로 어려워진 가상자산 기업에 지금까지 쓴 금액보다 수억 달러를 더 투입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해 30세를 맞은 뱅크먼-프리드의 순자산은 약 205억달러(약 26조6500억원)에 달한다.



구원투수로 나선 배경을 두고선 '업계 지배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란 분석이 뒤따른다. FTX는 올 2월 일본의 가상자산 거래소 '리퀴드 바이 쿠오인'의 모회사 리퀴드 그룹 인수를 발표하고, 4월4일 인수작업을 마쳤다. 리퀴드는 2017년 일본 금융청(FSA)에 최초 등록된 가상자산 거래소로, CNBC에 따르면 하루 거래량이 7200만달러(약 940억원)에 육박한다. FTX는 지난달 캐나다 거래소 '비트보' 인수도 발표하며 적극적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뱅크먼-프리드가 "'휠링 앤드 딜링'(Wheeling and dealing·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것) 방식으로 가상자산 산업을 장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며 "경쟁자들의 불운을 이용해 값싼 가격에 제국을 키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침체된 시장 상황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단 것이다.

블룸버그 "경쟁자의 불운을 이용…값싸게 제국을 키운다"

/사진=머니투데이DB/사진=머니투데이DB
그가 한국 거래소 빗썸에 눈독 들이는 이유도 같은 이유로 보인다. 22일 "FTX가 한국의 가산자산 거래소 빗썸과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며 막바지 단계에 있다"는 블룸버그 통신 보도가 나온 데 이어 빗썸 최대주주 비덴트 (8,980원 ▲100 +1.13%)는 26일 공시를 통해 "FTX 측과 빗썸코리아 비상장 (216,900원 ▲16,900 +8.45%) 및 빗썸홀딩스 출자증권 처분을 위한 접촉 및 관련 협의를 한 사실이 있다"며 협상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비덴트는 "진행 중인 사안으로 현 시점에서 매각 조건이나 일정 등 구체적 내용이 정해진 바 없다"며 "당사는 공동매각 또는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인수 또는 공동경영 등 모든 가능성을 두고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비덴트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FTX 측에서 관련 요청은 있었던 상황"이라며 "올초부터 본격 협상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FTX가 한국 시장 잠재력을 높게 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법정화폐로 가상자산이 거래되는 시장 규모만 놓고 봤을 때 달러, 엔화 다음으로 규모가 큰 게 원화"라며 "한국은 신기술 거부감이 적어 시장 잠재력이 큰 국가로 언급되기 때문에 세계 대형 거래소들이 이전부터 한국 시장 진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 주요 국가 거래소를 소유하면 많은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것도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해외 우수 거래소 경영 노하우가 유입되고 소비자들 입장에서도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우리 금융 당국이 외국 자본 규제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는 건 우려할 점"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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