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별 공시=원가공개"... 빅테크 수수료율 공시체계 '평행선'

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2022.07.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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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사옥금감원 사옥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등 전자금융업자의 간편결제 수수료율 공시체계 마련을 두고 금융당국과 업계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각 사별 공시를 원칙으로 삼은 반면, 전금업계에서는 개별 회사의 결제수수료율 공시는 영업기밀 공개와 다름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전금업자 수수료율 공시를 위한 태스크포스(TF) 2차 회의에서 산정체계 예시안을 업계에 전달하고 의견을 수렴 중이다. 예시안은 수수료율을 크게 결제수수료율과 비결제수수료율로 나누고 수수료율별 세부항목까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5월 전금업자의 수수료율 공시체계 마련을 논의하는 TF 첫 회의를 개최했다. 수수료율 산정체계의 투명성을 높여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목적이다. 전금업자 수수료율 공시는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돼 있다.

금감원은 수수료율 공시 대상 전금업자를 크게 3개 업권으로 나눠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간편결제사(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토스 등), 전업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KG이니시스, 제이티넷 등), 이커머스(11번가, 우아한형제들 등) 등이다. 공시 대상 업체에 일률적인 잣대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금업자는 핀테크부터 전업결제대행, 숙박, 유통 등 업종에 따라 업무가 다양하다. 업무가 제각각인 만큼 각사들이 수수료율을 산정하는 항목과 근거도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전금업자들은 공통적으로 결제수수료율 세부 구성항목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금감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업 PG사의 경우 결제수수료율이 영업기밀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고객이 인터넷으로 카드결제를 할 때 같은 카드사라고 하더라도 PG사별로 책정된 수수료율이 각기 다르다. PG사들은 이 수치가 곧 영업기밀이고, 공개되면 업권에 큰 혼란이 생긴다고 본다. 이런 논리로 3개 업권별 평균 수수료율을 산출해 공시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금감원은 각사 공시를 원칙으로 수수료율 공시체계 마련에 착수 중이다. 업권별 평균 수수료율을 공시하면 각사 공시의 의미가 사라진다. 업체별 비교가 불가능해진다는 뜻으로 애초에 전금업자의 수수료율 산정체계를 만드는 취지와 배치된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금업자별 특성을 고려해 3개 업권으로 나눠 의견을 청취 중"이라며 "기본적으로는 각사별 공시를 원칙으로 공시체계 마련에 나섰지만,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연말까지는 전금업자 수수료율 공시체계를 완성할 계획이다. 다만, 수수료율 공개 항목 범위 외에도 공시 업체 대상 선정 등 논의해야 할 사안들이 여럿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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