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 박사님께서 실험실을 다니시며 "What's new?(무엇이 새로운 것인가?)"라 인사하시며 실험벤치나 책상 옆에서 연구원들과 임의롭게 토론하시던 모습은 그 당시 저희들에게는 신선한 참 리더의 모습이셨습니다. 해외출장을 다녀 오시면 연구팀장들을 불러 세계는 이렇게 변하는데 우리는 너무 뒤쳐진다며 연구진척을 다그치던 모습도 눈에 선합니다.
한동안 몸이 불편하셔서 못 뵈었는데 어제 갑작스런 타계 소식에 우리 모두 비통한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우리는 최 박사님을 그냥 보스가 아니라 '영원한 보스'라고 부릅니다. 당신께서 주신 크나큰 가르침은 저희들 속에 깊이 각인돼 무슨 일을 할 때마다 '최 박사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제 최 박사님은 저희를 떠나시지만 이렇듯 당신은 우리 속에서 지금도 생생하게 살아 계십니다. 부디 영면 하십시요.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김용주 올림
LG 출신 바이오벤처 창업가들의 멘토 최남석 박사초대 LG화학 기술연구원장을 지낸 최남석 박사가 지난 24일 별세했다. 향년 88세. 고 최 박사는 1935년 태어났으며 서울대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와 서울대 공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1962년 미국으로 유학해 브루클린 공대에서 고분자화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1974년 한국에 돌아와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에서 일했다.
이후 1980년 민간연구소인 럭키중앙연구소 연구소장으로 이직했다. 이후 1995년 LG화학 부사장 겸 기술연구원장까지 15년간 최장기 민간 연구소장 기록을 세웠다. 이후 LG화학 고문을 맡다가 1999년 퇴직했다.
그는 바이오업계의 멘토로 유명하다. 2000년대 초반 LG화학에서 LG생명과학이 분사되고 바이오벤처 붐이 일면서 적잖은 연구원들이 창업의 길을 걸었다. 또 2005년 이후에는 LG생명과학이 선택과 집중에 나서면서, 항암제 분야 등 선택되지 못한 분야의 연구원들이 이탈해 창업에 나섰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는 "최 원장님이 과거에 구애받지 말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라고 강조하셨다"며 "주위 동료들이 창업한 사례가 많아 창업에 대한 두려움이 적었다"고 말했다. LG생명과학 출신들은 엑스LG(Ex-LG)라는 이름으로 최남석 원장을 모시고 1년에 한 두번 모임을 갖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