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실적 전망에 시총보다 많은 자산…매력 넘치는 저평가株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22.08.01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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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대해부]종합상사 제1호 기업 삼성물산, 자산-수익가치 뛰어난 실적주

편집자주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깜짝실적 전망에 시총보다 많은 자산…매력 넘치는 저평가株


경기침체 우려와 가파른 금리상승으로 급락했던 주식시장이 조금씩 안정을 찾는 중이다. 구름이 완전히 걷히지는 않았으나 시장을 괴롭혔던 악재들이 조금씩 해소될 기미가 보인다. 주식 자체만 놓고 봐도 낙폭이 과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 입장에선 이런 국면이 가장 혼란스럽게 느껴진다. 저점에서 이미 상당폭 반등한 상태에서 추격매수에 나서기는 망설여지고, 가만히 있자니 손실회복이 늦어지는 것 같기 때문이다. 마음은 조급한데 자신은 없고 주가가 오르는것도, 빠지는 것도 싫은 게 지금 심정이다.



이처럼 딜레마에 빠진 투자자라면 장부가치 이하로 하락한 절대 저평가 종목 가운데 실적개선이 꾸준히 이뤄지는 종목을 찾아 승부를 내는 것도 좋다. 삼성물산이 이런 조건에 부합하는 종목 중 하나다. 삼성물산은 지수상승과 연계되는 대형주 가운데 하나로 현재 시가총액이 회사가 보유한 순자산보다 적다.

늘상 저평가된다는 지주회사로 분류되곤 하지만 올해 매출액 전망치가 40조원에 육박하고 영업이익도 2조원으로 예상되는 실적 우등생이다. 주력사업인 상사부문과 건설부문은 해외판매 비중이 높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상승의 수혜를 입는 대표업종이다. 여기에 바이오, 패션 등 성장성 있는 사업부문이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증권가에선 삼성물산과 관련해 "절대 저평가 영역"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1938년 삼성상회에서 출발한 국내 종합상사 제1호 기업
삼성물산 (158,500원 ▼1,600 -1.00%)은 1938년 출발한 삼성상회를 모태로 한다. 이후 삼성물산공사를 거쳐 1951년 현재의 이름인 삼성물산으로 재설립됐다. 이후에는 다양한 방면에서 사업을 펼쳐왔는데, 현재와 달리 과거에는 지주회사 개념도 없었고 분야별 전문영역으로 사업을 나누는 분위기도 아니였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사업들이 붙고 떼어졌다 다시 합쳐지기도 했다.

1954년 제일모직을 설립해 모직물 제조와 패션사업에 진출했고 1963년에는 동화부동산(현 리조트부문)을 설립했다. 1968년에는 안양컨트리클럽을 개장했고 1975년 종합상사 제1호(국내최초)로 지정되면서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이듬해에는 용인 자연농원(현 에버랜드 리조트)을 개장했고 1977년 삼성종합건설을 세워 건설사업에 진출했다.

1995년 삼성물산과 삼성종합건설이 합병됐으며 1998년에는 삼성에버랜드 유통사업부(현 삼성웰스토리)가 설립됐다. 2004년 국내 최초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이 론칭됐다. 2014년 레이크사이드CC 인수와 삼우종합건축사무소 인수, 제일모직 코스피 상장이 이어졌다. 2015년에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통합사명은 삼성물산)했다.


이런 복잡한 역사 때문에 삼성물산에서도 회사를 소개할 때 건설, 상사, 패션, 리조트 등으로 연혁을 나누곤 하는데 현재 사업보고서상 실적 등을 구분할 때는 급식 및 식자재 유통과 바이오를 더해 총 6개 부문으로 분간한다. 매출비중(2021년말)을 보면 △건설 31.9% △상사 50.4% △패션 5.1% △리조트 1.5% △급식 식자재유통 6.6% △바이오 4.5% 등이다.

매출의 절반을 담당하는 상사부문은 전세계 42개국 70여개 거점에 기반을 두고 화학, 철강, 에너지, 소재 및 신성장 사업 등 다양한 분야를 취급한다. 화학은 비료, 합성수지, 석유화학, 기능화학, 광산용소재, 메탄올 등 업스트림에서 다운스트림까지 있고 철강은 각지에 코일센터와 스테인리스 정밀재 공장을 운영하면서 자동차, 가전, 건설 등 다양한 고객사에 조강, 판재, 스테인리스 등을 공급한다. 신재생 에너지 개발사업을 비롯해 LNG(액화천연가스), 바이오연료 등 발전용 연료의 트레이딩 및 의료 인프라 오거나이징 사업을 펼친다. 반도체, 이차전지, 금속, 소비재 마케팅과 광물 트레이딩도 아이템 중 하나다.

깜짝실적 전망에 시총보다 많은 자산…매력 넘치는 저평가株
건설부문 1분기말 국내수주 3.8조, 해외수주 8.5억달러
상사보다 매출은 적지만 수익성은 뛰어난 건설은 국내외 위상도 높다. 올해 1분기말 국내 수주 규모는 3조8000억원으로 시장의 7.3%를 점유했고 해외수주는 8억5000만달러로 12.8%(국내기업 전체대비)를 차지했다. 대표적인 시공성과는 △UAE 부르즈 칼리파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타워 △대만 101빌딩 △인천대교 등이 있다. 설계·엔지니어링 역량을 기반으로 국내외 가스복합화력 프로젝트와 신재생 발전사업도 상당하다. 한전 컨소시엄의 UAE 원전 시공사 수행, 신고리 5/6호기 주관사 참여, 래미안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주택 프로젝트 사업도 있다.

패션 브랜드는 여성복 구호, 르베이지, 에잇세컨즈, 구호플러스, 엠비오, 코텔로 등이 있으며 리조트 사업은 에버랜드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테마파크와 골프장 162홀(안양CC, 가평·안성·동래베네스트, 글렌로스CC, 레이크사이드CC)을 운영하고 있다.

바이오 분야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을 통해 진행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을 위탁생산해주는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중심으로 사업을 펼쳐왔는데 현재는 글로벌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사업 영역을 CDO 서비스, mRNA 및 세포치료제 생산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CDO 서비스는 자체 세포주 및 공정개발 역량이 없거나 부족한 제약사 등을 대상으로 세포주·공정 및 제형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탁 개발서비스를 말한다.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상업화를 진행 중에 있다. 바이오 CMO사업은 제약사와의 장기계약을 통해 생산 및 판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경기변동에 따른 영향이 거의 없다. 바이오시밀러 사업 역시 기본적으로 암, 자가면역질환, 만성질환 등을 치료질환으로 하고 있는 바이오 제약산업의 특성과 유사하게 경기변동이나 계절적 이슈가 크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주목할 것은 실적이다. 삼성물산은 이미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실적 우등생이다. 연결기준 매출액 10조4396억원과 영업이익 5421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대비 각각 33.2%, 78.8% 증가한 수치다. 매출비중이 높은 상사부문의 호조 속에 건설, 패션, 레저, 식음, 바이오 등 전 부문이 고르게 성장한 결과다. 외형 성장보다 영업이익 증가 폭이 컸던 것은 레저와 식음을 제외한 전 부문의 수익성 향상 때문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상사부문이다. 영업이익 19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27.0%나 늘었다. 지난해 1분기부터 시작된 실적 턴어라운드 추세가 지속됐다. 올해 들어서는 원화약세와 상품가격 강세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실적증가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태양광 개발사업 손익 증가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상사부문에서 다루는 화학, 철강, 에너지, 소재 등 대부분 아이템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실적호조로 연결되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교역량은 아직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깜짝실적 전망에 시총보다 많은 자산…매력 넘치는 저평가株
화학, 철강, 에너지, 소재 등 상사부문. 원/달러 환율상승에 이익급증
건설부문은 14.6% 증가한 155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는데 건축의 해외와 국내사업 비중이 각각 85%, 15%다. 달러 강세의 수혜가 큰 구조라 수익성 측면에서 여건이 좋다. 바이오 부문은 1분기 매출액 5113억원(96.1% 증가), 영업이익 1650억원(162.3% 증가)으로 분기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패션부문도 전년 동기대비 96.3% 증가한 1분기 영업이익 420억원을 기록하면서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외부활동 증가와 국내외 여행수요 증가로 패션 및 잡화수요가 늘어나면서 하반기에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여파가 해소되지 않은 레저부문과 일감 몰아주기 이슈 여파가 있었던 급식부문이 적자를 기록하긴 했으나 다른 사업부문 실적이 워낙 좋다는 평가다.

호실적은 2분기에도 이어졌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조8190억원, 영업이익 55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6%, 30.8%씩 성장했다. 건설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6.3% 늘어난 3조3590억원, 영업이익은 37.2% 오른 1550억원을 기록했다. 건설 수주는 2·4분기까지 8조6000억원을 달성했다. 연간 전망치 11조7000억원의 73.5%다.

같은 기간 상사부문 매출은 26% 늘어난 5조4150억원, 영업이익은 43.3% 증가한 1290억원을 나타냈다. 핵심 품목, 우량 거래선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영업기능 다변화에 나선 결과다. 패션 부문 매출은 16% 증가한 5150억원, 영업이익은 44.2% 늘어난 620억원을 기록했다. 리조트부문은 파크수요가 일부 회복되고 골프사업이 호조를 나타냈다. 매출은 18.9% 증가한 8750억원, 영업이익은 133.3% 늘어난 560억원이었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원자재가격 강세와 원화 약세가 당분간 실적 호조를 이끌 것으로 판단된다"며 "건설과 상사부문의 이익 극대화와 함께 패션, 레저, 식음 부문의 실적개선이 힘을 보탤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가 제시한 올해 삼성물산의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0조원, 2조278억원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69.4% 증가한 수치다.

올해는 바이오 부문의 이익 급증과 함께 건설과 상사 부문의 호조, 패션·레저·식음 부문의 실적 턴어라운드 등으로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 실현이 가능하다는 것이 박 연구원의 평가다.

수십조에 달하는 보유주식에 에버랜드와 골프장 자산가치까지…
삼성물산이 지니고 있는 자산가치도 뛰어나다.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831,000원 ▼2,000 -0.24%)(지분율 43.44%) 최대주주이면서 삼성전자 (82,400원 ▲1,600 +1.98%)(4.40%), 삼성생명 (92,300원 ▼3,200 -3.35%)(19.34%), 삼성에스디에스 (163,500원 ▼100 -0.06%)(17.08%), 삼성엔지니어링 (25,000원 ▼200 -0.79%)(7.00%) 등 상장사 지분가치만 수십조원에 달하지만,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은 22조원 안팎에 불과하다. 에버랜드와 캐리비안베이의 토지, 보유한 골프장의 토지면적도 엄청나다.

보유한 주식이나 토지를 팔 계획이 없기 때문에 자산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만 장부가와 비교한 주가는 절대 저평가 영역에 들어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김한이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중심의 상장지분가치는 안정적으로 삼성물산의 NAV(순자산가치)를 지탱할 수 있다"며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에도 수익성 방어에 유리하도록 개선된 건설과 상사, 패션부문의 이익체력, 구체화되고 있는 신성장 동력 확보 전략은 매력적인 투자유인"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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