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83년생 부산 왕개미, 또 왔다...95% 폭등한 추억의 양지사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2.07.23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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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사 "무상증자 및 자진상장폐지 계획 없다" 입장 표명

'먹튀' 83년생 부산 왕개미, 또 왔다...95% 폭등한 추억의 양지사


100억원으로 코스닥 주식을 매매해 3주만에 11억원 벌고 떠난 부산 왕개미가 이번엔 '양지 다이어리'로 유명한 양지사 주식을 샀다.



앞서 단타로 '먹튀' 논란에 휩싸였던 부산 왕개미 김대용씨는 이번엔 연말까지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부산시 동래구에 거주하는 1983년생 김대용씨는 전일(21일) 양지사 지분 5.25%를 신규취득했다고 공시했다.



김씨는 지난달부터 107억원을 들여 신진에스엠 주식을 산 뒤 "경영권 참여와 무상증자 요구"를 외쳤던 슈퍼개미다. 하지만 그는 주가가 급등하자 지난 14일 지분 전량을 매도하며 11억원을 차익실현했다.

양지사는 김씨의 갑작스런 대량 매수에 지난 15일 종가 7280원에서 18, 19일 2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21일에 추가로 20% 급등하며 4일 만에 101.9% 올랐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양지사 (11,350원 ▼240 -2.07%)는 전일대비 550원(3.74%) 내린 1만4150원에 마감했다. 이날 소폭 하락으로 양지사의 5일 누적수익률은 94.5%를 기록했다.


양지사는 이배구 명예회장과 두 아들(이진, 이현) 최대주주 지분율이 75.53%에 달한다. 또 양지사가 14.04% 자사주를 보유했다. 최대주주와 양지사 합산 지분율이 89.57%로 유통가능물량은 10.43%에 불과하다.

양지사 다이어리 이미지/사진=양지사 공식 홈페이지 양지사 다이어리 이미지/사진=양지사 공식 홈페이지
유통가능주식 가운데 5.25%를 슈퍼개미 김씨가 매수했기에 양지사는 유통물량이 추가로 줄며 거래량이 지극히 부족한 '품절주' 효과가 커졌다. 품절주는 유통주식수와 거래량이 부족해 소량의 매수·매도에도 주가가 크게 출렁이는 주식을 말한다.

김씨는 양지사 주식 보유목적으로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무상증자 및 주식거래 활성화, 기타 주주가치 제고와 자진 상장폐지를 (회사 측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사 및 감사를 선임해 경영권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보다는 공시를 통해 간접적인 방식으로 무상증자, 주식거래 활성화를 위한 기타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특히 신진에스엠 주식을 3주만에 매도에 '먹튀' 논란이 제기됐던 것과 관련 "양지사 소액주주 및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 올해 12월31일까지 주식을 매도(수익실현)하지 않겠다"며 "다만 무상증자가 결정될 경우 권리락 이후 주식을 매도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양지사는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에 "무상증자를 검토한 사실이 없으며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진 상장폐지를 검토한 사실이 없으며 계획도 없다"고 추가로 답했다.

양지사 측의 답변에 김대용씨는 22일 "본인의 주주제안이 시장에 오해를 줄 수 있고 회사에도 부담이 될 것 같다"며 "회사에서 주주환원계획(무상증자, 자진 상장폐지) 계획이 없다고 밝힌 이상 보유목적을 경영권 행사 대신 단순투자로 변경하겠다"고 추가로 공시했다.

아울러 "향후 본인은 양지사 주주로서 올해 12월31일까지 주식을 매도하지 않고 장기투자로 가져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씨는 지난 18일부터 양지사 지분 매집을 시작해 18일, 19일, 20일, 21일까지 나흘간 주식을 순매수했다.

첫날(18일) 평균매수단가 9940원에 23만8451주를, 19일과 20일 각각 21만3657주와 17만1629주를 각각 1만2250원, 1만2000원에 매수하고 21일에는 1만4500원에 21만5451주를 매수했다.

총 매입금액은 신진에스엠 때와 비슷한 101억7000만원이다. 앞서 김씨는 배우자 나윤경씨와 함께 신진에스엠 107억원 어치를 매수한 뒤 3주만에 매도해 총 11억1964만원(세전)의 차익을 실현했다.

한편 양지사는 이배구 명예회장이 1976년 설립한 문구 및 다이어리 전문기업이다. 수첩과 다이어리를 제조 판매하며 수출도 한다. 1996년 코스닥에 상장한 국내 굴뚝 기업이다. 현재 이배구 명예회장의 차남 1970년생 이현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다. 스마트폰 등장으로 다이어리 수요가 줄며 사양길을 걷고 있는 양지사는 최근 3년 연속 매출이 감소했다. 6월 결산법인 양지사의 2020년7월1일~2021년 6월30일까지 매출은 444억원, 영업적자 21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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