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시내 영화관이 관람객을 붐비고 있다. /사진=뉴시스
22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2022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상반기 총 매출액이 4529억원으로 전년 동기(2666억원) 대비 143.1% 증가했다. 전체 관객 수는 4494만명으로 영진위가 2004년부터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운영한 이후 역대 최저 관객 수를 기록했던 작년 상반기(2492만명)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2년 넘게 지속되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자마자 영화관에 관객이 몰린 영향이다. 지난 4월18일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25일부터 극장 내 팝콘 등 취식행위가 허용되며 멀티플렉스의 기능이 온전히 작동하게 됐다. 지방선거일이었던 지난달 1일에는 145만7018명의 일일 관객수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영화 관련 업종들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소비시장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최근 만20세 이상 국내 소비자의 신용카드 등 결제액을 조사한 결과 국내 대표 멀티플렉스 3사인 CJ CGV (5,860원 ▲60 +1.03%),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의 지난달 추정 결제액이 1650억원으로 코로나 이전 수준을 되찾은 것으로 분석됐다.
영화시장 회복세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7~8월이 영화시장 성수기로 꼽히는 데다, 이 시기를 맞아 개봉하는 텐트폴(대작) 경쟁도 치열해지면서다. 우선 지난 20일 CJ ENM (75,000원 ▲300 +0.40%) 배급하는 '외계+인' 1부가 막을 올렸고, 오는 27일에는 롯데엔터테인먼트의 '한산: 용의 출현'이 개봉한다. 내달 3일엔 쇼박스 (3,665원 ▲30 +0.83%)에서 '비상선언'을 공개하고, 10일에는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인 '헌트'가 개봉한다. 네 작품 제작비만 합쳐 1093억원에 달하는 만큼, 범죄도시2와 '탑건: 매버릭'의 흥행 돌풍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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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지원사격도 영화산업 '붐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전날(21일) 윤석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내년부터 3년 간 영화발전기금으로 3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극장 관객수가 2억명에 달했던 2019년 징수된 기금(약 550억원)의 2배에 달하는 액수다. 코로나19로 관객 수가 급감해 고갈 직전인 기금에 과감한 국고 지원으로 영화산업 회복을 지원한단 구상이다.
다만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은 리스크로 지적된다. 방역당국에서 예측한 대로 8월 말 일일 신규 확진자가 28만명씩 쏟아질 경우 영화관람 심리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 한 영화업계 관계자는 "전처럼 거리두기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면서도 "영화관이 밀폐된 공간인 만큼 코로나 확산세가 커지면 전반적인 관람객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지나치게 오른 영화물가도 걱정거리다. 코로나 장기화로 커진 손실을 메우기 위해 주요 영화관마다 관람료를 대폭 줄인상, 주말 영화 관람료가 1만5000원 안팎에 이르면서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어서다. 이에 정부는 내년부터 30%의 소득공제율이 적용되는 도서구매 및 공연·미술관 관람 등의 문화소비 항목에 영화관람료를 추가해 부담을 낮추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