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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침해 논란 월패드 보안대책에 건설업계 불만 "비용은 누가 내나"

머니투데이 차현아 기자 2022.07.2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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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국회 양정숙 의원 주관 '홈 네트워크 제도개선 토론회'
건설·홈네트워크 업계 "가이드라인 모호, 비용 부담 크다"
정부 "세대간 망분리 고시 가이드라인에 업계 의견 담겠다"

지난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유된 국내 아파트 월패드 해킹 영상.지난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유된 국내 아파트 월패드 해킹 영상.




정부가 해킹에 취약한 아파트 월패드의 보안강화를 위해 세대 간 망분리 고시를 이달부터 시행한 가운데 건설·홈네트워크 업계가 불만을 토로하고 나섰다. 현행 고시와 가이드라인에 따라 보안장비 인증을 취득하고 유지보수하는데 적잖은 비용이 드는데, 이를 아파트 거주자가 아닌 건설사들이 부담하게 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21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지능형 홈 네트워크 보안강화 및 제도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홈네트워크 기기 업체들이 모인 홈 네트워크 협의체가 주관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후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31일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치·기술기준' 고시 개정을 통해 아파트 월패드의 세대 간 망분리를 의무화했다. 이는 지난해 말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된 시스템 구조 때문에 외부 해킹 공격 한 번에 단지 내 전 가구 월패드 카메라로 사생활이 털리는 사고가 발생하자 내놓은 대안이다. 망 분리는 각 세대 별 네트워크 경로를 분리하므로 해킹피해가 확산하는 걸 막을 수 있다.



고시 핵심 내용은 △물리적 또는 논리적 방법으로 세대별 홈 네트워크 망 분리 △기밀성, 인증, 접근통제 등 보안요구사항을 충족하는 홈 네트워크 장비 설치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정보 보호 인증을 받은 기기 설치 권고 등이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설명회를 열고 고시를 구체화한 '홈네트워크 보안가이드' 초안도 공개했다.

"망분리 용어 모호·유지보수 비용 건설사 몫…해킹 우려도 과도해"
무소속 양정숙 의원은 21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지능형 홈네트워크 보안 강화 및 제도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머니투데이DB무소속 양정숙 의원은 21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지능형 홈네트워크 보안 강화 및 제도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머니투데이DB
이날 이길원 현대HT 수석은 개정 고시 가이드라인의 문제로 △망 분리 등 용어가 모호함 △보안가이드 충족여부를 인증해주는 기관 부재 △과도한 유지보수·인증제도 등을 꼽았다. 망 분리 구현을 위한 방법으로 주로 VPN(가상 사설망)을 언급, 특정 기술을 사실상 강제한 것이란 주장이다. 또 "필요 이상으로 과도한 수준의 시스템을 요구하면서도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준수했는지 인증하는 기관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가이드라인 준수에 드는 비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운순 HDC랩스 마케팅팀장에 따르면 월패드 기기 하나에만 다섯 가지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인증 하나 당 1300만원이 든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 하려해도 1300만원을 내고 재인증을 받아야 한다. 조두은 포스코건설 부장은 "구축 후에도 유지관리 비용이 들텐데 부담은 결국 건설사 몫이 될 수 있다"며 "누가 부담할지 법에 명시해달라"고 지적했다. 김용권 현대산업개발 부장도"(지난해 월패드 해킹사고 이후) 월패드 개발사가 자율적으로 보안을 강화했다"며 "언론 보도만큼 월패드가 해킹에 취약한 건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내놓은 가이드라인은 초안이며, 업계 의견을 수렴해 올해 말까지 확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최성준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과장도 "가이드라인에 모호한 부분이나 보안 상 불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의견을 달라.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성재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융합보안단 단장은 "인증제도 부분도 개선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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