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금광을 찾아서" 약세장에 20조 몰렸다...폐배터리가 뭐길래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2.07.2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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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배터리에서 추출한 금속 관련 이미지/사진=성일하이텍 공식 홈페이지  폐배터리에서 추출한 금속 관련 이미지/사진=성일하이텍 공식 홈페이지


"버려진 배터리에서 귀한 금속을 캔다"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 성일하이텍의 IPO(기업공개) 청약에 20조원의 자금이 몰렸다. 연초부터 한국증시가 20% 급락한 가운데 투자심리 침체에도 폐배터리 산업이 시장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19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실시한 성일하이텍은 20조1431억원의 청약증거금이 몰리며 1207.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14일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서는 역대최고 경쟁률(2269.7대1)을 달성하며 대박을 냈다.



성일하이텍의 희망 공모가밴드는 4만700원~4만7500원이었는데 밴드 상단을 뚫고 5만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공모금액도 1335억원으로 늘었다. 증시 침체로 IPO 시장마저 얼어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이례적인 흥행 성공이다.

글로벌 전기차 산업의 고속 성장과 전기차 배터리에 필요한 니켈·망간·코발트 등 금속 몸값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폐배터리 산업도 동반 고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세계 10대 배터리 제조기업 중 3곳인 LG에너지솔루션 (349,000원 ▼14,000 -3.86%), 삼성SDI (383,500원 ▼8,000 -2.04%), SK온이 있어 폐배터리 재활용에 매우 유리한 입지라는 분석이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재활용 업체 중 선도기업은 유럽의 Umicore(유미코아), 중국의 GEM, Huayou Cobalt, BRUNP, 한국의 성일하이텍까지 5개 업체다. 성일하이텍은 헝가리·중국·말레이시아·인도 등의 전처리 설비공장에서 생산된 금속분말을 처리하는 2개의 국내 습식제련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상장 예정인 성일하이텍은 고려대 금속공학과를 나온 이강명 대표(57)가 2000년 창업했다. 금, 은과 같은 귀금속 재활용 사업을 하던 중 2차전지 재활용 가능성을 높게 보고 2008년 공장을 설립했다. 폐 배터리 포함된 코발트, 니켈, 망간, 리튬, 구리 등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하이드로센터를 2011년 열었다.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2차전지 재활용 일괄 공정을 보유하고 있으며 습식 제련 기술 고도화로 배터리 소재를 생산 중이다. 지난해 기준 제품별 매출 비중은 코발트 49%, 니켈 39%, 리튬6%, 구리 4%, 망간 1%다. 2021년 매출액·영업이익은 1473억원, 169억원 영업이익률 11.4%를 기록했다.


구성중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일하이텍은 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개화하기도 전에 이미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습식제련 배터리 재활용 업체로 대규모 상업화를 성공시킨 유일한 곳"이라고 평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2022년 987만대에서 2030년 5901만대로 연평균 25% 성장이 예상된다. 같은 기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4억 달러에서 56억 달러로 연평균 39% 고성장이 기대된다.

폐배터리 재활용이 유망 분야로 떠오르며 에코프로, 포스코, 고려아연 등이 앞다퉈 진출 준비 중이다.

에코프로CNG는 폐배터리 전처리 공장(배터리 기준 2만톤)을 완공했으며 가동이 안정된 이후 순차적으로 습식 제련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포스코와 Huayou Cobalt의 조인트벤처인 포스코HY클린메탈도 습식제련 공장을 착공했으며 2022년말 상업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밖에 코스모화학, 하나기술 등이 관련 사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고려아연도 폐배터리 사업에 뛰어들었다. 자금 조달을 위해 코스닥에 상장하는 성일하이텍 뒤를 이어 또 다른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새빗켐도 이달 말 코스닥 IPO를 위한 공모 청약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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