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드는 졸겐스마, 내달부터 건보 적용...고가약 건보 등재 60일 단축

머니투데이 박다영 기자 2022.07.2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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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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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1회 투약에 27억원이 넘는 노바티스의 척수성근위축증(SMA) 치료제 '졸겐스마'(성분명 오나셈노진아베파르보벡)가 다음달부터 국내에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된다. 환아는 오는 8월부터 최대 598만원을 내면 졸겐스마를 맞을 수 있다. 정부는 졸겐스마 이후에도 고가 '원샷 치료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건강보험 등재 과정을 60일 줄이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20일 2022년 제16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를 개최하고 약제 급여목록 및 급여 상한금액표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졸겐스마 1회 투약비용 최대 598만원
복지부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노바티스의 약가 협상을 거쳐 졸겐스마의 상한 금액은 19억8172만원으로 결정됐다. 건강보험 급여 적용시 1회 투약 비용은 최대 598만원이다.

이번 건보 급여 적용에 따라 졸겐스마를 투약받을 환아의 보호자는 5년간 주기적인 반응평가 등 장기추적조사에 대한 이행 동의서를 작성해야 한다. 환자는 투약 전 급여기준이 정하는 투여대상 적합여부에 대한 사전심사를 거친다.



SMA는 태어날 때부터 운동신경세포의 기능이 손상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심한 경우 호흡에 문제가 생겨 생명까지 위협한다. 보통 환자는 영유아다.

졸겐스마는 SMA의 '원샷 치료제'로 알려져 있다. 질병을 유발하는 SMN1 유전자의 기능적 대체본을 제공해 병의 근본 원인을 제거한다. 한 번만 맞으면 완치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졸겐스마가 기존 치료제인 바이오젠의 '스핀라자'에 비해 효과와 투여법이 우월하다고 봤다. 졸겐스마는 링겔 형식 주사제인데, 스핀라자는 척추강내 주사하는 방식이다. 무사건 생존율(영구적 호흡기 사용 없이 생존한 환자 비율)과 운동기능 달성(보조 없이 앉기 달성) 등 치료 효과도 나은 것으로 평가했다.


이전까지 국내에서 SMA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스핀라자를 맞아왔다. 이 주사도 비급여시 1억2000만원이지만 급여가 적용된 이후 환자 본인 부담은 최대 900만원선이다.

건보공단은 재정을 고려해 졸겐스마 급여 조건으로 환급형, 총액제한형, 환자 단위 성과 기반형 등 3개 유형의 위험분담제를 적용한다. 위험분담제는 고가 약제에 대해 효능·효과나 보험 재정 영향 등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약사와 위험을 분담하는 제도다.

졸겐스마에 적용된 환급형은 청구금액에 대해 일정 비율의 금액을 노바티스가 건보공단에 환급한다는 것이 골자다. 총액제한형은 실제 청구액이 사전에 협의한 연간 청구액 총액을 초과하면 초과분의 일정 비율을 환급하는 방식이다. 환자 단위 성과기반형은 환자별 치료 성과를 매년마다 총 5년간 추적 관찰해 치료 실패시 일정 비율을 환급하는 모델이다.

노바티스는 급여 등재 4년차에 졸겐스마의 유용성 및 비용 효과성에 대해 재평가를 받아 약가 조정, 환급률 변경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졸겐스마 외에 이날 건정심에서는 셀트리온제약과 아이큐어의 '도네페질', GE헬스케어의 '소나조이드', 듀켐바이오의 '도파체크주사'에 대해서도 오는 8월부터 급여를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는 항암제 '엑스탄디연질캡슐'과 '키트루다'는 오는 8월부터 건강보험 적용 범위가 넓어진다.

엑스탄디연질캡슐은 기존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치료제 뿐 아니라 호르몬 반응성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 치료에 안드로겐 차단요법과 병용할 때 건보 급여 적용이 된다. 키트루다는 비소세포폐암 1·2차, 흑색종 1차, 호지킨림프종 2차 치료제에서 백금 기반 화학요법제 치료에 실패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 2차 치료까지 급여 범위가 확대된다.

고가 의약품 건보 등재 과정 210일→150일로 단축

졸겐스마 이후에도 고가의 원샷 치료제에 대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평가 과정을 150일에서 120일로 단축하기로 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사전 협상을 통해 협상 기간을 60일에서 30일로 단축한다. 심평원과 건보공단은 병행해 각각 평가와 협상을 한다. 기존에는 심평원의 평가 후 건보공단의 협상이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고가 의약품은 원샷 치료제 중 연간 건강보험 청구액이 300억원 이상인 약제로 정의됐다. 원샷 치료제는 1회 투약으로 치료 효과를 발휘하는 의약품을 뜻한다.

장기적으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신청부터 급여평가·약가협상을 병행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추후 고가 의약품의 건보 급여 등재를 위해 환자단위 성과기반 위험분담제 적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성과기반 위험분담제는 개별 환자의 치료 효과에 따라 제약사로부터 비용을 환급받는 모형의 지불제도다.

고가의약품 사후 관리 강화를 위해서는 환자별 투약·효과 자료를 수집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희귀질환 치료제, 항암제 등 대상 환자가 소수인 치료제에 대해서는 경제성 평가를 생략하는 제도를 일부 개선한다. 약제 투약 전 사전승인을 위한 표준운영절차(SOP)도 마련한다.

이외에도 이날 건정심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 대비 수가와 정신질환자 지속치료 지원 수가시범사업 개선안에 대해 논의했다.

하반기 코로나19 재유행시 지난 2년간 대응을 바탕으로 정책 수가를 운영하기로 했다. 개별 수가에 대해서는 건정심 소위원회를 통해 논의하기로 했다.

정신질환자 지속치료 지원 시범사업은 대상자를 자·타해 위험 등으로 정신건강의학과 급성기 집중치료 병상에 입원 또는 격리치료를 받는 환자 전체로 확대한다. 현재는 현재 응급입원 환자만 대상자다. 수가 적용 기간은 응급입원 3일 이내에서 급성기 입원기간 30일(공휴일 포함)으로 늘린다. 급성기 중증 정신질환자에 적절히 대처하는 치료 모형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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